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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빈은채아빠 Jun 21. 2021

백신 맞고 한국 방문?

지난 주, 10일, 14살 아들이 코로나 백신 접종을 맞았다. 미국에서는 5월 말부터 청소년도 접종 대상이 되었지만, 아내와 나의 경험으로 볼 때 하루나 이틀 정도는 심한 몸살기와 근육통에 시달렸기 때문에, 6월 2일 여름방학을 하고 난 뒤에 백신을 맞도록 예약을 했다. 미국은 청소년들에게 화이자 백신을 맞힌다. 

       


▲ 백신 접종 카드 14살 아들의 백신 접종 카드 ⓒ 고종필


그러다 들려온 고국에서의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 7월부터는 외국에서 백신을 맞은 사람들에게 자가격리를 면제해 준다는 소식이었다. 사실 내 주변에도 한국 방문을 꺼려하는 가장 큰 이유가 2주간의 자가격리였는데, 그것을 면제해준다니. 8년만에 한국 방문을 기대했던 우리로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기쁜 마음으로 비행기 티켓을 알아보았고, 하루만에 한국 방문을 포기하게 되었다. 우선, 아들의 2차 백신이 7월 1일로 예약이 되어 있는데, 그 백신을 맞더라도 2주가 지나야 자가격리 면제 대상자가 되는데다가, 11살 딸은 백신 접종을 맞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을 방문 하더라도 어쨌든 2주 자가격리를 해야 되는 것이다. 8년 전, 6살 때 한국을 방문한 뒤로 매년 마다 한국에 가보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아들의 기쁨은 하루만에 거품처럼 사라지고 말았다. 결국 우리 가족은 올해도 한국 방문을 포기하기로 했다. 8월 초에는 미국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2주 자가격리를 하면 2주 정도만 제대로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데다가, 아직까지도 한국은 사회적 거리 두기와 모임 금지가 있어서 식당이나 여행은 쉽지 않다고 하기 때문이다.

사실, 개인적으로 자가격리 조치는 옳다고 생각된다. 미국 캘리포니아도 자가격리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작년 땡스기빙(Thanksgiving) 연휴와 성탄절 연휴에 캘리포니아를 벗어나 여행을 한 주민들은 2주간 자가격리를 하도록 "권고"를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권고"일 뿐이었다.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뿌리깊이 내려 있는 사회에서, 2주 동안 밖에도 나가지 말고 집 안에만 머무르라는 것을 순순히 받아들일 미국인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래도, 어쨌든 아쉬운 마음이 크다. 한국 뉴스를 보니, 백신을 맞은 재외국민이 한국을 방문할 때, 인도적 목적으로 자가격리를 면제해 주기로 했다는 소식에, LA 총영사관은 문의 전화가 폭증했다고 한다. 우리 가족 뿐만 아니라 많은 재외국민들이 그만큼 한국 방문을 기대하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하지만, 어찌하리. 아쉬워 하는 아들과 딸에게, "내년에는 꼭 한국 가자"고 또 다시 약속을 했다. 이 약속이 또 다시 거짓말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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