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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원 Mar 28. 2024

마이너스 1점입니다!

13일간 펼쳐질 선거운동의 첫날

서울 시내버스가 총파업하고, 우산을 쓰지 않기에는 애매한 비가 내리는 오늘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의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오늘부터 선거일까지 나는 여러 장의 명함과 인심 좋은 미소를 장착한 후보자들의 현수막을 하루종일 보아야 하고, 확성기 넘어 들려오는 간절한 목소리를 나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지역을 넘나들며 청취하게 된다. 조금 전에는 휴대전화로 웹서핑을 하다 지역구 후보자의 배너광고를 마주하기도 했다.


선거운동은 진화했지만,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버스 총파업으로 유난히도 지하철역에 사람이 몰린 오늘. 남녀노소로 적절히 구성된 선거사무원들은 황사비를 맞으며 지하철역 출구 앞에서 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지만, 국회의원 후보자와 ‘OOO의 아내’라고 적힌 점퍼를 입은 사모님 및 그들의 보좌진들은 커다란 건물의 처마 밑에서 선거사무원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대며 하하 호호 웃음꽃을 피워냈다.


물론 내가 목격한 모습이 선거운동에 열중하다 쉬고 있는 단편적인 모습일지도 모르고, 오랜 시간을 지켜본 것도 아니기에 섣부른 판단을 내리는 것일 수도 있지만, 선거운동의 첫날 내가 마주한 정치의 모습은 여전히도 구태의연한 과거에 머물러 있었다.


아직 13일이라는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이 남았고 후보자의 공약들을 살펴보지 못했지만 선거운동의 첫날 일단 저 후보는 (나로부터) 마이너스 1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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