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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규 Jul 03. 2024

[47일째][7월3일] 에어컨 설치

오후 7시에 에어컨 설치 기사가 방문해 상사의 오피스텔에 에어컨을 설치했다. 솔직히 퇴근 시간에 남아서 설치하는 과정을 보는 것이 너무 싫었으나, 상사가 "너가 필요하다"라는 한마디를 하는 바람에 그냥 얌전히 설치 마무리할 때까지 있기로 했다. 출판사에서 출판 일을 할 때보다, 시중드는 일을 할 때 "필요하다"라는 말을 듣고 있으니, 괜히 만감이 교차했다. 나는 비서나 사회복지사 같은 게 더 적성에 맞는 것인가? 아니면 상사가 나이가 있으셔서 사람을 잘 다루시는 것일까? 근데 살면서 누군가에게 "필요하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몇 번이나 있던가, 별로 없던 것 같다. 흠, 꽤 기분 좋은 말이네. "너가 필요하다"라.


아무튼 수냉식 에어컨이라는 것을 설치했다. 싱크대 배수관을 연결해서 쓰는 정수기와 기본 원리가 비슷한데, 실외기가 따로 없는 에어컨이다. 나는 이런 종류의 에어컨이 있는 줄은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최근에 알려진 이동식 에어컨 마냥, 조금씩 알려지고 있다는 것 같다. 작동해 보니 생각보다 쓸 만했다. 120만 원이 넘는 기계이니 당연히 좋아야겠지만. 상사께서는 에어컨이 꽤 마음에 드셨는지, 우리 사무실에도 이 기계를 놓을지 말지, 갑자기 고민이라고 하셨다. 저기, 대표님. 요번 여름 덥다고 너무 돈 쓰시는 거 아닙니까. 


- 200자 원고지: 3.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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