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무상

얼마나 건강을 자신하는가

by 박종국

인생무상

벌써 인생무상을 운운할 나이가 됐나보다.

그저께 친구의 부음을 받았는데, 오늘 한 친구가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친구들은 평소 낚시와 골프를 즐길 만큼 건강하나는 자신했다. 작년 유월, 내가 중환자실에 실려 갔을 때, 곧바로 달려와 신심을 다해 쾌유를 기원해주었던 사람이었다.

한데,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한 친구는 불귀의 객이 되었고, 또 한 친구는 이제 혼자 힘으로 옴짝달싹도 못하는 영어의 몸이 됐다.

건강을 생각하면 그 친구들보다 더한 사람은 여태껏 만나보지 못했다.

새벽 수영은 기본, 점심저녁에는 헬스로 몸 단련하고, 주말은 골프모임으로 낯짝보기 어려웠다. 그렇게 유달랐던 그들은 사십대 몸매로 부러움을 한 몸에 샀다.

그런데 친구를 보내고, 그와의 추억을 겨우 사리는 중에 미더운 친구의 낙상은 어처구니가 없다. 오십 줄 나잇살이면 고질병하나쯤은 훈장처럼 지녀야한다지만, 십 년째 혈압 약을 장복하는 나로선 그다지 건강을 자신하지 못한다. 그래서 항상 조심하고, 제때 약을 꼬박꼬박 챙겨먹는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친구는 매번 그랬다. 자신을 엄습한 당뇨와 혈압은 적당한 운동으로 극복하겠다고. 그렇게 장담하던 그는, 운동을 맹신하며 일체 알약을 입에 대지 않았다.

꾸준한 운동 덕분인지 혈당과 혈압은 그야말로 정상치였다.

한때 나도 그가 부러워 약을 끊고 운동으로 대체하려고 했으나, 불과 며칠 만에 그만 뒀다.

임신 6개월 아랫배는 그깟 운동으로는 불가항력이었다. 차라리 배불뚝이로 살지언정 먹는 음식을 마다하면서까지 그러고 싶지 않았다. 태생적으로 먹보인 나는, 입에 당기는 음식을 제쳐두어야 하는 그 자체가 고역이다. 해서 당장에 건강을 해치지 않는다면 억지로 굶고 사는 어정잡이 짓은 하지 않을 작정이다.

요즘 아침을 굶는다. 본의 아니게 먹을 요량이 안 되어 몇 번 걸러보니 그렇게 편할 수 없다. 물론 정시정량을 챙겨먹었던 가족은 아닌 밤에 홍두깨로 된 통을 맞은 놀래 켰을 테다. 하지만, 이 또한 고집스럽게 계속할 작정이다.

그러나 사람 사는 일 늘 좋잖은 일만 거듭되는 게 아니다.

연일 봄꽃 지천으로 흐드러지듯 아들딸 혼사소식이 날아든다. 그동안 몇몇 친구고 일찌감치 며느리보고 사위를 보았지만, 이렇게 한꺼번에 성혼소식을 알리기는 근래 보기 드문 일이다. 그 덕분에 3,4월 주말은 온통 매여야 할 처지다.

그냥 데면데면하게 지냈던 사이 같으면 축의금으로 축하를 대신하겠지만, 평생 얼굴 뜯어먹고 살아야 할 원수지간이라 열일 제쳐두고 달려가 눈도장을 찍어야 한다.

이참에 고교동기들 여남은 통영대첩이라 도원결의를 한답시고 연락와도 마다해야하는 심정, 그 누가 알리요.


|박종국또바기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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