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onju Apr 08. 2020

30대는 너무 빨리 왔다.

2020 4 4 토요일

30살은 너무 빨리 왔다.

나는 지금 부모님 ,   침대에 앉아 일기를 쓰고 있다.
노란 스탠드 불만 하나 켜놓고 5년이 넘었지만  번도 고장   없는 노트북을 켰다.
남자 친구의 전화 너머 스무 살짜리 친구의 연애 이야기를 영웅담처럼 듣고  , 나이 타령을 하려 글을 쓰려다 문득  방을 둘러보았다.

어제 인터넷 주문으로  봄옷, 30 처음으로 샀던 명품 시계와 주얼리, 28  연애  그에게서 받은 인형들, 26살부터 4 동안 다닌  직장에서 만든 미술 교과서, 25 처음 그림책 작가가 되어야겠다고 마음먹고 모았던 자료들, 24 대학 졸업 작품으로 만들었던 주얼리 세트, 심지어 초등학생  쓰던 스케치북까지 역사가 담겼다.

짐이 너무 많다.

처음  집에 이사 왔을 때는 대학교 3, 4학년 때였는데, 그동안 모은 돈으로 엄마가  아파트를 분양받았었다.  아파트는 처음이었다. 벽지가 예뻤고, 깨끗했고,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었다. 그때는  방이 정말 마음에 들었는데, 지금은 한없이 비좁고 짐이 너무 많게 느껴진다.  갖다 버리고 싶다.

서른 살이 넘으니 확실히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확고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내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크게 말하고 싶다. 하고 싶은 분야에서 경력을 쌓지도 않았고, 돈을 많이 벌지도 못했고, 심지어 지금은 퇴사까지  상태이다. 하지만 왠지  짐을  정리하고 나면 내가 되고 싶던 내가 되어 있을  같은 기분이다.

 바탕  인생에서 생긴 짐들을 털어 버릴 시기가   같다.


작가의 이전글 인덕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