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성 관광

자금성과 명나라

by 바른

자금성과 명나라


오래간만에 가족과 패키지여행을 떠나기로 하였다. 김포출발 북경도착이고,

비행시간도 두 시간 정도라서 피로가 덜 할 것으로 예상하고 포항공항에 저녁 9시 반 출발하는 김포행 비행기를 타러 공항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두 시간 연착에다가 김포가 아닌 인천공항에 도착 후에 다시 버스로 김포로 간다고 하였다. 승객들은 난리가 났고, 취소하여 환불을 요구하는 사람도 있고, 비행기 연착에 따른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어찌 되었던 약자이었다. 그냥 그들이 하는 대로 따를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다. 인천공항을 들러 김포에 도착하니 새벽 1시 반이었다. 아침 일찍이 북경행 바행 기를 타야 했기에 김포 가까이 호텔에 짐을 푸니 2시가 되었고 잠을 자는 둥 마는 둥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준비를 시작하였다. 세상에 이런 강행군이 어디 있나 싶어 집사람에게 너무 미안했다.

다행히 김포공항 국제선은 그리 복잡하지 않아서 탑승과정은 그리 힘들지 않게 진행되었다.

탑승 후 한숨 돌리나 했더니 어느덧 북경에 도착한단다.


북경의 날씨는 한국보다 약 5도 정도 더 춥고, 비가 오고 있었다.

가이드는 원래의 일정대로 천안문 광장으로 향했다. 천안문 광장은 남북 약 880m 라는데, 광장에 비가 내려 조그만 실개천이 만들어졌다. 신발 속까지 물이 차고, 우산은 받쳤지만 계속 빗방울은 들이치고, 바람 불어 춥고, 그야말로 고난의 행군이었다. 아무리 관광이라도 이건 아니다 싶었다. 고생하러 온 것도 아니고 집사람에게 미안했다. 가이드에게 항의했더니 일단 여기는 한번 들어오면 다른 곳으로 나가는 방법이 없다고 했다. 무조건 직진해서 빠져나가야 한단다.

가이드의 설명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춥고 몸이 괴로우면 아무리 아름다운 풍경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법이다.

한국에서도 걷는 운동을 안 하는데, 북경까지 와서 우중 걷기 운동을 하였다.

일정 종료 후, 석식으로 북경오리를 먹게 되었는데, 너무 맛이 좋아 그나마 하루의 고생스러운 일정을 상쇄하여 주었다.


자금성에서 외부 사람이 황제를 만나려면 9개의 성문을 통과해야만 한다고 한다. 만약 외부의 적이 성벽을 넘기 위해서는 성벽 주위의 해자(넓이 50m, 깊이 6m의 연못)를 건너야 하니 그야말로 철옹성이라는 말이 맞다. 중국의 황제가 두려워하는 것은 몽골의 침략일까 아니면 내부의 적일까. 사실 황제를 두렵게 만드는 것은 내부의 적이 훨씬 무서울 것이다. 중국의 역사를 보면 전쟁은 항상 중국이라는 대륙 안에서의 세력다툼이 거의 대부분이다.

오직 한번 몽골의 칭기즈칸에게 패배하여, 몽골족 쿠빌라이칸이 원나라를 통하여 약 100년간 중국을 지배하게 된다.

몽골족 지배하의 원나라를 물리친 사람은,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주원장이다. 찢어지게 가난한 가문에서 태어나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은 천애고아에 탁발승이라는 미천한 신분에서 시작하여 장강 이남의 경쟁자들을 차례로 제압하고 남경에서 명나라를 건국하고 황제의 자리에 올랐으며, 이후 북벌을 단행하여 몽골족의 원나라를 만리장성 이북으로 밀어내고 중원에 한족의 나라를 재건하였다.

왕권 강화를 위해 개국공신을 비롯한 많은 신료들과 그 가족들을 잔혹하게 숙청한 것으로도 유명해 폭군으로 인식되기도 하지만 원나라 말기의 혹독한 난세를 극복하고 뛰어난 행정 체계를 거의 혼자서 구축한 명군이기도 하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는 명언은 예나 지금이나, 국경을 뛰어넘어 공감을 주고 있다.


명나라의 홍무제(주원장)로부터 시작하여 청나라가 멸망할 때까지 약 600여 년간, 북경의 자금성을 황제의 주거지로 사용하였다고 하니 유래가 깊은 건축물이라 하겠다.


중국의 역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중국 본토의 한족이 중국 전체를 다스린 적은 명나라 때를 제외하면 거의 찾기가 어렵다. 청나라 또한 만주족에 의해 건국되고 다스려졌으니 홍무제에 의한 명나라 건설은 대단한 사건으로 볼 수 있다.


사실 대한민국은 비록 좁은 공간에서 태어난 나라지만 일제 36년 동안을 제외하면, 조공을 바치는 한이 있더라도 지배를 당하지는 않았다는 사실은 대한민국은 단일 민족에 가깝다는 사실이 특이하고 자랑스럽다.


이런 사실이 k-문화의 특징이라고 생각하니 k-문화에 대해 더욱 긍지와 자부심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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