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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23 홍콩 서구룡문화공원+삼수이포

오늘은 2022년 1월 23일, 일요일입니다. 어제 토요일은 홍콩 로컬인 자스민, 저와 함께 센터에 있는 대학원생 B와 함께 플로버 코스 저수지를 방문했습니다. 바로 일주일 전인 1월 15일(토)에 저 혼자 플로버 코스 저수지까지 걸어갔었지요. 그때 지나쳤던 바베큐 레스토랑을 도저히 잊을 수 없어서, 멤버를 모아 출동했습니다.

레스토랑이 12시에 오픈하므로, 11시에 타이포 마켓 스테이션에서 만나, 20C 미니버스를 타고 30분가량 이동했습니다. 10분 정도 이르게 입장했는데, 별문제 없이 곧바로 석쇠에 고기를 구울 수 있었습니다.

주말의 경우, 성인은 3시간 동안 HKD 190으로 무한리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요렇게 화로와 석쇠가 모두 제공되고, 각종 육류와 해산물, 채소, 그리고 맥주가 무한 제공됩니다.

사진 쪽에 각종 맥주들이 즐비하게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저 매점 안에 들어가면, 한국에서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육류와 해산물이 가득합니다.

블랙 페퍼로 잘 버무린 쇠고기와 돼지고기, 소시지, 그 외 닭꼬치 등이 차례대로 석쇠 위에 올라갑니다. 민망하게도, 너무도 즐겁게 먹고 마시는 바람에 사진을 거의 찍지 못했습니다. 홍콩을 떠나기 전에 몇 번 더 방문할 것이 확실하므로, 다음번에 구체적으로 많은 사진을 보여드릴까 합니다.

https://www.google.com/maps/place/Tai+Mei+Tuk+BBQ+King/@22.4468113,114.166389,15z/data=!4m5!3m4!1s0x0:0x3a068f3a32aea7df!8m2!3d22.446819!4d114.1663927

배가 터지게 바베큐를 먹고 난 뒤, 다시 플레버 코스 댐으로 옮겨갔습니다. 이번에는 댐 끝까지 걸어간 뒤 트래킹 코스를 조금 더 거닐어보기로 했습니다. 이날 가랑비가 살짝 왔으며, 날씨가 흐려서인지 사람들이 적었습니다. 산책하는 입장에서는 더 좋았지요.

다음번에는 저 다리 너머에 있는 트래킹 코스를 전부 타볼까 합니다. 물론 이른 새벽부터 와야겠지요. 홍콩은 저녁 6시 이후에는 모든 레스토랑 및 커피숍이 영업 금지입니다. 그래도 가랑비 맞아가며 산책했는데, 이대로 귀가하기에는 아쉽습니다. 1시간 정도 여유가 있어, 동네 커피숍을 들어갔습니다. <브라이언 카페>입니다.

조그마한 공간에는 손님이 우리밖에 없었습니다. 아마 부부인 듯한 주인장은 재즈 음악을 틀어주었고, 우리는 우리들만의 시간을 즐겼습니다. 그러면서, 확실히 느꼈습니다. 역시 홍콩 어디도 연남동만큼 세련되고 화려한 곳은 없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이는 한국 방문 경험이 있는 홍콩 로컬 자스민도 확인해준 바입니다. 홍콩의 유명 카페는 아무래도 규모가 너무 작습니다. 물론 제가 홍콩을 낮춰 보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저는 한국인이 한국과 차별화되는 홍콩을 즐기고 싶을 경우, 섬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홍콩의 다양한 섬에는 정말로 한국에서는 느낄 수 없는 분위기와 즐거움이 있습니다. 아래는 브라이언 카페 페이스북 주소입니다. 아무래도 여기가 홍콩 외곽이다 보니, 커피를 판매하는 장소가 매우 드뭅니다. 이 때문에 기분 좋은 산책이나 트래킹을 마치고 "진한" 아메리카노 한 잔 마시고 싶으실 경우, 아예 이곳 좌표를 찍고 가시는 편이 좋습니다.  

https://www.facebook.com/briancafehk


오늘은 아침에 출근해서 일찌감치 페스티벌 워크 <퍼시픽 커피>로 출근했습니다.

맛차라떼를 마시면서 신문을 읽다 보니, 또 몸이 근질근질해집니다. 최근 장거리를 걸어 보니, 확실히 체력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적어도 홍콩에 처음 왔을 때 정도의 체력은 유지한 채 홍콩을 떠나고 싶습니다. 그래서 내친김에 오늘도 한 번 걸어보기로 합니다. 최근 새로운 핫 스폿으로 각광받고 있는 <서구룡문화지구 West Kowloon Cultural District>를 방문해보기로 합니다. 서구룡문화지구는 M+미술관과 서구룡아트파크, 시취 센터 등이 자리한 신개발 구역입니다. 비록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인해 문화시설 입장은 불가한 상황이지만, 잘 가꿔진 공원 산책만큼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https://www.discoverhongkong.com/kr/explore/arts/west-kowloon-cultural-district.html

서구룡문화지구는 교통이 매우 불편한 지역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지하철역과 꽤나 거리가 떨어져 있습니다. 저는 오스틴 역에서 내려서 걸어가기로 합니다.

홍험 역에서 노선을 갈아탄 뒤, 오스틴 역에서 하차합니다.

언제 봐도 가슴이 웅장해지는 오스틴 역 전경입니다. <진격의 거인>에서 에렌의 최종 변신한 모습과도 비슷합니다.

저 멀리 시취 센터가 보입니다. 저는 어떻게든 지름길을 찾아보려고 한참을 헤매었습니다만, 결국 구글맵이 알려주는 대로 따라가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공사 중이라서 엉망인 도로를 이리저리 참을성 있게 뚫고 가니, 비로소 1월 말의 "따뜻한" 날씨 속 서구룡문화지구에 들어설 수 있었습니다.

오른쪽으로는 멋진 침사추이 바다가 보이고, 왼편으로는 잘 가꿔진 정원이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동남아에서 온 헬퍼들이 텐트를 치고 안에서 노래를 부르며 놀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바다 산책로를 계속해서 걸어갑니다. 그러다 보니 아니나 다를까, 여기쯤 오면 반드시 보여야 하는 그것이 보였습니다.

저와 같이 야외에 테이블을 놓은 멋진 레스토랑 및 커피숍이 줄을 잇고 있었습니다. 이 근처에 사는 서양인들은 죄다 모여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착각이 일어날 정도였습니다.

서구룡문화지구의 끝자락에 위치한 엠플러스 뮤지엄(M+ Museum) 앞에 도착했습니다. 2021년 11월에 개관한 이 박물관은 홍콩을 세계 예술의 중심으로 탄생시키겠다는 홍콩 정부의 의지와 자부심이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개관하고서 얼마 지나지 않아 휴관 상태에 들어갔습니다. 오늘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홍콩을 떠나기 이전까지는 리오픈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물관 바깥에는 모든 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테이블이 다수 배치되어 있습니다. 어차피 제 호텔과 멀지도 않은데, 일요일 아침에 브런치를 싸들고 와서 오전 내내 책이나 읽고 갈까 생각했습니다. 아, 날씨가 너무 좋아서 오늘 조깅을 좀 했습니다. 여기는 본디 조깅 코스로 매우 유명합니다.

특이하게도 박물관 기념품샵에는 입장 가능했습니다. 과연 기념품샵답게 제법 가격이 비쌌습니다.

기념품샵에 있는 커피숍 또한 운영 중이었습니다. 저는 이곳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왜냐, 일단 공간이 매우 넓습니다. 홍콩에서는 이렇게 테이블 사이의 간격이 떨어져 있는 카페를 찾기 어렵습니다. 커피 맛이야 저처럼 저렴한 입맛을 지닌 이에게는 아무래도 좋습니다.

아마 한국의 멋진 카페에 익숙하신 분들께는 다소 시시한 인테리어일 수 있습니다. 저도 인정합니다. 한국 카페의 세련됨은 세계 어디에도 뒤지지 않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카페 바깥에도 저와 같이 테이블이 비치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날씨가 좋으면 밖에서 마시는 편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서구룡문화지구는 문화시설을 이용하지 않을 경우, 오랜 시간을 보내기에는 다소 협소합니다. 저는 본디 걷기 위해 왔기 때문에, 뭔가 심심합니다. 그래서 서구룡문화지구와 작별하고 삼수이포에 놀러 가 보기로 합니다.

https://blog.naver.com/designpress2016/222601005812


https://blog.naver.com/hktb1/222480722412

삼수이포는 대한민국의 성수동 카페 거리와 흡사합니다. 왜냐하면 낡은 공장이 밀집한 다소 외떨어진 지역이었다가 세련된 카페들이 들어서면서 새로운 문화 거리로 거듭났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백종원 씨가 방문해서 너무도 유명해진 다이파이동 <애문생 愛民生>이 있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저는 여기 첫 방문이므로, 한국인들에게 가장 유명한 카페 <소살리토>를 방문해보기로 합니다.

남는 게 힘밖에 없으니, 서구룡문화지구에서 삼수이포역까지 걸어가 보기로 합니다. 나단 로드(Nathan Road)를 따라서 쭉 가다 보면 나옵니다. 제게 익숙한 거리이다 보니, 재미는 별로 없습니다.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들로 북적이는 삼수이포 역입니다. 저는 타이난 거리(Tan Nan Street)로 향합니다. 그곳에 카페 소살리토가 있으니까요. 역에서 꽤나 거리가 떨어져 있습니다. 이렇게 허름한 분위기에 세련된 카페가 나올 수 있을까 의심할 때에, 다행스럽게 제 눈앞에 나타납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카페 간판이 크게 걸려 있었는데, 지금은 오직 "S"라는 글자 하나만 보입니다. 그래서인지,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역시 유명해서인지, 저도 줄을 서야 했습니다. 다행히 5분도 지나지 않아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멋지게 차려입은 종업원이 다가와 메뉴판을 건네주며, 창가에 혼자 앉으셔도 되겠냐고 정중하게 묻습니다. 2인용 테이블은 아무래도 연인들을 위한 공간이겠지요. 홍콩 독거노인이 욕심내서는 안 됩니다. 흔쾌히 오케이 하고, HKD48 아이스 맛차라떼를 주문한 뒤 착석합니다. 오늘 하루에 맛차라떼를 벌써 두 잔째 마십니다.  

저 "A"라는 대리석 조각을 왜 주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여하튼 번호표와 비슷한 듯합니다. 맛차라떼는 크게 달지 않고 맛났습니다만, 양이 다소 적어서 아쉬웠습니다. 이곳은 타이난 카페 거리를 대표하는 장소이니만큼,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습니다. 데이트하러 나온 젊은 연인들이 많았는데, 그들은 대부분 요리를 주문해서 먹고 있었습니다.

타이난 거리가 수공예공장이 가득한 과거의 장소에서 현재 젊음의 거리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우리에게도 익숙한 '젠트리피케이션' 등이 일어났습니다. 타이난 거리는 성수동 카페 거리 곳곳에 남아 있는 수공예 공장 근무자들이 느끼는 여러 감정들이 동일하게 일어나고 묻어 있는 상황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타이난 거리의 예술가와 공장 근무자들이 한국의 성수동 카페 상인들과 만나서 대화하는 자리가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타이난 거리만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저 잡지에 나오는 문제점들을 한국에서도 그대로 볼 수 있는데, 타이난거리는 이제 변화의 시작점에 서 있기 때문입니다. 카페 소살리토에는 젊음과 순수가 가득해서 너무도 좋았습니다. 그리고 라이브 공연도 틈틈이 있다던데, 또 이런 종류에는 사죽을 못 쓰는 제가 재방문하지 않을 리 없습니다. 어떻게든 홍콩을 뜨기 전에 카페 소살리토 라이브 공연에 대해 글을 남겨보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홍콩의 카페는 참으로 조그마하고 북적댑니다. 저는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에 나온 <애문생>을 방문하기 위해 일찌감치 일어섰습니다. 저녁 6시가 넘으면 모든 레스토랑은 문을 닫으며, <애문생>은 술집이니까 4시쯤 가서 혼술하면서 6시까지 머물다가 센터에 돌아오면 되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두둥! <애문생>은 현재 영업하지 않고 있습니다. 뭐, 처음부터 <애문생>을 위해서 이곳에 오지는 않았지만 다소 아쉽습니다. 코로나 상황이 완화되면 꼭 방문할 것을 기약하며, 오늘은 백종원 동영상으로 대신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TmGtxx98B0o


타이난 거리의 <애문생>에서 제가 근무하는 <홍콩시티대학>까지는 1.9km밖에 되지 않습니다. 거리 구경을 하면서 어슬렁어슬렁 걷다 보니, 30여 분 정도 소요해서 제 사무실에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며칠 전에 한국 반찬 모듬 세트를 구입했는데, 너무 맛있어서 무려 햇반 3개를 한꺼번에 해치웠습니다. 저로서는 거의 불가능한 과식이었습니다. 반찬이 조금 남아서, 사무실에 들어오자마자 그 친구들을 들고 구내식당으로 가서 흰쌀밥만 주문해서 곁들여 먹었습니다. 그래도 오늘 제법 많이 걸어서인지, 오히려 몸이 가뿐합니다. 앞으로도 주말에는 폭풍 걷기에 집중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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