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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종무 May 19. 2019

왜 사람들은 '딴짓'을 하는걸까?

해봄직한 딴짓하기 (2)

해봄직한 딴짓을 알아보는 두번째 시작이다. 지난 번 글에서 해봄직한 딴짓 하나로 NGO 만들기를 알려드렸더니, ‘아.. NGO.. 그런걸 세워볼 수도 있겠죠.. 네네 그러시겠죠..’ 하는 반응이 가장 많았었다. 우리나라의 NGO들은 종교계나 운동권, 그것도 아니면 경제계나 정치권 등 일종의 배경을 두고 만들어지는 편이 많은지라… 

(사실 만들어서 하다보면 이게 왜 이런 형태인지 절실하게 느낄 수 밖에 없다. 돈도 빽도 없이 돈 안되는 단체를 만들어서 굴린다는게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사무실까진 아니어도 모일 장소라도 하나 있어야 모일 것 아닌가..) 다들 뭔가 거창한 비전과 조직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는 작게 작게 소소하게 활동하는 NGO들도 많지만, 그런 단체들은 정말 소소해서, 단체 가입자의 가까운 지인이나 수혜집단 정도가 아니면 그 단체를 찾아서 알아내고 본보기로 삼는다는게 불가능할 정도로 소소하다. 그러다보니 우리가 아는 NGO가 다 큼지막 큼지막 해볼 수 없다는 건 사실이다.


 이 딴짓하기의 목적은 다시 한번 강조하건데 세상의 큰 변화를 일으키자, 하다 못해 나비 날갯짓이라도 되어보자가 절대 아니다. 딴짓을 하는 가장 근본적이고 궁극적인 목적은 내 삶에 변화를 일으키자이다. 그게 운동이나 취미 같은 내가 만드는 내 삶의 변호와 다른 건 딱 한가지다. 사회적 효용이 있을 것. 사회적 효용 때문에 이것이 궁극적으로 자기 만족이라는 걸 잊어서는 안되고, 자기 만족에 취해 3대 500을 친다느니, 업힐 몇을 했다느니, 무슨무슨 장비를 사야한다느니 하는 걸 목표로 삼아서도 안된다. 


그럼 소소하고 의미있는 딴짓 둘

코딩을 배워보자


코딩이라니!! 코딩이라니!! 요즘 같은 코딩의무교육 시대에, 코딩을 배워서 프로그래머로 전직이라도 하란 말인가!! 업무에 활용하는 파이썬 업무자동화, 엑셀을 대체하는 R 프로그래밍 강의가 온라인/오프라인에 널리고 깔렸는데, 코딩교육이 어떻게 딴짓이 될 수 있단 말인가!! 라고 말할 수 있으나, 코딩은 사실 딴짓하기의 가장 훌륭한 수단이자, 목적이 될 수 있다. 프로그래밍은 이미 업무와 생활 전반에 너무 많이 영향을 주고 있어서 코딩을 익혀서 본인의 업무 능력을 향상시키는 일도 충분히 가능하고, 단순히 내 생활의 편익을 도모하는 것도 가능하며, 내가 쓰려고 만든 앱을 앱스토어에 올리고 소소한 용돈벌이를 하는 것도 가능하며, 그냥 코딩으로 뭔가를 구현하는 것 자체를 취미로 즐길수도 있다. 

몇몇 사례를 들어보면, 일본의 코이케 마코토씨는 오이 농장을 하시는 어머니가 안쓰러운 나머지 오이 등급 분류를 하는 기계를 만들어 냈다. 딥러닝 기술이 사용되었지만 구글 클라우드와 아두이노의 도움으로 간단히 딥러닝 오이분류기를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60대에 은퇴한 와카미야 마사코 할머니는 처음으로 피씨를 이용해 온라인 채팅에 빠져들었다. 그렇게 컴퓨터를 접한지 20년, 터치 화면 조작에 능숙하지 못한 노인들을 위해 히나단(일본 전통행사에 쓰이는 인형 제단) 쌓기 게임을 출시해 수만 건의 다운로드를 이뤄냈다. 공익 근무요원으로 배치 받고 그에게 할당된 6개월치 Man/hour에 해당하는 업무를 30분 코딩으로 자동화해서 화제에 오른 반병현씨도 있다. 


http://news.donga.com/3/all/20180220/88744197/1

http://h21.hani.co.kr/arti/culture/science/42372.html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5061969


이렇게 신문 기사에 날 정도의 일을 과연 ‘소소한’ 코딩이라고 불러도 되는지 궁금한가? 내 전 동료 중 한명은 노래방을 매우 즐기는 사람이었는데, 갈 때마다 ‘오늘은 무슨 노래를 부르지?’ 를 고민하는게 너무 싫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내가 평소에 즐겨부르는, 혹은 내가 연습해서 부를 수 있게 된 노래를 입력하는 웹사이트를 하나 만들었다. 그 혼자 쓰기 위해 만든거라 아무 장식도 없이 기능만 있는 웹 사이트를. 이 웹 사이트가 하는 일은 아주 간단하다. 사용자가 넣은 노래를 목록으로 보관할 수 있으며, 해당 노래를 태진, 금영 사이트에서 검색해서 노래방의 번호를 자동으로 띄워서 보여준다. 여기에 곡명, 가수이름으로 검색이 가능하며, 랜덤 버튼을 누르면 리스트 중 아무 노래나 하나를 랜덤으로 띄워서 바로 그 노래를 부를 수 있게 해준다. 

이 얼마나 소소하고, 쓸데 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 나도 하나 갖고 싶은 서비스란 말인가. 간단한 코딩을 배워서, 나만을 위한 알람 앱을 만든다던가. 음식 사진을 찍으면 찍은 날짜와 위치를 기록해주고 식당 이름이나 간단한 메모를 적을 수 있는 먹 다이어리 등 돈 받고 팔 정도는 아니지만 나에게 꼭 맞게 사용하기 편하게 만든 앱을 이용함으로써 일상의 변화를 주는 것은 어떨까. 혹시 아나? 남들도 다 그 앱을 써보고 좋다고 생각해서 대박이라도 날지.




*이 글은 글쓰기 모임 '그치만 글쓰기를 하고싶은걸'에서 8주간 진행되는 글쓰기 프로젝트의 중간 결과물입니다.

'그글러'에서는 8주간 멤버들이 각자 1주에 1꼭지씩 Job에 대한 글을 쓰고 이후 그 내용으로 독립출판을 하고자합니다.

사전신청해 주시는 분들께는 책이 출판되면 가장 먼저 소식을 알려드리겠습니다.

https://forms.gle/intnGt3g6EYyhtw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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