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David Brooks(데이비드 브룩스, 뉴욕타임스)
https://www.nytimes.com/2013/08/09/opinion/brooks-the-nudge-debate.html
(본문 가운데 넛지의 부정적 측면을 설명한 부분)
우리는 정부가 우리를 실수로부터 보호해주기 위해 끼어들기를 원하는가? 많은 이들은 원하지 않는다고 답할 것이다. 이와 같은 종류의 '약한 개입주의'는 불가피하게 '강한 개입주의'로 흘러갈 것이다. 정부의 엘리트들이 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우리가 행동하도록 조작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정책입안자들 또한 그들 나름의 편견을 가진다. 그리고 그 편견은 정책입안자들이 좋은 의도를 가졌더라도 불완전한 간섭을 디자인하도록 그들을 이끌 것이다.
개인들은 아마도 불완전한 선택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개인들은 저 멀리 떨어져 존재하는 정부의 정책 입안자들보다는 훨씬 많은 정보를 지닐 것이다. 만약 정부가 의사 결정 과정을 조작하기를 시작한다면, 개인들은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배우지 못할 것이다.
참고로 데이비드 브룩스는 이 기고문에서 "내게 이익이 된다면 정부가 나를 조금 속여도 괜찮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이익만 되면 심지어 타인이 나를 속여 먹어도 상관 없다는 천민 자본주의를 보여주지요. 이와 같은 결과주의자들 덕분에, 진보를 자청하는 오바마 정부에서도 넛지 정책이 폭넓게 도입되었습니다. <보보스>를 비롯해 많은 베스트셀러를 내놓은 데이비드 브룩스이지만, 그의 생각은 매우 비판적으로 검토되어야만 합니다. 넛지 경제학이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고 해서 학문적으로 주눅이 들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20세기 후반에 신자유주의 경제학이 노벨 경제학상을 휩쓴 것에 비하면, 넛지 경제학의 위상은 아직까지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다만 20세기에 비해 워낙 미디어가 발달한 까닭에, 학문적 중요성이 대중적으로 지나치게 과장되고 있을 뿐이지요. 신자유주의 경제학도 마음껏 비판받는 마당에, 어째서 넛지 경제학을 비판하는 데에는 그리도 망설일까요.
심리조작에 의존하는 넛지 경제학은 옳지 않습니다. 그러나 넛지 경제학자들은 자신들이 하는 심리조작은 '착한 심리조작'이라고 주장합니다. 마치 많은 공무원들이 자신들이 하는 위장전입은 '착한 위장전입'이라고 태연하게 주장하는 것처럼 말이지요. 이렇게 진보 진영에서조차도 내로남불이 부끄러운 줄 모르고 판 치는 현실은 분노를 넘어서 슬픔을 자아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