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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덕 Jan 31. 2019

고등어 초회와 광어 고노와다

오랜만에 밤 외출을 했습니다.

친구들과 긴 시간 잡담을 하며 소주를 마셨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며 퇴근길에 마시던 소주와는 분위기도 다르고 왠지 소주 맛도 다른 것 같더군요


단골로 다니던 교대 앞 뒷골목에서 느긋하게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조금 과음을 해도 다음날 출근 걱정이 없으니 마음이 편안합니다.

술안주로 고등어 초회와 광어 고노와다를 먹었습니다.

고등어 초회는 자칫 잘못하면 비린내가 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재료가 신선하고 조리를 잘하면 참 맛있는 음식입니다.

고등어 초회는 조직감이 그냥 회와 익힌 고등어의 중간쯤 됩니다. 초절임 과정에서 살이 단단해지고 새로운 풍미가 생깁니다.

입안을 개운하게 합니다.

웬만큼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아 좋습니다.

해삼 창자 젖인 고노와다는 광어회와 잘 어울립니다.

광어뿐만 아니라 흰 살 생선회는 와다를 찍어먹으면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고추냉이 간장이나 초장처럼 소스로서의 역할도 잘 해냅니다.

광어회와 고노와다를 잘 버무린 광어 고노와다는 씹는 맛과 신선함 그리고 입안 가득 바다의 향을 한꺼번에 느끼게 해 줍니다.

맛있는 안주와 좋은 친구들 그리고 소주몋병에 밤이 깊은 줄 몰랐습니다.


식당을 나서니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이 텅 비었습니다.

버스기사 아저씨가 "별이 빛나는 밤에"를 틀어 놓았습니다.

이 또한 얼마만인가요? 심야 음악 방송을 듣는 것이..

내가 고등학교 때도 별이 빛나는 밤에는 있었습니다.

"밤을 잊은 그대에게", "꿈과 음악사이에"

라디오 심야 음악방송 프로그램의 제목은 정말 시적입니다.


겨울밤의 추위마저도 싱그럽게 느껴지는 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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