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대로 책읽기] 성경 역사속 이야기
지난 5월, 튀르키예의 에베소를 방문했었다. 수많은 사람들로 넘쳐나는 곳이었다. 작은 깃발을 높이 든 인솔자를 따라 동양인이며 백인이며 아프리카인이 서로 어깨를 부딪히면서 성경 역사의 흔적을 밟아 나갔다. 유독 눈에 띄는 우산을 들고 있는 인솔자들이 있었는데, 그럴만 했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조금만 한눈을 팔면 일행을 놓치기 쉽상이었다. 더군다나 사진을 찍어주기 위해 동행해야 하는 현지인 사진사가 일일이 개인 사진을 찍어주는 동안 멈추기를 반복해야 했다. 옛날 중학생 때 경주로 수학여행을 갔을 때와 같은 기분이었다. 중요한 역사의 현장에 서 있지만, 그게 왜 중요한지 모르는 그런 느낌.
<디모데의 일기>는 바울의 3차 전도여행을 소설로 각색한 글이다. 앞서, <실라의 일기>와 <디도의 일기>를 잇는 소설로, 바울의 3차 전도 여행에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한 에베소 지역과 그곳에서 훗날 교회의 지도자가 될 사람들을 가르치는 이야기, 그리고 고린도 교회에 보낼 서신을 기록하게 된 배경을 잘 알려주고 있다. 몇개월 전 살펴 본 그 에베소가 이천년을 지나도록 여전히 숨쉬고 있다는 것이 새삼 반가웠다.
고린도 교회에 보낸 서신의 배경을 쉬운 이야기로 풀어준 것이 참 좋다. 그런데, 문득 살아 숨쉬고 역사하는 성경을 읽는 것이 소설을 읽는 것 보다 더 중요할텐데, 성경을 읽으면 쉽사리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을 소설을 통해서 이해한다는 것이 아이러니 했다. 성경을 읽는 자세의 문제인지, 이해력의 부족 때문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독서가 성경 읽기로 인도한다면 충분히 책의 역할을 하고도 남는 것일 것이다.
초신자들이 읽기에 참 좋은 책으로 보인다. 아니, 초신자 뿐만 아니라 성경 읽기에 부담을 가진 사람들이 읽기에는 좋아 보인다. 책을 통해 성경으로 관심이 돌려질 수 있을 것이다. 성경을 읽으면 더 생생한 그림이 그려질 수 있을 것이다. 진 에드워즈의 <디모데의 일기>를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