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2월 24일 토요일.
"자. 에릭. 지금부터 넌 내 조수야. 알겠어?"
"조니 그게 무슨 소리니. 난 조수를 하고 싶지 않아."
"밥값은 해야겠지?"
"알겠어 조니."
그는 열심히 내가 쓴 식기들을 설거지하기 시작했다.
난 이른 아침부터 저녁에 만들 라자냐를 위해 볼로네제, 베샤멜 소스를 만들어놓았다. 볼로네제는 소고기를 볶아 넣은 토마토소스이고, 베샤멜은 우유와 버터, 밀가루로 만든 흰색 소스라고 알면 편하다.
이 둘은 라자냐에서 빠질 수 없는 재료인데, 저녁에 만들더라도 소스는 미리 만들어 놓는 것이 나중에 편하다.
"점심은 무엇을 만들거니?"
"스파게티 알라 알리오 에 올리오. 그냥 오일파스타라 생각하고 리드라(집주인)와 인해치(옆방사는 여자)한테 먹을거냐고 물어봐."
나는 마늘을 편으로 썰며 대답했다.
"하지만 조니. 난 두 사람과 직접 대화해본적이 없어."
"그럼 지금 하면 되겠네. 아니다, 내가 직접 한다."
난 리드라의 방문을 두드렸다.
"리드라! 점심때 오일파스타 만들건데 좀 먹을래?"
"좋지 조니. 몇시쯤?"
"한 십오분 후면 완성될 거 같아."
"준비해서 나갈게."
나도 요리하면서 심심했기에 스파게티 삶는 과정을 에릭에게 설명했다.
"스파게티 끓일 땐 먼저 소금을 듬뿍 넣어줘야 돼. 글루텐이라고 들어봤어?"
"처음 듣는 걸."
"밀가루 안에 있는 단백질의 일종인데 소금에 반응해. 그리고 이 소금은 스파게티 내의 간을 하는데도 쓰이지. 그리고나서 이렇게 스파게티를 꼬으고 탁! 떨어뜨리면, 봐봐. 이렇게 원형을 그린다고. 이러면 서로 엉겨붙지 않아. 센 불에서 뚜껑 덮고 잠시 있다가. . . 이렇게 뚜껑 열고 휙휙 저어주고, 이제 베이컨을 볶아볼까."
"넌 정말 열정이 가득하구나."
"취미니까. 한 때는 직업이기도 했고."
베이컨을 볶은 기름에 편으로 썬 마늘을 올리브기름과 함께 타지 않을 정도로 볶는다. 면이 익으면 팬으로 옮겨 같이 짧게 볶고, 파마산 치즈와 파슬리를 올려 마무리한다. 매운 걸 좋아한다면 청양고추나 페퍼론치노 등을 이용해도 좋다.
"와우. 이거 로컬(local. 지역을 뜻하는 단어이나 여기선 동네 레스토랑으로 쓰였다)보다 맛있네."
리드라가 감탄을 하며 말했다. 에릭은 왠일로 조용하게, 맛있게 먹어 주었다. 우리 셋은 식사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서로의 고향이라던가, 취미라던가.
점심이 끝나고 한참 뒹굴다 여섯시쯤부터 라자냐를 준비했다. 먼저 라자냐 면을 삶고 오븐용기를 준비한다. 용기는 올리브유로 코팅해 라자냐가 들러붙는걸 방지하고, 삶아진 라자냐를 올린 후, 볼로네제부터 바른다. 그 위에 슬라이스햄, 양파, 모짜렐라, 체다 등을 넣고, 다시 라자냐 깔고 그 위에 베샤멜을 바르고 치즈로 덮고, 다시 라자냐 깔고 볼로네제 바르고. . . 이런 과정들의 반복 후엔 모짜렐라를 꽉 차게 덮어준 후 호일 덮은채로 섭씨 190도로 예열된 오븐에서 25분, 호일 열고 25분, 그리고 20분을 식히니 라자냐가 완성되었다.
에릭은 아직 맨해튼에서 돌아오지 않았고, 리드라도 집에 없었으나 인해치가 일 마치고 들어왔다.
"인해치, 라자냐 먹을래?"
"뭐? 라자냐? 니가 만들었어?"
나는 한 조각을 접시에 덜어 인해치에게 주었다.
"야. . . 이거. . . 진짜 맛있다. 너 직업이 요리사야?"
"한 때는 그랬지."
"우와. 너 다시 할 생각 없어? 이건 정말 환상적(fantastic)이거든."
"맛있게 먹어주는 것만 해도 고마운 걸."
그렇게 첫 손님을 만족시킨 후, 나는 에릭과 리드라에게 냉장고에 넣어놨으니 전자렌지에 돌려 먹으라는 메세지를 남겼다.
다음 날 에릭은 문 앞에 다음과 같은 쪽지를 남겼다.
<헤이 존. 맛있는 라자냐 고마워. 이번 주에도 요리했으면 좋겠다. 에릭>
그 종이 안에는 10달러가 들어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