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겪을 메타버스 시대 필수교과서 드라마
최근 각 방송국이 옛날 사극은 물론이고, 시트콤까지 유튜브로 풀어주고 있습니다.
정말 재밌게 보고, 감탄했던 드라마들인데 지금 다시 보면 약간은 오그라들고, 시대에 뒤처진 문제적인 대사가 많은 예도 있어요. 대체 그때는 뭐가 그리 재밌었는지, 이해 가지 않기도 하고요.
반면, 시간이 지나고 다시 봐도 정말 재밌는 드라마도 있습니다. 재미를 넘어 더욱 감탄하기도 하죠. 오늘 말씀드릴 <웨스트월드>가 그렇습니다.
웨스트월드는 HBO가 제작한 드라마로, 현재 왓챠에서 전 시즌을 독점 송출하고 있는 단독 콘텐츠입니다. ‘어떤 드라마를 볼지 애매하면 HBO’라고 말할 정도로 드라마 명가인 HBO가 제작했기에 믿고 볼 수 있는 수작입니다. 그 명성에 걸맞게 왓챠추천작이기도 합니다
믿고 보는 드라마 명가에 전 세계 1티어 배우를 더했습니다. 배우 라인업도 어마무시합니다. 얼마 전에 있었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더 파더’로 남우 주연상을 받은 앤서니 홉킨스도 나오고,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로 한국과 연이 깊은 배우 에드 해리스도 나옵니다. 골든 글로브, 에미상, 토니상을 모두 거머쥔 명품 배우 제프리 라이트도 주요 역할로 분합니다.
제작진도 어마무시합니다. 클로버필드, 미션임파서블, 스타워즈 등 헐리우드 최고 프랜차이즈를 제작한 JJ 에이브람스와 다크나이트, 인터스텔라를 제작한 조너선 놀란이 이 드라마의 제작진입니다. 한국으로 치면 봉준호, 박찬욱 감독이 드라마 제작을 하는 셈이죠. 이 정도는 되어야 저런 배우들을 데려올 수 있나 싶기도 합니다.
그런데, 사실 이 드라마에서 더욱 빛나는 부분은 바로 ‘소재’입니다. 앞서 시간이 지날수록 빛나는 드라마라고 했지만, 사실 웨스트월드는 그리 오래된 드라마는 아닙니다. 지난 2016년에 시즌 1이 방영됐고, 현재 시즌 3까지 제작되었습니다. 현재 시즌 4가 제작 중이라고 합니다. 왓챠에는 시즌 1~3 모두 올라와 있습니다.
그런데, 그 5년 사이에 웨스트월드에서 예측한 미래가 정확히 구현되었고, 2021년의 저는 감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스포일러가 될까 간단하게 말씀드리자면, 웨스트월드는 테마파크 ‘웨스트월드’에서 운영하는 안드로이드 ‘호스트’들과 인간 사이의 갈등을 다룹니다. 인간이 만들어낸 가상의 테마파크에서 특정 역할을 수행하도록 만들어진 인공지능 안드로이드들이 지정된 명령이 아닌 다른 행동을 하면서 극이 전개되죠.
제가 놀란 부분은 여기에 있습니다. 그냥 SF가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낸 가상의 공간과 그 안의 인공지능을 소재로 했기 때문이죠. 최근 ‘포트나이트’를 필두로 전 세계 산업계의 이슈가 된 메타버스가 2016년에 방영된 드라마에 그대로 구현된 셈이죠.
메타버스는 일종의 가상세계를 뜻합니다. 사용자를 형상화한 캐릭터가 해당 게임 세계에서 실생활과 다름없는 상호작용을 통해 경제 및 사회적 관계를 구축하는 게 메타버스의 특징입니다. 시뮬레이션 게임의 대명사 ‘심즈’ 혹은 ‘리니지’와 같은 게임 속 길드 생활과 달리 현실적인 상호작용과 이를 구현해낸 초실감기술이 핵심입니다.
드라마 속 테마파크 웨스트월드가 그 세계 속 메타버스입니다. 고객들은 자신이 원하는 캐릭터를 설정하고, 분장하여 웨스트월드 속에서 살아갑니다. 하루 이용권 4만 달러인 이 비싼 테마 파크 속에서 고객들은 날 것 그대로의 욕망을 드러냅니다. 현실에선 하지 못할 행동을 기꺼이 하죠.
메타버스 게임이 발전하고, 제가 그 안에 들어간다면 과연 나는 어떻게 행동할까를 꽤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 그 안에 있는 NPC들과 나는 어떻게 교류하고, 그 안에서 나는 어떻게 행동할지 말이죠. 당장 운전만 해도 성격이 바뀌는 분들이 있다는데, 메타버스 속 우리는 어떻게 될지 상상하면서 드라마를 보니 이 작품의 위대함에 더욱 감탄했습니다.
대대로 위대한 문학 작품은 인간의 욕망과 이로 인한 갈등 및 좌절을 아주 절묘하고 세세하게 그려냅니다. 드라마 웨스트월드도 그렇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명배우들이 웨스트월드에서 생기는 인간의 적나라한 욕망과 이로 인해 생기는 호스트들의 고통, 방황 그리고 각성을 연기합니다.
흔히들 드라마는 작가 놀음이라고 합니다. 연기도 중요하고, 이를 담아내는 연출도 큰 역할을 하지만 무엇보다도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건 스토리를 쓰고 플롯을 구축하는 작가들이기 때문이죠. 웨스트월드의 작가분들은 떡밥 투척, 회수, 그리고 암시까지 완벽하게 해내십니다. 불과 10화밖에 안되는 시즌 1 안에 세계관 설명은 물론이고, 드라마 진행까지 해내니까요. 한 편당 약 40~50분인데, 정말 불필요한 부분 없이 순도 100%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가능하면 불 끄고 모니터에 집중하며 보시길 바랍니다. 떡밥이 꽤 많습니다. 플롯도 역동적이고요.
소위 ‘미국 드라마’가 한국 팬들에게 사랑받은 지 어언 20년이 된 듯합니다. 프리즌 브레이크, 섹스앤더시티를 비롯해 정말 많은 드라마가 한국을 찾았죠. 개중에는 그때는 정말 세련됐지만, 다시 보면 약간은 아쉬운 드라마도 있습니다.
웨스트월드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빛을 발하고, 생각할 거리를 주는 명작이 아닐까 싶습니다. HBO가 제작했기에 완성도는 ‘노다웃’이고, 인공지능이란 주제는 근 10년간 한국, 아니 세계의 뜨거운 감자이니까요.
여튼저튼쨌든 강력하게 추천하는 드라마입니다. 5월 징검다리 연휴 때 달리기 좋은 작품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왓챠에서만 보실 수 있으십니다. 링크는 아래.
<이 글은 왓챠로부터 협찬 받아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