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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덕 Jun 29. 2019

고독한 미식가 따라 하기 3


시간과 사회에 얽매이지 않고 행복하게 배를 채울 때 잠시 동안 그는 이기적이고 자유로워진다.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남을 신경 쓰지 않으며 음식을 먹는 고독한 행위, 이것이야 말로 현대인에게 주어진 최고의 치유활동이라 할 수 있다.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오프닝 내레이션 멘트입니다.

몇 년 전 내가 이 드라마를 흥미롭게 다 본 것은 요즘 소위 말하는 먹방의 포인트인 어떤 음식에 대한 관점보다는 환경이나 여건에 얽매이지 않고 혼자서 나만의 맛에 대한 쾌락에 집중하는 주인공의 모습 때문이었습니다.

먹는 행위에 대한 온전한 자유함이 잘 묘사되었다는 얘기지요.


혼자 밥을 먹는다는 것은 사람의 기본적인 욕구인 먹는 것에 대해 생각지 못했던 자유함과 풍요로움을 줍니다.

물론 좋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함께 밥을 먹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혼밥이, 고독한 식사가 무조건 좋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나름대로의 몰랐던 장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퇴직을 하고 혼자 밥을 먹게 되는 일이 잦아지면서 점점 용감해지고 익숙해져 갑니다.

혼자서 고기를 구워먹는 것은 혼밥의 수준이 상당히 발전한 것이라고 사람들이 얘기합니다.

지난주에 스테이크를 혼자 먹었습니다.

이제 천천히 맛을 음미하며 먹는데만 열중을 합니다.

밥을 먹으며 잠시 멈추기도 하고 스마트폰을 꺼내 이것저것 보기도 합니다.

일행과 속도를 맞춰야 하는 것도 아니고 많이 먹어도 눈치 볼일 없습니다.

고기 한 점 안 남기고 공깃밥까지 다 먹었습니다.

어제도 외출을 하여 은행일을 보고 여권을 갱신하다 보니 점심때가 지났습니다.

드디어 혼자서 고기를 구워먹기에 도전을 해 보았습니다.

1인분은 안 주니까 호기 있게 2인분을 주문하여 먹기 시작했습니다.

아들하고 경쟁 안 하고 편안하게 먹으니 더 맛있는 것 같습니다.


고독한 미식가 따라 해 보기...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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