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턴> NJ Transit 165 - 열번째

친구

by Jony

역사는 2004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으로부터 14년 전.

"야 너. . . 내 사촌동생 닮았다."

유난히 까만 그를 보고 맨 처음 꺼낸 말이었다.

하유성.


초등학교 5학년 전학 온 첫 날에 난 그와 친구가 되었다. 같이 뮤직비디오를 찍고, 에픽하이에 빠졌으며, 농구를 했고, 많이 싸웠다. 사이가 많이 틀어졌었던 우린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쓰레기장에서 서로를 때렸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나는 때리지 않았다. 일방적으로 맞았고, 울었다. 다시 화해하고, 같은 중학교를 가고, 땡볓에 다섯시간동안 농구하고, 할 것도 없는데 만나서 걸었다. 우린 둘 다 삼국지를 다 읽은 놈들이었고, 철학적 논쟁을 벌이길 좋아했다. 그리고 둘 다 어마어마한 또라이였다.

고등학교가 갈리고 그 전보다 자주 못 보았지만 사이는 여전했고, 수능을 친 이후 우리 둘은 중학교 동창 멤버 두 명이 더 포함되어 넷이 되었다. 대학도, 가는 방향도 모두 다른 우리 넷이었지만 목욕탕이나 가자는 이유로 고향도 아닌 곳에서 만나 술을 마셨고, 미래를 고민했다.

스무살 내 자취방에서.


내 첫 단편 독립영화 시사회에서.
스무 살 계곡가는 길.
나의 이등병 군생활 중 면회온 친구들

우린 각자 입대했다. 유성이는 군대가 아니라 어느날 훌쩍 미국으로 떠나 영주권을 땄다. 모이는 우린 넷이 아니라 셋이 되었지만 절대 한 놈을 지울 생각이 없었다.

휴대폰 속 사진이 유성. 셋이 아니라 항상 넷이었다.

나는 대학을 자퇴 후 호주로 떠났고, 못되먹었게도 더이상 볼 것 같지 않은 유성을 우리 사이에서 밀어내려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쓰레기같은 짓이었다. 나머지 둘은 그 꼴을 보고 싶지 않아 했고, 난 내가 얼마나 못되먹었는지 깨달았다.

내가 호주에서 돌아와 다시 대학을 다니는 사이, 유성은 명문 주립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에 왔다.

"이야 씨바 반갑다!"

그는 날 보자 아주 격하게 안았다.

우리 넷이 다시 모였다. 한 놈은 유성이 오던 말던 지각했다. 무려 5년만에 만났지만 우린 언제나 그랬듯 목욕탕을 갔고, 고기를 먹었고, 맥주를 마셨다. 유성은 한 달 후에 미국으로 돌아가기에 다시 넷이 모이려면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 아니 모이지 못할지도 모른다.

5년만의 넷

하지만 그 순간, 한 장면이 소중한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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