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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현모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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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현모 Nov 27. 2018

성공한 리더와 성공하는 리더의 차이

<초격차>

    성공한 리더와 성공하는 리더는 다르다. 끽해야 한 글자 차이지만, 그 안에 담겨 있는 의미는 명백히 다르다. 성공한 리더는 이전까지 성공한 리더이며, 성공하는 리더는 꾸준히 앞으로도 성공하는 리더다. '성공한'이라는 형용사는 과거에, '성공하는'이라는 형용사는 미래에 방점이 찍혀있다. 성공한 리더는 퍼포먼스 기준이고, 성공하는 리더는 캐릭터 중심이다. 전자는 점이고, 후자는 선이다.


    성공은 완성형이 아니라 진행형이어야 한다. 나아가 미래형이어야 한다. 오늘의 성공은 오늘까지의 성공일 뿐, 내일의 성공을 보장하지 못한다. 전 세계 1등 기업이던 마이크로소프트도 침체기를 겪었다. 한때 스타크래프트의 아이콘이던 마재윤은 과거의 영광에 취한 나머지 승부조작이라는 함정에 빠졌다.


    상황에 맞지 않게 변하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하다. 가장 적합한 기업만 생존한다. 따라서 기업 (나아가 개인) 은 항상 선제적으로 변화를 주도하고, 변신해서 생존하라는 이야기가 책의 주제다. 그렇게 변신하고 생존한 기업은 타 기업과 남다른 격을 보이고 '초격차'를 만들어내 산업 전체를 이끌 수 있다고 한다. 한국을 넘어 전 세계에서 그 위용을 뽐낸 삼성전자의 부회장이 하는 말이니 반박하기 어렵다.


초일류 리더의 비밀


    그래. 여기까진 모든 리더의 공통분모다. 그렇다면, 격차를 만드는 초일류 리더는 무엇이 다를까? 초격차를 만들어내는 특급 리더가 되기 위해선 지금이 아니라 내일을 바라봐야 한다. 모든 결정과 통찰의 축이 오늘이 아닌 내일, 그리고 미래에 있어야 한다. 하벌하먹이 아니라 영속적인 성장과 생존을 위해서 말이다. 오늘을 버티기 위한 변화가 아니라 내일의 생존을 위한 변화를 고민해야 한다.


    오늘의 성공요인이 내일엔 실패 요인이 될 수 있다. 오늘의 캐시카우가 내일엔 기업의 변화를 막는 고인물이 될 수 있다. 말은 쉽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너무나 당연한데, 쉽게 파악하고 인정하지 못한다. 그 누가 지금의 성공요인을 부정적으로 바라볼 텐가. 매출 잘 내는 부서를 그 누가 부정적으로 볼까. 당연히, 지금 사업을 불태우란 말이 아니다. 단지, 지금에 안주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그래서 기존 사업은 최대한 효율을 높이는 '개선'을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내일을 위해 혁신해야 한다.


    데이터 기반 방법론과 성과주의의 함정이 여기에 있다. 데이터에 따라 의사 결정한다는 이야기는 기존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부분의 효율을 최대한 높이겠다는 이야기다. 반대로, 지금 매출이 찍히지 않는 분야는 과감하게 내치겠다는 이야기다. 성과주의도 마찬가지다. 지금 성과가 나오는 분야 위주로 사업을 발전시키고, 인재를 채용하는 것은 역으로 지금을 답습하겠다는 이야기다. 내일이 아니라 지금을 살아가는 전문경영인 체제의 함정이기도 하다.


리더는 나침반이다.


    이 책은 끊임없이 미래에 생존하는 법을 이야기한다. HOW TO SURVIVE를 말하기 전에, WHAT IS SURVIVE를 논해야 한다. 책은 생존이란 단순 성장을 넘어서 사회에 또 다른 가치를 창출해, 사회에 기여하는 일이라고 한다. 조금 삐뚤게 말하자면, 이 가치 없는 세상은 꿈도 꾸지 못하게끔, 다시 이것 없는 세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게끔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란 이야기다. 마치 삼성 페이 없이 살 수 없는 몸이 된 나처럼 말이다. 단순히 지금을 개선해 매출을 극도로 끌어올리는 게 아니라, 없던 가치를 만들어야만 미래 생존이 가능하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만큼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있는 커뮤니티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선, 유일무이한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


    기업은 개인과 다르다. 개인은 내 몸 하나 건사하면 되지만, 기업은 기업을 건사하기 위해서 개개인을 돌보고 시스템을 짜야한다. 난 내 스케쥴러 하나만 짜지만, 내 상사는 나를 비롯한 수많은 사원의 스케쥴러를 봐야 하듯 말이다.


    초격차를 만들어 내기 위해, 아니 생존하기 위해 기업은 구조를 바꾸고 인재를 적합하게 배치한다. 사일로를 방지하고, 최적의 산출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효율적으로 구조를 짠다. 나아가 미래를 위해 기존 산업의 효율을 끌어올리고, 신산업으로 진출을 준비한다. 구조조정은 나쁘기만 한 놈이 아니다.


    그 조직의 정점에 있는 리더는 무엇을 해야 할까. 리더는 선제적 변화를 위해 미래에 무엇이 필요할지 끊임없이 통찰해야 한다. 통찰하고, 선택해야 한다. 그 선택에 따라 실행하고, 그 실행을 꾸준히 지속해야 한다. 그래서 대표는 뇌다. 대표가 뉴런부터 손톱까지 모든 부위가 되어야 하는 스타트업이 아닌 이상 대표는 뇌로서 집중해야 한다.

    기업을 이끄는 리더는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조직도, 인재, 문화를 고민해야 한다. 기업 지향점에 알맞은 조직도를 짜고, 필요 없으면 가차 없이 쳐내야 한다. 그 조직도에 맞는 인재를 배치시키는 동시에 미래의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 후배를 키우지 못하는 상사는 좋은 상사가 아니듯, 미래 세대가 끊긴 기업은 미래가 없다.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게 벼랑 끝까지 밀어붙이고 실패는 냉혹하게 점검하되, 실패를 용납해야 한다. 실패는 멈추는 정지선이 아니라 배우는 디딤돌이어야 한다.



혁신은 태도다


    미래에도 생존하기 위해선 끊임없이 변해야 한다. 변화에 열려있는 자세가 곧 혁신이자 격차를 만들어내는 무기다. 결국, 혁신은 완벽한 산물이라기보다 변화에 대한 태도에 가깝다. 변화에 대한 열린 태도가 곧 혁신이다. 따라서 혁신적 제품이라는 산출물보다 이를 만들어내는 혁신적 태도에 집중해야 한다.


    불확실한 시대에 태도는 더더욱 중요해진다. 바뀌지 않는 것은 없다는 사실만 바뀌지 않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시장 상황은 끊임없이 바뀐다. 필요한 스킬도 그새 바뀐다. 필요한 스킬과 역량을 순식간에 배우고 흡수하는 사람만 살아남는다. 시시각각 바뀌는 상황에 시시각각 대응하지 않으면 퇴물이 되기 십상이다. 롤에 비유해보자. 메타가 바뀌면, 그 메타를 활용하는 팀이 있고 기존 메타로 대항하는 팀이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기존 메타로 대항하는 팀은 결국 무너진다. 기존 메타를 아무리 잘 활용해도, 새로운 메타가 그걸 박살내기 마련이다.


    새 메타를 받아들이기 위해선 기존의 모든 것을 부정해야 한다. 본능과의 싸움이다. 기존 메타로 충분히 좋은 성적을 냈는데, 굳이 그걸 왜 해야 하나 싶다. 그러니까 새 메타를 비하하게 되고, 무시한다. 그 메타가 천지를 잡아먹으면 그때서야 움직이지만 이미 글렀다.


    콘텐츠로 예를 들면, 콘텐츠 제작을 '비용'으로 볼지 혹은 '투자'로 볼지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진다. 콘텐츠는 주사위 굴리는 산업이다. 너무나 흥할 것 같은 놈이 망하고, 이게는 무조건 망한다 싶은 놈이 흥한다. 모든 산업이 그렇지만, 콘텐츠는 더 그렇다. 그래서 기존 산업은 콘텐츠 제작을 비용으로 보았다. 하지만 CJ ENM은 이를 비용이 아닌 투자로 보았다. 그래서 변화를 이끌어냈고, 지상파 위주의 방송 권력을 해체했다.


    조직원들의 변화에 대한 열린 태도가 혁신을 만들어낸다. 결국, 격차를 만들어내는 리더가 되기 위해선 구성원들로 하여금 변화에 열려있는 태도를 갖게 해야 한다. 앞서 말한 조직도, 인재 배치, 조직 문화 배양 모두 저 열린 태도를 갖기 위함이다.


스페셜리스트를 넘어 스페셜 원


    그렇다면, 남다른 노동자가 되고 뛰어나게 성장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젊은 나이엔 스페셜리스트, 조금 지난 이후엔 제네럴리스트가 되어야 한다고들 말한다. 내 나와바리를 파서 퍼포먼스와 포텐셜을 인정받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조직 전체의 비전을 짜고 운영하는 제네럴리스트가 되는 공식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에 스페셜해져야 할까? 중국어? 영어? 통계? 프로그래밍? 시시각각 바뀐다. 특히나 문돌이는 암담하다.


    스페셜리스트는 좋은 부품이다. 우리는 스페셜리스트를 넘어 스페셜 원이 되어야 한다. 스페셜 원이 되기 위해선 남다른 태도가 필요하다. 배움과 도전에 열려있고, 모든 일이 내 일이라고 생각하는 자세다. 흔히들 신입사원에게 열린 태도를 강조하는데, 이건 모든 사회인에게 필요한 태도다. 성장을 위한 태도이기 때문이다.


    열린 태도를 갖기 위해 본능과 싸워야 한다. 추우면 침대에 기어들어가고 싶듯이, 일을 하다 보면 있는 그대로 하고 싶다. 새로운 변화를 마주하면 기존 메커니즘으로 쳐내고 싶다. 나 같아도 그렇다. 나의 일과 너의 일을 구분하고 싶다. 그래야 내 일에만 집중한다는 핑계로 면피할 수 있다. 남의 일에 신경 쓰는 건 그렇게 귀찮은 일이다. 그래. 오지랖 넓은 애들은 인간의 본능을 이긴 위대한 애들이다.


    결국, 지금을 이겨내고 모든 선택의 기준을 미래에 두어야만 초격차를 만들어내는 기업이 될 수 있듯이, 우리 개인도 지금에 안주하지 않아야만 스페셜 원이 될 수 있다. 세상은 양극화되고, 스페셜해지지 않으면 너무나 쉽게 대체된다. 양적 인풋이 아니라 질적 인풋이 더욱 중요해진다. 야근을 많이 한다고 해서 박수받는 세상이 아니다. 그래서 우린 더더욱 스페셜해져야 한다. 당연하지만 이뤄내기 어렵다. 쉬운 말이지만 너무나 냉혹하다. 글로 쓰기는 쉽지만, 몸에 아로새기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렇게, 초격차를 글로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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