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해 본 사람은 안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행동, 상대적 우위에서 나오는 힘의 과시. 그리고 당하는 사람의 무력함. 필자는 군 생활을 6년 4개월을 하여 갑 위치도 을 위치도 경험해 보았다. 그리고 군생활이후 지금 직장에서는 대부분 을 위치에 있다.
재미있게 본 웹툰 중에 ‘송곳’이라는 웹툰이 있다. 그 웹툰에서 이런 대사가 나온다.
‘인간에 대한 존중은 두려움에서 나오는 거요. 살아있는 인간은 빼앗기면 화를 내고 맞으면 맞서서 싸웁니다.’ 좋은 대책이다. 하지만 이 말대로 하기에 세상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워낙 압도적인 상대다 보니 저항했을 때 후폭풍이 나뿐 아니라 동료, 나아가 부서 전체까지 올 경우도 있고 결과적으로 동료 및 부서 사람들에게도 눈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갑질을 당한 직후 동료들에게 하소연을 하면 위로해준다. 다만 어디까지나 자신들에게 피해가 없을 경우에만. 만약 자신들에게 조금이라도 피해가 온다면 위로 대신 비난을 한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좋은 동료들은 같이 분노하고 분노의 화살을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에게 정확히 돌린다. 하지만 내가 경험해 본 바 그런 사람들은 드물다.
요즘은 아니겠지만 예전 내가 군생활을 할 때만 해도 ‘연대책임’이라는 것을 효과적인 통제수단으로 이용했다. 한 사람이 잘못을 했을 때 혹은 잘못이 아니더라도 지휘관의 심기를 거슬리게 하면 ‘연대책임’이라는 통제 방법으로 효율적인 병력 관리가 가능했다.
사회생활도 마찬가지다. 갑에게 을이 반항하려고 하면 갑은 ‘을’의 주변 사람들에게 불이익을 주고 ‘을’은 ‘갑’보다 죄 없는 주변인들의 시선이 두려워 갑을 따르게 된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과 상관없는 일은 한 없이 관대하지만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불이익이 오는 일에는 간장종지만큼 속이 좁아진다. 그 특성을 이용해서 ‘갑’은 ‘을’을 고립시킨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되냐는 물음에 나도 쉽사리 답을 할 수가 없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웹툰 속 대사처럼 인간에 대한 존중은 두려움에서 나온다는 것. 갑질을 당하면 분명히 화를 내고 분노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갑은 갑질을 갑질이라고 인지조차 못하게 될 것이고 상황은 악화될 것이다.
지렁이도 심하게 꿈틀거리면 밟기 힘들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