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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 아저씨 May 04. 2022

나한테 장관 하라고 하면  어쩌지?

정말  쓸데없는 고민.


언강생심,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 같지만, 그래도 차분히  앉아 한번 생각이라도 해보자.


이것저것 꼼꼼히  따져봐야겠다.


능력은 되는가?

전공과 전력에  관계없더라도 지명만 해 주면 누구나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달려드는데 특정분야라면 나라고 못할  것도 없다.

어차피  일은 최고의 능력을  갖춘 실무자나  전문가들이 할 테고 장관은 합리적인  정책적 판단과 의사결정만 하는 것 아닌가?


인품은?

살아오면서 성격 나쁘다는 소리는 지 않았고,  리더로서 역할을 나름대로 훌륭하게 한 적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고민 시작 후 분도 지나기 전에  결론은 단호하게 "No"다.


대대손손 가문의 영광이랄 수  있는 자랑스러운  자리겠지만  능력은 차치하고라도 60년을  살아온 세월 동안 나에게  조그마한 티끌이  없을 수 없다.



나로서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을지라도  상대방에게 상처로 남아 있을지도 모를 들로 인해  생각지도 못한 비수가 칼날처럼 내게 날아들 수도 있다.


또한 과거의  잣대로 보면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일들도 지금의 법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불법적인 행위를  저지른 사례도 더러는 있을 것이다.


누구보다 법을  잘 지키고 한점 부끄럼 없이 살아왔다고  자부를 하지만 삶의 모든 과정을  샅샅이 추적하는 인사검증을 무난히 통과하기가 쉽진  않을 것 같다.


이  나라를  위해서 내가  반드시 필요한 자리라면  모든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도전하겠지만 세상에는   이외에도 해당분야에 능력 있는 분들이 도처에  많을  것이다.


세상이 어느 정도 투명해지고 인터넷의 급속한 발달로 웬만한 정보들은 누구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국가의 대계를 짊어질 사람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폭넓은 개인 정보공개로  인해 능력과 더불어 개인의 사생활에도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이제는 당연한  수순이 되어 버렸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한 점의 과오나 실수가  없는 사람이  있을까?


호의적일  수 없는  상대편의  잣대로 모든 일을  재단한다면 검증에서 살아남을 사람이 몇 명도 되지 않을 것이다.


감추고 싶었던 비밀이나 마음속 깊이  간직했던 아름다운 추억들이  어느 날 갑자기  마음의 짐이 되고,  상황에 따라서는  파렴치한  인간이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나뿐만이 아니라 열심히 살고 있는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뜻하지 않는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이 모든 희생을 감내하고라도 그  자리를  꿰어 찰만한 배포와 능력이 부족한 것이 나와 주변  지인들에게는 참 다행한  일이다.


혼자만의 괜한 욕심에 지인들의  마음을 졸이게 할  일은  없지 않겠는가?


항간에는 청문회가 없는 자리가 최고라고 한다.


그래서 자치단체장이나 국회의원직이 인기인가?


참으로 민망한 현실이긴 하지만, 부디 어느 자리이든 간에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사람들이 선택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물론 해당분야의 폭넓은 경험과 능력은 말할 것도

없다.


스스로의 거울에 비추어 떳떳하게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당하게  외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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