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쯤은 질리도록 먹어보자!!

by 이야 아저씨


마음껏 먹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비싼 가격 때문에 입맛만 다시다 음식 수저를 놓거나 아예 주문을 포기할 때가 가끔 있습니다.

"에이!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그때 실컷 먹지 뭐!!"

그런데 그 여유가 생기는 순간이 쉽게 찾아오지 않더군요.

어쩌다 기회가 생겨도, "그거 먹는 돈으로 다른 필요한 곳에 써야지!" 하며 애써 먹고 싶은 마음을 꾹 눌러내는 것이 우리네 인생살이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쉬우면서도 어려운 것이 어쩌면 맛난 음식을 배불리 먹어 보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사람으로 세상에 태어난 이상 누구나 원하는 소망을 갖고 있겠지요.

부귀영화를 누리고, 편안하게 세계여행도 하고, 사회적 명성과 권력도 갖고, 맛난 음식도 원 없이 먹고, 아주 드문 일이긴 하지만 국가와 인류를 위해 소임(?)을 다하며 살아가겠다는 꿈.

이런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뛰어난 능력이 있거나 돈도 많아야겠지만 그중 어렵지 않은 것이 맛난 음식을 배불리 먹어보는 것입니다.

돈이 조금만 있어도 한 번쯤은 쉽게 저질러 볼 수 있는 일인데 그것이 생각처럼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닙니다.

"이렇게 맛있고 비싼 음식은 맛을 본 것으로 만족해야지!" 하며 음식점을 뒤돌아 나오게 되고 마음속 한쪽 끝에는 말 못 할 아쉬움이 남게 됩니다.

맛있는 음식조차 한번 맘껏 먹어 보지 못했다는 자책감을 갖게 되기도 하지요.

그 음식이 아주 귀하고 어마어마하게 값비싼 것이 아님에도 말입니다.


나는 개인적으로 해산물, 특히 갑각류를 좋아합니다.

그중에서도 다리가 길고 대나무처럼 마디가 있는 대게를 좋아하지요.

예전에 3년간 부산 현장에서 근무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명절 때 고향인 안동에 설을 쇠러 갈 때면 일부러 영덕에 들러 가족들과 삶은 대게를 먹곤 했습니다.

산지에서 사서 먹는 거라 다른 곳보다 맛있고 저렴하지만 배를 채울 정도는 아니었지요.

그러다 보니 늘 아쉬움이 남아 이듬해에도 영덕에 들러 대게를 먹고 또 먼 길을 돌아 고향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이제 더 이상 대게를 먹는 것에 대한 욕심이 사라졌습니다.

2년 전 4남매 부부 모임을 울진에서 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되었지요.

주문진 항에서 대게를 구입해 온 가족이 둘러앉아 정말 배가 터질 때까지 먹었습니다.

그렇게 먹고도 남은 것은 다음 날 라면에 넣어 끓여 먹고 나니 대게에 관해서는 미련도 아쉬움도 다 사라져 버렸습니다.


과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얼마 전 중국 장가계 여행을 하며 애플망고를 원 없이 먹은 적이 있었지요.

국내에선 가격이 비싸 맘껏 먹어보기 힘든 과일이었는데 장가계에서 여행 내내 맛있는 망고를 싼 가격에 실컷 맛볼 수 있었습니다.

3일 동안 한 호텔에 머물며 숙소이동이 없었던 덕분이기도 했었지요.

버스에서도 먹고 매번 식사 때마다 후식으로 먹었습니다.

그래서 애플망고에 대한 미련도 과감히 떨쳐 버릴 수 있게 되었지요.


물론 아직 마음껏 먹고 싶은 음식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렇지만 맛난 음식에 대한 욕심과 기대치가 예전처럼 그리 크진 않은 듯합니다.

기회가 오면 언제라도 배가 터지도록 먹겠다는 결심이 항상 서 있으니까요.

한번 갈 때까지 가 보니 미련이나 아쉬움이 사라지고 음식 맛을 이제야 제대로 즐길 수 있게 된 듯합니다.


누군가 말했지요.

"사람들 하는 일이, 다 잘 먹고살자고 하는 것 아닙니까?"

이제부터라도 혹 기회가 온다면 먹고 싶은 음식을,

누구나 한 번쯤은 질리도록 먹어 보는 것은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마음먹기에 따라 소확행은 늘 우리 주변 가까이 있으니까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