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야 아저씨 May 20. 2022

음식 예찬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을 한마디로 할 수 있을까?




"배 고플 때 먹는 음식이  가장  맛있다!!"


일견 맞는  말처럼 보이지만 인간의 생리적인 기본 욕구인 굶주림을 해결하는 차원이다 보니 음식의 맛에 대해 논할 것은  아닌 듯하다.


혼밥 : 냉동 삼겹살에 공기밥 한그릇




"엄마가 해 주는 음식이 최고지!!"


집을 떠나 객지 생활을 하거나  도시의 음식  맛에 지칠 때쯤이면 누구나 하는 말.


태어나서 처음으로 음식의 맛을 느끼게 되는 것이 바로 어머님이 해 주셨던 음식이다.


어머님이 해 주셨던  음식으로 처음으로  미각이 형성되고 자식들의 기억 속에는 맛있는 음식으로 저장된다.


그래서 엄마의 음식은  자식들에게 늘 맛있는  음식으로 기억된다.


음식은 정성과 손맛이 반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어린 자식을 위해 정성껏 준비한  식이 어찌 맛이  없을 수가 있겠는가?


어린 시절 어머님께서 손수 만들어 주신  음식은  생각만으로도 고향의 맛과 따뜻한 기억들을 떠오르게 한다.


어머님의 음식은 내 가족들의 입맛에는 단연코 최고의 음식이다.


그렇지만 가족을 제외한 일반인의  관점에서  보면, 최고의 맛이라 하기에는 뭔가 좀  부족한  면이 있긴 하.



장성한 자식을  위한  엄마의  밥상





"아내가 해주는 음식, 집밥이 최고야!!"


외식문화와 배달음식 문화가 대세인 요즘은 이 말을 듣기가 쉽지 않.


결혼 전 여성들이 대부분 직장생활을 하느라

과거처럼 집안일을 배울 기회가 거의 없다.


결혼을 해서도 팍팍한 살림살이를 해결하려면 맞벌이가 필수인  시대가 되어 버렸다.


그러다 보니 바쁜 아내의 손 맛을 기대한다는 것은 남편들에게 점점 희망사항이 되어 버렸다.


드물기는 하지만 남편의 손 맛이 더 나은 경우도 종종 TV에  방영되기도 한다.


어머니의 음식에 길들여진 남자들의 입맛을 이제는 아내의 솜씨로 대체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나는 아직도 "집밥이 최고라고 당당(?)하게 외칠 수 있다."


아부성  발언이  아니라 아내에게는 음식 만들기에  타고난 재주도  조금은 있는 것 같고 음식에 대한 열정도 많다.


그 열정으로 쓸모는 없지만 한식 요리사 자격증을 취득해 놓은 벌써 30년 정도가 되었다.


아직도 집에서 유튜브를 보며 빵 만들기에 여념이  없을 때가 많다.


만들어 놓은 음식이나 빵에 대한 열정적인   피드백 이 부족해서  많이 혼나기도 하지만  그래도 집사람이  음식을 잘한다는 것이 나에겐 큰 기쁨이다.


아내가 만든 식빵




그렇다면 가장 맛있는 음식은 뭘까?


음식에 대한 개인의 호불호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의 답이 나올 것이다.


누가 내게 묻는다면,

"가장 비싼 요리가 최고 맛있는 음식이다."라고 주저함 없이 말할 수 있다.


최고의 요리사가 다양하고 신선한 최고의 재료로 하는 음식은 당연히 최고로  맛있는 음식일 것이다.


많이 경험해 보진  못했지만 고급 요리는 신선한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게 하고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소스를 곁들여 먹을  수 있게 준비된 경우가 많았다.


그에 더해 좋은 분위기의 장소와 빈틈없는 서비스는 기본으로 제공된다.


"좋은 재료만 있으면 누군들 최고의 요리를 못하겠는가?"라고 혹자는 말하겠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요리에 대한 수없이 많은 실패와 학습경험이 있는 요리사만이 좋은 재료에  적합하게 곁들일 수 있는 소스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최고의 요리를 맛보기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최고의 음식을 먹어보기를 원하지만 값비싼 비용을 치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특별한 경우에는 예외이겠지만 그래서 어느 정도 가성비가 높은  음식이 맛  평가에  있어 차순위를 차지한다.


일반인들의 맛집이라고 평가받는 곳이 대부분 가성비가  뛰어난 곳이다.


조금 부담은 되지만 가족이나 지인들을  위해서 과감히 지갑을 열 수 있는 곳이  바로 이런  음식점들이다.


지역의 특색 있는 제철 재료의 특성을 잘 살리고 오랜 경험을 곁들인 소스로 음식의 풍미를 살린 맛집들이 요즘은 지역 곳곳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음식 맛의 마지막 순위를 꼽으라면 지방여행 중 우연히 찾게 되는  백반 한상차림을 꼽을 것 같다.


수일간 여행을 다니다 보면 내로라하는 맛집의 음식에 지칠 때가  있다.


그때 가장  생각나는 것이  집밥이다.

다시 말해 엄마나 아내가 해주는 밥이다


우연히 들른  백반집에서 방금 퍼낸 따뜻한 쌀밥에 어설프게 끓여낸 된장국, 김치찌개에 정갈한 반찬  몇 가지를 차린 백반 상을 맞이하는 순간 여행의 피로가 한순간에  날아가는 느낌이 든다.


과거에는 여행 중 이런 음식점들을 가끔씩 발견하고 지인들에게 아주 비밀스럽게 알려주기도 했다.


그렇지만 인터넷과 SNS의 보급으로 이런 정겨운 음식점들이 대부분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곳으로 바뀌고 본래의 분위기나  맛이 완전히 바뀐 곳이 많다.


나로서야 아쉬움이지만 주인의 입장에서 보면 고생 끝에 낙이라고 할 수는  있겠다.


세속에  물들면 원래의  맛과 정감이 사라진다고 하지만, 아직은 여행객들에게 좋은 먹거리를  제공해 주는 집들이 곳곳에 많은 듯하다.


찾아서 일일이 소개해 주고 싶지만 손님이  많아지면 레시피가 바뀌어  원래의 맛을 잃을까  두렵기도 하다.


그래도 다른 여행객들도 음식의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내 기억 속의 맛집들을 다시 한번 찾아서 정리를 해 둬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나한테 장관 하라고 하면 어쩌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