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장점을 살려라
자기만의 장점을 살려라
-중리초등학교 73회 졸업생에게
얘들아, 우리 삶에 가장 소중한 게 뭘까? 사람 만나는 일이다. 신실한 사람은 함부로 살지 않거든. 우리, 그렇게 만났어. 마음도 단단히 사렸어. 지난 일 생각하면 너희 덕분에 담임으로서 보람이 컸다. 항상 좋게 생각하고, 다부지게 행동하며, 맑은 눈을 가진 너희가 자랑스러워.
함께 생활하면서 다 다른 경험 좋게 나눴다. 그 일들이 너희를 올곧게 일깨웠다. 그러나 음식에 알맞게 양념되지 않으면 구미가 당기지 않듯이 빈 마음으로 만든 음식에는 젓가락이 게으르다. 그런 점에서 너흰, 숱한 일을 통해서 다 다른 생각나무를 키웠어. 담임 바람도 곱게 따라주었다.
1년이란 시간, 짧다면 짧았다. 그러나 더 나은 일을 추스르기에 충분했어. 그래서 틈틈이 너희를 다그치고 닦달했지. 한껏 품고 싶은 나의 욕심이었어. 그런데도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는 친구 땜에 속상한 적이 많았지. 왜 그랬을까? 한사코 겉돌기만 했어. 세상일 지나고 보면 때늦은 후회로 가슴을 턱턱 쳐야 해. 정녕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아.
하지만 너희를 믿어. 중학교에 가서도 보다 충실하기 바래. 그래서 자기에게 걸맞은 일 적극적 찾아보렴. 그렇다고 너무 조급해 하지 마. 너희는 인생마라톤 풀코스를 막 출발했어. 그러니까 결승점에 다다르기까지 힘을 잘 나눠 써. 그래야 만족한 삶을 살아.
친구를 많이 사궈라. 친구는 또하나의 나야. 아프리카 속담에 빨리 가고 싶으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고 했어. 긴 인생을 살려면 동행자를 잘 만나야 해. 책도 많이 읽어. 책 속에 목표를 향한 길이 놓였어. 뭇 사람들과 부대끼며 충분히 경청하고 공감하라. 여행을 자주 하고, 사색과 명상도 즐겨라. 건강한 삶에는 취미생활이 감초다. 그것은 바로 삶의 활력에너지요, 윤활유다. 애써 사랑하되 단순하게 살아. 그렇다고 함부로 살라는 얘기는 아니야. 삶의 정리에 충직하고, 겸손하라는 뜻이야.
또한 처음 결심한 일은 끝까지 행하라. 실행을 몸에 붙이 하지 못함은 잡념 때문이야. 무슨 일이든 한 가지로 딴생각 하지 마. 변함없는 열정으로 자기만의 장점을 살려. 그 강점이야말로 최고의 힘이야. 일의 우선순위도 중요해. 언제까지나 곁에 두고 욕심낼 일은 애써 챙겨. 버릴 건 처음부터 떨쳐버려야 해. 무엇보다 실행은 쇠뇌같이 빨라야한다. 그러나 남을 밀치고 나가지는 마. 그건 비겁한 자들의 꼼수야. 약자를 위하고, 불의와 부정한 일에 분연히 맞서라. 세상은 참하게 살아야 해.
아느냐? 높이 나는 새가 더 먼 곳은 보고, 산 정상을 오른 자만이 더 넓은 세상을 내려다본다는 걸. 졸업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야. 그것을 안다면 앞으로 나가느냐 가라앉느냐 둘 중의 선택지는 하나다. 보다 치밀한 눈을 가져. 그게 내가 너희에게 소원하는 바람이야.
졸업앨범을 펼쳐보니 지난 일들이 새로워. 곰삭혀 가며 추억을 새롭게 되살리기에 충분하겠다. 얘들아! 이제 곧바로 가, 찬연하게 열린 저 세상속으로. 그러나 초등학교 때의 추억을 아름답게 간직하렴. '줏대를 가진 사람이 되라!’, "아픔을 함께 나눠라', '사회에 헌신하라'는 내 일침을 잊지 마. 그 하나면 꼭 필요한 사람으로 살아.
졸업 축하에 손모은다. 한 해 동안 마냥 부대끼며, 지지고, 들볶았다. 덕분에 잘 살았다. 두고두고 많이 생각나겠다.
2018년 2월 14일
담임 박종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