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견

한사코 포기를 모르는 마음

by joni


나는 계속해서 강변을 따라 걷는다.

강물을 건너뛰는 새들처럼 떠나는 자, 머무르는 자, 길을 잃은 자, 나아가는 자들이 따로 또 같이 이 강변을 겅중겅중 건너뛰고 있다.

나는 강변을 따라 걷다 말고 저 멀리 건너편의 새들을 바라본다.

미루고 버티고 매달려 온 오렌지빛 계절마저 끝나고 마침내 겨울에 쫓겨 떠나기로 되어 있던 잿빛 왜가리와

춥고 희망 없는 이 종말의 계절을 직면하고자 강변으로 찾아오는 초록빛 청둥오리는

사실 서로 그리 다르지 않았다.

강은 사계절을 온몸으로 맞으며 지구의 전 생애를 따라 흐르고,

나는 유난스럽게 울며 불며 그저 강변을 따라 걸을 따름이며,

이 모든 철새들과 우리들이 강변에 머무르고 또 흐르는 동안

계절은 일 년에 네 번씩 차곡차곡 새 그림을 쌓아 올려

천년에 걸쳐 태산을 옮기듯 생애의 역사를 적는다.

나는 차가운 바람에 부러지는 나뭇가지에 채찍질을 당하면서도 꿋꿋이 강변을 걷기로 했을 뿐인데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했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세로로 가로지르는 칼날 같은 다리의 그림자와

다리 위에서부터 쏟아져내려 강물 속으로 풍덩풍덩 빠지는 많은 절망들을 똑바로 바라보면서도

나는 강변을 따라 이 추운 계절을 관통하고 있다.

다리 아래 강변은 다리 위에서 쏟아지고도 살아남은 자들의 새소리로 가득 찼다.

계절을 막론하고 언제나 묵묵히 또 시끌벅적하게 뜨겁고 차가운 강물은 흐른다.

두터운 패딩 속 오리털로 몸을 감싸고 부르르 떨면서 우리들이 강변을 따라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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