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 3

2009년

by 이야 아저씨


딸 대학입시가 있었다.

말 그대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그 해의 화두는 '어떤 상황에서도 행복해 지기로 결심하자'였다.

어려운 일들을 미리 예상한 것이었을까?


◇ 나와 가족 이야기


ㆍ2월 1일

안동에 있는 넷째 삼촌 작고.

그분을 마지막으로 아버지 오 형제 분들이 모두 돌아가셨다.


ㆍ2월 9일

오랜만에 딸과 둘이서 정발산 산책.

두루두루 많은 이야기를 나눈 시간.



ㆍ2월 12일

아들, 백석 중학교 졸업식 참석.

가족 점심식사 후 오후에 사무실로 출근.


ㆍ3월 2일

아들, 저동고등학교 입학, 1학년 1반.


ㆍ3월 13일

딸이 독일어 능력 검증시험에서 2등급 획득.

입시 스트레스로 힘들었을 시기에 자신감을 다시 회복하는 계기가 되었다.

기분이 좋아 아내와 일산 장군집에서 돼지 껍떼기에 소주 한잔.


ㆍ3월 28일

'변화라는 돛배에 몸을 실어 힘껏 노를 저어 가자.'라는 글이 써져 있다.

왜 이 글을 썼는지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는다.

정치와 경제 그리고 회사나 현장상황들이 여러모로 변화가 많았고 어려웠던 시기였다.


ㆍ4월 5일

아내와 서울 도심 속 전원마을이라 불리는 종로구 부암동과 백사실 마을을 산책했다.


ㆍ4월 12일

아들이 급체로 응급실 행.

다행히 맹장염은 아니어서 조치 후 퇴원했지만 몇 년 후 맹장 수술을 했다.


ㆍ5월 16일

어머니 82번째 생신.

가족들 모두 안동에서 모여 저녁식사.


ㆍ5월 31일

14년을 탔던 나의 애마 흰색 소나타 폐차 신청.

주행거리가 430,000킬로가 넘었다.

이틀 후 신차, 그랜저 TG를 인수했다.


ㆍ5월 22일

판교 아파트 현장 3개 단지 모두 준공.

판교 첫 사업시작으로 국민들의 관심이 폭발적이었다.

부지인수 지연, 자재비 폭등등 여러 가지 난제들로 힘들었던 현장이었지만 공사기간 내 성공적으로 끝냈다.


ㆍ6월 4일

세종 행정중심 복합도시 첫 마을 아파트 현장 첫 출근.

현장 부지 인수 전이라 은평구에 임시로 사무실을 개설했다.

일산 집과 가까워 출퇴근에 20분 소요.

몇 개월 동안 잠시지만 행복했던 시절이었다.


ㆍ6월 10일

일본 역사소설 '대망' 1권을 도서관에서 대여.

권당 700페이지가 넘는 총 12권.

글자크기도 작아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 의심이 가기도 했었다.

일본 전국시대의 영웅 노다 오부 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 3인의 일대기를 그린 대하소설.

한 권을 읽고 나니 그만둘 수가 없었다.

9월 21일 3개월 만에 완독을 했다.


ㆍ7월 24일

아들이 일주일 일정으로 몽골 의료봉사 활동을 떠남.

고양시에서 주선한 봉사활동.


ㆍ7월 28일

여름휴가 첫날 하루에 2개 산 산행.

오전에 속리산, 오후에는 가은 대야산.

산행 시간 9시간, 거리는 18킬로미터.

안동에 들러 어머니를 뵙고 같이 이모집도 방문.


ㆍ9월 14일

딸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3개 대학 수시원서 접수.


ㆍ9월 29일

안동 형님과 전화통화.

조카가 경기도 화성에 있는 밸브 제조회사에 취업했다는 소식.


ㆍ10월 1일

양평 용문산 산행.

산행시간 6시간 반.


ㆍ10월 6일

세종시 첫 마을 아파트 현장근무 시작.

연기군에 있는 파밀리에 아파트에 숙소를 얻음.


ㆍ10월 10일

딸이 연세대 영어 영문학과 논술시험 치름.

점심때 가족 모두 외식 후 사우나.


ㆍ10월 24일

아들이 송도에서 열리는 모의 국제회의에 참석.

주제는 대체에너지였고 과테말라 대표자격으로 참석.


ㆍ10월 26일

딸이 연세대 영문학과 수시에 최종합격통보받음.

안동 어머니가 몹시 편찮으시다고 연락받음.

밤늦게 세종에서 안동으로 갔었음.

기력이 없고 거동이 쉽지 않은 상태.


ㆍ11월 2일.

서산 회사 연수원에서 현장소장 양성교육 참여.

2주간 일정으로 연수원에서 휴일 없이 숙식.

한국 양궁 국가대표 감독 특강이 기억에 남음.

오로지 실력만으로 선수 선발.


ㆍ11월 12일

딸 서울대 독어독문학과 수시 1차 전형에 합격.

2차 논술대비 반짝 과외를 받음.

합격하면 선택에 또 따른 고민이 생길 듯.


ㆍ11월 21일

아들 저동 고등학교 전교 부회장 당선.


ㆍ11월 21,22일

딸 서울대에서 논술과 구술시험 치름.


ㆍ11월 30일

어머니 안동 유리한방병원에 입원.

12년간 장기 입원치료의 시작.


ㆍ12월 8일

수능 점수 발표일.

언어, 외국어, 수학, 독일어에서 모두 1등급 획득.

서울대 독어독문학과 합격을 기대했으나 다행(?)스럽게 최종 불합격.

홀가분한 마음으로 연세대 영문학과로 선택.


ㆍ12월 26일

아내와 딸 그리고 나, 셋이서 사패산 산행.

입시도 끝나고 편안한 마음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간이었다.


◇ 정치, 경제, 친구 그리고 기타.


ㆍ1월 4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상전 돌입.

그때도 전쟁, 18년이 지난 지금도 전쟁 중.


ㆍ1월 15일

김정일이 셋째 아들 김정은을 후계자로 지명.

북한 김 씨 왕조의 세습.


ㆍ1월 21일

필리핀에서 영사로 근무하는 친구가 작년 연말 즈음 뇌출혈로 쓰러졌다는 소식을 접함.

다음날 친구와 통화.

건강상태가 조금 나아지는 대로 귀국예정이라 함.

2월 17일 귀국해서 경희 한방병원에서 입원치료.


ㆍ2월 9일

창녕 화왕산 억새 태우기 축제에서 산불사고 발생.

사망자 4명, 부상자 20여 명.


ㆍ2월 16일

김수환 추기경 선종


ㆍ2월 24일

환율 폭등, 주가 폭락.

대한민국 제2의 외환위기 우려.


ㆍ3월 29일

김연아 선수 세계 피겨 선수권대회에서 세계 신기록으로 우승.

피겨 불모지인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꽃을 피운 선수.


ㆍ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자택 뒷산 부엉이 바위에서 투신.


ㆍ6월 1일

미국 최대의 자동차회사인 제너럴 모터스(GM)가 파산보호신청.

미국 정부가 자금투입해 구제.


ㆍ8월 4일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선수 심장마비로 사망.


ㆍ8월 7일

골퍼 양용은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우승.


ㆍ8월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ㆍ9월 6일

지인이 울진에서 보리새우, 골뱅이, 문어를 박스에 넣어서 보내 줌.

받아본 선물 중에 으뜸.



ㆍ6월 26일

팝의 황제 마이클잭슨 사망


ㆍ10월 20일

대학동기 큰 딸이 골수에서 피 생성이 안 되는 희귀병으로 마음고생이 많다고 함(현재 치료 진행중)




2009년 또 하나의 목표는 금연으로 건강 챙기기였다.

잠시 끊었다 다시 피우기를 반복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다음 해로 넘겼다.

딸의 대학입시를 위해 가족모두가 긴장한 채 보낸 한 해였다.

특히 딸의 등하교를 위해 3년 동안 서울과 일산을 제 집 드나들 듯 차로 오간 아내의 노력이 딸의 대학합격으로 그나마 보상을 받은 2,009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