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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종승 May 08. 2021

<키리사마가동아리활동그만둔대>

The Kirishima Thing, 2012

  

나는 과거에혹은 현재 무엇인가에 열중하고 있나혹은 몰두하고 있나내가 좋아하는 게 뭐지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되는 영화.


현립 대표로 전국대회에 나가게 될 배구부의 에이스이고,

공부도 잘하고,

학교에서 제일 인기 있는 여자 친구를 사귀고 있는,


키리시마가 동아리 활동을 관둔다며 돌연 사라졌다금요일 방과 후 저마다의 선택에 따른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는 와중 키리시마라는 하나의 인물이 사라진 것이 나비효과처럼 학교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작게는 당장 배구부부터 다가올 주말에 시합에 나갈 선수를 구해야 했고, 그의 여자 친구는 다른 이들을 통해서 듣게 되는 키리시마의 소식에 불쾌하고그들의 친구들은 고장 난 기계처럼 삐걱거린다급기야는키리시마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이들에게까지 그 영향이 가게 된다.


키리사마가 사라진 금요일이 여러 차례 반복된다키리시마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친구들로부터다른 시선들로 같은 시간과 공간을 바라본다그 미세한 차이에서 발견되는 몽글몽글한 것들이 이 영화의 핵심이겠다.


애매한 재능은 잔인하다그 재능을 살려보겠다고 열심히 노력한다하지만 정말 빼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에겐 아무리 가닿으려 해도 미칠 수 없다개중에 그것을 제일 잘한다. 직업으로 삼기엔남들의 인정을 받기엔 부족하지만 내가 제일 잘하고 좋아하는 그것. “싸우자이곳은 우리들의 세계다우리들은 이 세계에서 살아가야만 하니까.”라고 외치는 영화부원들의 외침. “신인 드래프트가 끝날 때까지는.”이라며 아직 한 번도 스카웃 제의를 받지 못했으나 마지막 시즌을 보내고 있는 야구부 선배의 쉼 없는 스윙공을 받기는커녕 한 번도 닿지 못하는 키리시마의 서브 선수의 도약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 자리하는 이유는 그래서일 것이다.

  

실패할 것을 알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것은멈추지 아니하는 것은 더 이상 실패라는 단어가 나의 한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실패는 성공으로 나아가는 동력이 되고영화 속 모든 이들이그래서 이 세계의 모든 이들이 그것을 반복하고일상으로 여기고 있다키리시마가 사라진 가운데영화부장 마에다 료야(가미키 류노스케)는 부활동에 열심이다영화감독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영화가 좋아서다그 순간엔 아주 가끔씩 우리가 좋아하는 영화랑 지금 우리가 찍는 영화가 연결됐다고 생각될 때가 있어서다.”


머리를 긁적이며 멋쩍은 미소를 지어 보이다가도 이내 진중한 태도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향한 마음을 표현하는 장면을 위해 이 영화는 존재한다.


다시영화는 학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영화의 주인공들은 2학년 2학기를 보내고 있다학교에서는 진로상담을 위해 부모님과 상의해 수요일까지 제출하라고 했다키리시마가 사라진 금요일이 몇 차례 반복됐고화요일도 그랬지만수요일은 아직 오지 않았다화요일에서 영화는 막을 내렸다실패한 채로 끝나는 것이 아닌성공을 위해 다시 도약할 이들을 위해.


#키리사마가동아리활동그만둔대 #카미키류노스케 #히가시데마사히로 #요시다다이하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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