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려니 하고 살자.

by 이야 아저씨


얼마 전 아침에 일어나려 몸을 뒤척이는데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트림이 나고 속도 더부룩해 또 탈이 났구나 싶었다.

전날 저녁 잠깐 방심을 한 것이 실수였다.

흰쌀밥에 무생채 무침이 왜 그리 입맛을 당기던지!!

오랜만에 밥에 무생채를 비벼 두 그릇을 뚝딱 해치워 버렸다.

점심에 맛난 스파게티까지 먹었으니 속탈이 날만도 했다.

맛이 있어 보인다고, 먹고 싶다고 해서 무턱대고 먹어서는 안 되는 것인데!

어느덧 먹는 것에서도 욕심이 화를 부르는 나이가 되어버렸다.


비단 먹는 것뿐이겠는가?

건강을 챙기려다 화를 부르는 경우도 다반사다.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연구진에 따르면 인간은 60세와 44세에 급격한 신체변화를 겪으며, 특히 60대 초반에는 면역력이 약화되어 질병위험이 증가하고 근력과 관련된 변화가 심한 시기라고 한다.

건강 관련 방송이나 유튜브를 보면 근력운동은 60대 이후 홀로서기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운동 1순위로 꼽힌다.

"그래, 유산소보다는 근력운동에 더 집중해야겠네"

다음날부터 운동의 방향이 달라졌다.

걷기보다는 속도를 높여 달리기를 하게 되고, 근력운동을 위한 기구의 무게도 한두 단계 더 높이게 된다.

왠지 근육이 좀 더 단단해진 느낌이 들고 숨 가쁘게 뛰어 땀 흘린 만큼 건강해진 것 같아 흐뭇한 마음으로 헬스장을 나온다.

하지만 오래 지나지 않아 역효과가 나타난다.

갑자기 무릎이 따끔거리고 종아리에 근육통이 생겼다.

또 운동기구의 무게를 늘린 탓인지 온몸이 뻐근하고 여기저기가 아프다.

근테크를 하려다 통증테크를 한 격이 되었다.

그때서야 깨닫게 된다.

무리하지 말고 평소처럼 해야겠다는 것을.

그렇지만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라고 하지 않았던가?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실수를 또 반복하게 된다.


법적으로 정년이 되는 60세가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은퇴를 한다.

그래서 60대를 새로운 삶의 시작점이라고 한다.

본격적으로 육체적 노화가 시작되는 시기이기도 것이다.

이쯤 되면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이전과는 달라져야 한다.

중요하게 여겼던 인간관계의 범위도 다시 정립을 해야 하고, 만사를 시시비비 가리며 살아왔던 삶의 방식도 바꿔야 한다.

공자는 60세를 이순(耳順)이라고 했다..

귀가 순해져 사람들의 말을 객관적으로 듣고 이해할 수 있는 나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자신을 지탱하고 버텨준 사고방식을 바꾸지 못해 능력에 맞지 않는 자리를 탐하고 패거리를 모아 광장으로 뛰쳐나가는 이들이 많다.

기성세대로서의 사명감과 사회에 대한 마지막 기여라고 항변을 하지만 젊은이들의 눈에는 그저 노욕으로 비칠 뿐이다.

"I am still hungry"

탐욕을 정신적 성숙으로 채워야 할 나이에 아직도 이리저리 기웃거리며 육체적 노화와 맞서 싸우는 것을 인생의 훈장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나친 노욕은 결국 부메랑이 되어 자신의 육체와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게 되는 것이다.



삶이 늘 즐겁고 행복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이전에도 그랬지만 60대 이후의 삶도 마찬가지다.

오리려 실수를 회복할 기회가 주어지기 어렵고 예전처럼 세상 사람들의 기준에 맞춰 살아가는 것이 힘에 부치는 시기이기도 하다.

스스로 내려놓아야 할 것이 많은데 쉽게 내려놓지도 못한다.

가끔씩 불어오는 시원한 한줄기 바람이 있기에 사람들은 한여름 무더위를 견디며 살아간다.

스스로를 위로하며 살아가는 것이 노년의 인생이 아닐까?

아웅다웅할 필요 없이 세상만사 모든 일들을 그러려니 하고 가볍게 웃어넘기며 살자.

몸과 마음은 쭈~욱 펴고 욕심과 의욕은 조금씩 줄여 가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