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처에서 본 소위 '성장하는 사람'은 모두 삶과 일을 동기화시켰다. 삶과 일을 두 개의 상반되는 개념으로 보아 밸런스를 맞추지 않고, 서로 연결되는 개념으로 보았다. 일을 하면서도 본인이 집중하고 쉴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 여가 활동 중에서도 일과 관련된 포인트를 잡아 일에 반영한다. 생산적 여가다.
재택근무는 이 삶과 일의 동기화에 대한 시험대다. 재택근무는 본인이 가장 편해지는 일상의 한 복판에서 일을 하는 방식이다. 출퇴근 시간을 압도적으로 줄이고, 시공간의 자유를 얻는다. 하지만 그만큼 집중하기 어렵다. 침대,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모든 것들이 유혹이다. 시험 기간 때마다 책상 청소를 하는 학생 마음과 같다.
일상의 한 복판에서도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은 삶의 한 복판에서도 일에 대한 인사이트를 찾아낼 수 있다. 삶과 일을 분리시키지 않고 서로가 상승효과를 주고 선순환시킬 수 있는 고리로 본다. 동기화는 이 선순환을 이루기 위한 방법론이다. 클라우드로 생각하면 쉽다. 쉬면서도 업무 클라우드에 인사이트를 집어넣고, 일하면서도 휴식을 위해 업무 클라우드를 정리하는 셈. 실시간으로 하냐 보다 그 날 안에 하느냐가 중요하다.
미디어 스타트업은 역동적이었다. 커피를 마시면서 '그거 해볼까'라고 누군가 말하면 몇 시간 뒤에 기획안으로 함께 이야기했다. 대학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같이 밥을 먹고 수업 과제를 이야기하다 보면 자연스레 보고서 아이디어가 나왔다. 쉬면서 나온 이야기를 정리하고 시사점을 도출하는 분석력, 곧바로 업무에 적용시키는 신속성과 실제로 해내는 실행력이 필요하다.
일과 삶의 칼 같은 분리는 불가하다. 그렇다고 일과 삶을 하나로 합칠 필요도 없다. 일은 우리 삶의 일부분이지, 전체가 아니다. 결국, 일과 삶을 선택적으로 동기화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삶의 일부이겠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전부인 커리어에서 성장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