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Susanne Bier
"당신의 시각 의존도는 이 영화에 대한 당신의 평가에 반비례할 것 같다."
최근 사진작업을 하는 동안 인간의 시각이 얼마나 믿을 게 못되는지 온몸으로 느꼈다. 시각, 후각, 촉각 모든 감각이 결국에는 뇌의 판단에 의해 결론 지어지며 감각적인 수용과 뇌의 인지는 큰 차이가 있기에 본 것도, 들은 것도 곧이곧대로 믿기 어렵지만 매순간 의심하며 살아갈 수도 없다. 믿을 수 없다고 하더라도 그 감각들이 우리의 생존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하물며 시각은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인지 시각을 포기한다는 설정은 영화에 공감하기도, 몰입하기도 어렵게 만들었고 124분의 러닝타임에도 영화가 가볍게 여겨졌다. 감각을 포기하는 주제를 가진 몇 가지 영화가 있지만 하나같이 '얼렁뚱땅'이라는 단어가 포함되지 않는 영화가 없는 것 같아서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