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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덕 Mar 11. 2019

미세먼지, 기름진 음식으로 씻어낼 수 있을까?

몇 해 전에 내가 다니던 회사의 연구소 신축공사 감독관을 맡게 되어 하루에 한 번씩 공사현장을 방문하곤 했는데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하루 일과를 마치고 삼겹살을 구어 소주를 마시는 모습을 종종 보았습니다.

온종일 공사장에서 마신 먼지를 씻어내는 것이지요.


지난주 내내 미세먼지가 심하여 경고 문자가 울리고 사람들은 외출을 삼가거나 마스크를 쓰고 외출을 했습니다.

나도 이런저런 약속으로 온종일 돌아다녔는데 오후가 되니 눈도 뻑뻑하고 목이 칼칼했습니다.

교대 앞 곱창집에서 저녁 약속이 있었습니다.

35년 동안 서초동에서 근무를 해서인지 회사를 그만두고도 그 동네를 벗어나지 못하는군요.

평소에도 늘 손님이 북적대는 곳이긴 하지만 그날은 대기 번호표를 받고 20분을 넘게 기다리다가 자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미세먼지와 연관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어쨌든 기름진 곱창구이와 소주로 오랜만에 즐거운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호흡기와 소화기는 엄연히 길이 달라서 미세먼지가 음식으로 씻겨 내려갈 일은 없는 것이 당연하지만 기분상으로도 그리 생각하면 그걸로 된 것이란 생각입니다.

따질일이 아닌 것이라는 것이지요.

약도 효과를 기대하고 나아질 것이라는 마음으로 먹으면 약발이 잘 받는다고 하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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