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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현모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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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현모 Jun 06. 2019

<다크피닉스 넘 아쉬움> -

스포있습니다



1. 어제 천호아이맥스에서 봤는데, 아포칼립스보다 낫지만 아쉬움은 여전합니다. 엑스맨은 오리지널 시리즈도 그렇고, 이번 시리즈도 그렇고 2까지만 멀쩡하고 3부터는 맛탱이가 가는 기묘한 프랜차이즈인듯. 


2. 아포칼립스가 진짜 별로였던 이유는 그 끝판왕이 너무나 쉽게 훅갔기 때문. 시민을 바로 바사삭 가루로 만들고, 염동력으로 찰스도 조지고, 매그니토랑 사이클롭스가 똥꼬 빠지게 힘을 쒀도 눈깜짝 안하던 애가 피닉스가 크와오아왕왕 하니까 끝남. 엥? 이거 최초의 뮤턴트 맞냐;;


3. 빌런이 빌런되는 이유도 공감이 안 갔죠. 아니 타노스처럼 미친 거인이라든지, 과거 매그니토처럼 뮤턴트 차별에 화를 내는 것도 아니고. 그냥 쿠와왕 나는 킹왕짱 최초의 뮤턴트니까 세계를 지배한다 이거는 너무 했으요.. 


4. 그러니까 요약하면 1) 빌런에 이입이 안됨 2) 빌런이 너무 허무하게 죽음 3) 카리스마 부족 이정도. 사람들이 역대급 빌런이라 부르는 데오퓨 센티넬의 발톱의 때보다 못함.


5. 여기서부터 스포. 그런데, 이 문제가 다크 피닉스에서도 또 생겨납니다.


6. 사실 피닉스가 흑화하는 것은 오리지널 엑스맨 3에서도 그랬고, 아포칼립스 마지막에서도 그랬으니 다 알고는 있었어요. 그런데 다크 피닉스에서 그 이유가 너무 중2병스럽습니다. 우에에에엥 찰스는 날 속였고 매그니토는 나를 안받아줘 우에에에에에에엥. 어라 제시카 차스테인 넌 날 알아주네? 꾸에에 우쭈쭈해주는 제시카 챠스테인 쨩 >< 이러면서 흑화합니다. 


7. 다크 피닉스라는 웅장한 이름에 비해 너무 중2병스럽고, 다시 착해지는 것도 유치합니다. "그래,,가조쿠,,,후후,,"이러면서 다시 착해지는 게 말이 됩니까? 맥이 툭하고 빠집니다. 


진짜 더 화나는 건, 진 그레이의 감정에 이입이 너무 안되기 때문입니다. 카메라로 주인공들의 얼굴을 엄청 클로즈업해서 보여주고, 감정선을 느끼라고 '강요'하는데 진짜 그 흑화하는 이유가 너무 유치하고 근거도 없어서 공감이 안 갑니다.


사실 진그레이의 상황은 충분히 비극적입니다. 자신이 알고 있던 세계가 거짓투성이였고 가족이 날 속였으니까요. 토르 라그나로크에서 오딘이랑 토르, 캡아 윈터솔져에서 쉴드랑 캡아, 블랙팬서에서 블팬이랑 아빠, 캡틴 마블에서 캡마랑 그 주드로랑 비슷한 관계죠. 


근데 대사가 너무 중2병스럽고, 비극적으로 그려지지 않아서 감정이입 불가합니다. 


8. 솔직히 이 영화에서 매력적인 캐릭터는 영화 초기 찰스뿐입니다. 자신의 목적 (뮤턴트와 인간의 조화) 을 지키기 위해 엑스맨을 위험한 임무에 보내는 찰스는 희생을 강요하는 위선자에 가깝죠. 그리고 미스틱은 찰스의 완벽한 안티 태제입니다. 


근데 이 미스틱이 너무 허무하게 퇴장합니다. 영화 한 1/3쯤 왔을 때 퇴장하고, 일언반구없습니다. 그러다가 찰스는 갑자기 착해지고, 진그레이를 죽이려던 매그니토도 갑자기 착해집니다. 어처구니 없습니다.


차라리 매그니토가 진그레이를 죽이려다가 멈추는 장면을 더 처절하게 그렸으면 좋았을 텐데요. 시빌 워에서 그려진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의 갈등처럼 진그레이와 찰스의 갈등을 그려내고, 진그레이를 이 안에 녹여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엑퍼클, 데오퓨, 아포칼립스보다 더 감정에 집중했는데 전혀 느껴지지 않아서 실망입니다.


9. 물론 액션씬은 화려합니다. 그전까지 처리 취급받던 나이트크롤러와 스톰이 대활약하고, 매그니토는 여전히 멋집니다. 솔직히 영화를 다 보면, 매그니토 연기 말곤 느껴지는 게 없습니다. 


아 그런데 예고편이 전부입니다. 예고편에 나온 액션씬이 진짜 전부예요. 엄청나게 대단한 시퀀스가 더 나오진 않아요...


아, 마블이 슈퍼히어로 영화에 대한 평가기준을 너무나 높여놨습니다. 내 눈을 너무 높여버려서 이걸로 만족할 수가 없어요. 마블 욕하지 맙시다. 마블만큼 슈퍼히어로 영화 잘 뽑는 곳도 없습니다..스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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