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일째][8월22일] 티켓을 환불한 건에 대해

by 김종규

오늘 있었던 일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꼽으라면 현대카드 다빈치모텔 예약 취소 건이다. 현대카드는 1년에 한 번 '다빈치모텔'이라는 페스티벌을 주최하는데, 이태원 일대에 자기네 소유의 뮤직라이브러리, 스토리지 등의 건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행사를 열면서 주변 거리에도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인다. 나는 그전까진 별로 관심이 없었다가 올해는 뉴진스의 소속사인 어도어의 대표 민희진이 출연한다고 해서 호시탐탐 티켓 예매 날만 기다렸다. 민희진이 아직 논란이 있는 사람이긴 하지만, 뉴진스를 현재의 자리에 올린 그 능력 자체는 너무도 확실한 데다 한국 연예계 역사에 오를 기자회견의 그 광기를 눈앞에서 직접 보고 싶었다. 드디어 티켓 예매 날이 다가왔고 점심시간도 거르고 광속으로 클릭하며 예매한 결과, 고대하던 티켓을 얻었다. 너무 기뻤으나 그것도 잠시였다. 프로그램 예약이란 것을 따로 해야 했는데 그건 2주 뒤였다. 게다가 공간이 크지 않아 200명 한정만 받는다고 한다. 머리가 대앵 하고 울렸다. 미친 거 아니야? 다빈치모텔 금, 토, 일 중에 민희진이 나오는 금요일만 매진되었는데 200명 가지고 되겠냐고? 무슨 수강 신청이야? 나만 그런 것은 아닌지 해당 정보 글에 나와 비슷한 심정을 담은 댓글이 몇 개 달려 있었다. 그렇게 불안한 마음으로 예약 날을 맞았다. 약속의 시간이었던 12시. 나는 미리 점심시간에 빠져나와 인터넷이 잘되는 패스트푸드점에서 12시가 오길 오매불망 기다렸다. 그리하여 12시. 예약 광속 클릭! 클릭! 클릭! 어, 어, 갑자기 예약 버튼이 활성화가 안 되고 새로고침이 되더니 바깥으로 튕겨나가 버렸다. 안돼! 다시 메뉴를 선택해 예약 버튼을 눌렀으나, 뜨는 것은 '예약 마감' 두둥. 나는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게 맞는 건가 싶어서 몇 번이나 다시 봤지만 정말 예약 마감이었다. 나는 바로 다빈치모텔 티켓을 환불 처리했다. 열받았다. 뭐 때문에 내가 2주나 기다렸던 것인가. 대퓨님을 못 봐서 열 받고 현대카드 예약 시스템이 너무 거지 같아서 열 받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강연에 못 가는 사람을 위해서 유튜브 생중계를 해준다는 인터넷 기사를 본 것이었다. 그것 때문에 간신히 화가 좀 누그러졌다. (글자수: 1083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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