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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규 Jul 02. 2024

[46일째][7월2일] 서울국제도서전을 가보고 3편

앞에 얘기를 월요일에 상사에게 들려줬다. 내 생각을 100퍼센트 다 말하지는 않고, 예상보다 젊은 독자들의 반응이 너무 좋았다, 요즘 독자들은 디지털 디톡스 취지로 책을 찾거나, 책을 읽는 것이 힙하다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 출판계가 불황이라는데 서울국제도서전에서는 그런 것을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정도로 간추려 이야기했다. 원래 말할 생각은 없었지만, 올해 분위기가 워낙 좋다 보니, 상사는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시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랬더니,


"아이고, 그럴 줄 알았으면 티켓을 좀 줄 걸."


예상치 못한 대답에 어리둥절해서 "네?" 하고 반문을 했다. 이유인즉슨, 우리 회사는 주최사인 대한출판문화협회의 회원사로 등록되어 있기 때문에, 신청만 하면 무료 티켓을 받을 수 있었다는 얘기였다. 그런데 관심이 없어서 안 받았다고 한다. 


와…. 할 말이 없었다. 아무리 관심이 없어도 그렇지, 참가사가 아니라고 해도 그렇지, 그러면 막내 직원한테 물어보기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해 보니 작년에도 다녀왔는데, 그러면 작년에도 티켓이 나왔었다는 얘기고. 절로 한숨이 나왔다. 


이러면서 불황이라고, 책이 안 팔린다고 앉아 있다. 새로운 책을 낼 구상은 하지 않고, 과거의 영광인 **만 믿고 버티고 있다. **을 파는 회사라면 그러면 안 되는 것인데. 재미있는 것은, **에 나오는 내용인데, 개인이든, 회사든, 인간관계든, 망하지 않고 생존하려면 진짜 열심히 뭐든 시도하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우리 회사는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 망해가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그럼 안 망하게 내가 총대를 매고 미친 듯이 뛰어 다녀야 하나? 하하하. 나는 회사 일도 하지만, 상사의 심부름으로 핸드폰을 개통하러 가거나, 개를 돌보거나, 에어컨 설치를 알아보고, 상사의 정치 활동을 돕고 있다. 하하하. 진짜 웃음 밖에 나오질 않았다.  (끝)



※ **은 회사에서 출간한 모 도서를 줄인 이름이다. 여기서는 언급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 100일 글쓰기가 끝나거나, 내가 퇴사하게 되면 그때는 언급할지도 모르겠다.


- 200자 원고지: 5.8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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