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기가 끝나갑니다.
웬일로 아이가 먼저 유모차를 타고 싶다고 졸랐다.
몸이 커진 후로는 큰 유모차는 안 타려고 했었다.
작은 아기가 타는 유모차는 자존심이 상하나보다, 고 이해했다.
하긴, 중간 크기 유모차건 큰 유모차건, 작은 휴대용 유모차건, 이제 거의 몸이 가득 찬다. 벌써 그만큼 컸다. 오랜만에 이 유모차에서 작은 아기처럼 잠들고 싶었나보다.
선우는 여름이다, 여름이다,를 몇 번 반복하다 고개를 숙이고 잠들었다. 유모차를 뒤로 제껴 편히 누울 수 있게 해주었다. 편하게 느끼며 잠들 수 있는 시기가 거의 끝난 것 같다. 불과 몇 달이면 몸이 유모차를 넘치리라.
공원은 온통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가족 천지다.
뜨거운 볕이라 기온은 높지만, 바짝 마른 바람이 풀 내음을 품고 살살 불어오는 그늘은, 낮잠에는 안성맞춤이다.
훨씬 작던 아기 때의 꿈을 꿀까? 몸이 커져버린 자기가 신기할까? 훨씬 더 커질 내일을 기대할까? 가슴팍이 새근새근 오르락 내리락.
새소리와 함께,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기분 좋은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