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마케팅은 왜 사라지지 않을까.
하루에도 몇 번이나 뜨는 1577-XXXX, 070-XXXX-XXXX 번호에 귀찮음을 느끼며 종료를 누른다.
텔레마케팅이 마케팅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건 전화를 거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에게 너무 피곤하지 않아?'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언제 알려준지도 모르는 곳에서 불쑥 걸려온 전화가 반가울 리 없다.
게다가 이러한 경험은 축적되어 모르는 번호를 무시하는 습관을 만들었다.
나와 번호가 저장되어 있는 지인, 그리고 타인.
관계의 바운더리는 이렇게 정해졌다.
오프라인에서 타인을 만나는 일은 마치 텔레마케팅 전화를 받는 것만 같다.
생각하지 못했던 순간에 타인은 나의 일상으로 불쑥 들어온다.
하지만 오프라인이 더 심한 것이, 만약 전화라면 종료 버튼을 누를 수 있었겠지만 현실세계에서 그럴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어떤 방식으로든 대화를 나누고 인사로 마무리해야 한다.
형식적, 가식적이지만 그에 대한 예의를 표하고 나의 세계를 지키며 마무리할 수 있는 방식이다.
그렇게 한 명이 지나가면 한숨 돌리고 다시 나로 돌아간다.
이렇게 타인은 점점 어려운 대상이 되어간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언제까지 이야기를 계속 해야할지, 어떻게 마무리해야 하는지 새로운 사람을 만날때마다 혼란스럽다.
그래서 혼자가 편하고 혼자 하는 것을 찾는다. 주변은 없어지고 나만 존재한다.
이제 그곳에서 새로운 고민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