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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 아저씨 Dec 10. 2022

관면 혼배


이 주전 오전 11시, 아들의 관면 혼배가 일산 마두동 성당에서 있었다.


내년 4월 결혼을 앞둔 아들과 예비신부가 아내의  권유를 흔쾌히 받아들여 준비한 결과였다.



아들과 예비신부, 신랑과 신부 측 증인  그리고 우리 가족(나와 아내, 딸 부부와 태어난 지 4개월이 지난 외손녀)과 딸의 대모이자  아내의 친한 후배만이 참석했다.


신부님의 집전하에 간략하게 치러졌지만 나름대로 의미 있는 행사였다.



그로 인해 우리 가족들에게 아들의 여자 친구는 이제 가족의 일원으로 한 성큼 다가선 기분이었다.


여자 친구도 앞으로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우리 가족들과 어울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이전에 몇 번 만난 적도 있었고 이미 양가 부모님과 상견례도 했었지만 가톨릭 의식에 따른 혼인성사를 치름으로써  두 사람이 하느님 앞에서 혼인약속을 굳게 맺은 것이다.


 

우리 가족은 이미 오래전에 세례와 견진성사를  받았다.


아내는 일산으로 이사 오기 전 90년대 초반, 서울 신림동 성당에서 세례를 받았고 나와 아들 그리고 결혼한 딸은  마두동에 거주할 당시 집사람의 권유로  마두동 성당에서  세례를 받았다.


그 이후  나는 미사에 가끔씩 참여를 했지만 딸과 아들은 아마도 냉담 기간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딸도 결혼 전 식사동 성당에서 관면 혼배를 했고, 결국은 아들도 마두동 성당에서 성사를 치렀다.


비가톨릭 신자인 예비 며느리가 시어머니의

바람을 지켜주려는 정성이 갸륵하기도 했지만, 평소에 늘 냉담이 일상인 아들이 여자 친구와 관면 혼배를  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 내게는 더 놀라운 사실이었다.


조금은 시간이 걸리고 불편한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같이 살아가고 사랑하는 사람이 원했을  때 기꺼이  해 줄 수 있는 마음."


아들의 그 마음이 기특하면서 감사하기까지 했다.


예식장과 신혼여행지도 정해졌고, 웨딩촬영도 끝났다고 한다.


이제 법적인 혼인신고와 일반 결혼식 행사만 4개월 남짓 남겨두고 있다.


남은 기간 동안 좋은 일들있진 않겠지만, 혼인성사에서 약속했듯 사랑하고 이해하는 마음으로 늘 함께하고,

오래오래  행복했으면 하고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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