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ott Rae <Moral choices>

[내 마음대로 책읽기] 고민하는 삶 살기

학생들과 가장 많은 논쟁을 벌이는 수업 가운데 하나는 '기독교 윤리'일 듯 싶다. 매주 학생들에게 특정한 이슈의 사례를 제시하고, 그들의 의견을 페이퍼에 작성해서 제출하라고 했었다. 자신의 의견과 이유를 제시하면 full credit 을 주겠다고도 했다. 매주 채점을 하면서, 학생들의 생각이 왼쪽 끝에서 오른쪽 끝으로 상당히 넓은 스펙트럼에 놓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가끔 몇몇의 학생들은 "그래서 정답이 뭡니까?"라고 내게 물어보았지만, 나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글쎄요. 잘 모르겠네요. 우리 같이 고민해 봅시다."

이 책은 미국이 처한 윤리 이슈를 기독교적 관점으로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개론서이다. 상당히 쉽게 정리가 되어 있고, 챕터가 끝날때마다 2-4개의 실질적 사례를 제시하고, 토론 질문들을 제공해주고 있어서, 윤리적 이슈에 대한 적용을 가능하게 한다. 낙태, 동성애, 사형제도, 인간 복제, 폭력, 경제, 인종과 다양성, 조력자살, 이민과 난민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현대 사회에서 극명하게 의견이 나누어지는 이슈들에 대해 기독교인은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저자의 모든 주장에 다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고민이 그리스도인으로 이 땅에 살아가는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교회 안에서 이러한 이슈를 토론한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고, 교회 오래 다닌 사람이 이기는 현상이 종종 발생하기도 하니까. 그럼에도, 어떤 이슈에 대해 왜 서로 다른 입장을 견지하는지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하고, 무엇이 더 하나님의 말씀에 가까운지를 발견해 나가는 과정이 신자들에게 더 유익할 듯 싶다. 졸지에 한 학기 동안 윤리를 가르쳤는데, 어느 수업 보다도 품이 많이 들었다. 정신적 품 말이다. 그래도 보람찬 수업이었다. Scott Rae의 <Moral Choices: an introduction to ethics>를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