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리크 쥐스킨트
겨울이면 어김없이 돌아오는 무기력의 늪에 빠져 그림도 안 그리고 허우적거리다 드디어 탈출했다.
파트리크 쥐스킨트 작가의 소설책에 푹 빠져 이렇게 탈출할 수 있었는데 이 과정이 꽤나 연속적이어서 재밌다.
예전에 장 자끄 상페라는 일러스트 작가의 따뜻한 그림이 좋아 그가 삽화 작업을 한 좀머 씨 이야기라는 소설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현재도 내 인생의 베스트 1로 꼽는 이 책은 파트리크 쥐스킨트가 쓴 소설로, 따뜻한데 먹먹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쉽게 쓰인 이 소설은 단숨에 읽어버릴 수 있을 정도로 호흡이 빠르고, 친숙하다.
손에 잘 가는 화장품이 있는 것처럼 무기력에 빠진 나는 얼마 전 이 책을 손에 쥐고 단숨에 읽어버렸다.
그러다 문득, 이제 그림보다 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이 작가가 쓴 글을 모조리 읽어보리라 하며 책을 주문했고, 오늘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비둘기라는 책 하나를 또 완독 했다.
또다시 너무 좋은 작품이라 충격까지 왔다. 이 책을 이제야 봤다니! 이제야 이 작가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니!
그가 빠른 호흡으로 술술 엮어내는 이야기들은 mbti가 enfp인 나조차 단숨에 집중하게 하였다. 그리고 그가 담은 일련의 인생에 대한 관찰자 같은 표현은 나의 삶에 대한 질문도 던지게 만들었다.
그림 작가에서 글 작가로, 책에서 다른 책으로, 이어지는 나의 관심은 작가라는 직업에 대한 로망을 더 크게 만들었다.
책을 읽고 기뻐한 적이 별로 없었는데, 이 책들을 읽고 무기력증이 사라졌고 다시 그림을 그리려 새 스케치북도 사게 되었다.
좋은 작가란 이와 같이 사람들을 행동하게 만드는 작가인 것 같다. 내 나름의 그런 가치관이 생기게 된 귀중한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