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날 같으면 뛰노는 아이들로 학교 운동장이 비좁았다.
더구나 점심시간이면 팡팡 공차는 아이, 술래잡기하는 아이들로 꿈틀 살아났다.
연전 학교에 다녀간 친구는 3백여 명의 아이가 사용하기에는 널따란 운동장이라며 부러워했다. 그는 나와 교직 동년배로 시내에서 꽤 규모가 큰 학교에 근무한다. 사방팔방으로 아파트 밀집촌에 둘러싸인 학교 운동장은 그야말로 손바닥만 했다. 그 좁은 마당에서 수많은 아이가 일제히 뛰노는 모습에 놀랐다. 물론, 나도 재작년까지는 56학급의 거대학교에 근무했다.
한데, 그 당시는 몰랐다. 그런데, 시골 학교로 옮겨와 널찍한 운동장에서 맘껏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고는, 바로 여기가 아이들 천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린 책임 못 지는 말을 쉽게 한다, 아이들은 잘 놀아야 잘 큰다고.
맞는 말이다. 분명 아이들은 송송 땀방울이 맺히도록 신나게 놀아야 건강하다.
그런데도 도회지의 대부분 학교는 운동장이라고 이름 붙이기에는 낯뜨거운 크기다.
여건상 면피용으로 조그맣게 생색만 내어놓았기 때문이다.
땅값이 천정부지로 솟아 아이들 놀이 공간은 언제나 뒷전이다.
오랜만에 학교 운동장이 텅텅 비었다.
벌써 며칠째 찾는 아이가 없다. 코로나 19 탓으로 돌리기엔 너무나 냉랭하다.
오죽했으면 집 안에만 머무는 아이들 데리고 산에나 갈까, 하는 선생님들 푸념이 들릴까.
그런데도 학교가 위치한 고장은 낙동강 중허리라 산행할 만한 산도 없다.
청정지역이라 코로나 감염에서 한발 비켜서서 예의주시했다. 그러나 지난주 학구 내에도 확진자가 발생하였다. 그 때문에 확진자 동선을 따라 피시방과 노래방, 편의점, 카페, 대형할인점을 중심으로 바짝 긴장이다. 다행히 일찍 조처해 더는 확진자가 나타나지 않아 숨 고르기를 하지만, 언제 다시 화들짝 놀랠지 모르는 상황이다.
월요일 아침을 하면서 텅 빈 운동장에 섰다.
주인이 되어야 할 아이들도 하나 없고, 그들과 함께 아울려야 할 선생님도 출근 안 했다.
정말이지 아이가 없는 학교, 그들의 건강한 웃음소리가 사라진 학교는 적적하다.
코로나의 기세가 한풀 꺾여 기대가 크다.
아이들이 당찬 모습으로 저만치 뛰어오는 모습을 그려본다.
텅 빈 학교 운동장을 내다보며 3월 9일 오후 애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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