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220426 홍콩 침사추이 <쌀보리쌀>

홍콩에서 맛보는 순대국밥

오늘은 2022년 4월 26일 화요일입니다. 아침에 출근한 뒤, 일단  제가 좋아하는 프리미엄 초컬릿 드링크를 마시러 갑니다. 

카푸치노나 프리미엄 초컬릿 드링크가 HKD12인데, 특히 커피가 제 입에 맞습니다. 카페인도 낮아서 가끔씩 커피가 당길 때 마셔도 제게 큰 불편을 주지 않더군요. 카푸치노의 거품이 풍부해서 특히 제가 좋아합니다. 하지만 커피 알레르기가 있는 저는 일단 아침에는 초컬릿 드링크로 갑니다. 

홍콩시티대학 구내식당 가운데 가장 큰 AC1인데, 좌측에 보이는 카페가 드디어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저는 홍콩 특유의 파인애플 번을 좋아하는데요. 저 곳에는 각종 샐러드와 번, 기타 다양한 치즈 케이크 등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기 이전에는 하루에 한번은 반드시 찾던 곳인데 몇 달 동안 불이 꺼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부터 영업을 재개하는군요. 정말 반갑습니다. 이렇게 점점 원상회복되는 것을 지켜보는 것도 꿀잼입니다. 

사무실에 초컬릿 드링크를 올려놓은 뒤 업무 준비를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카톡이 옵니다. 제가 본디 매주 화요일 점심 시간 때 온라인으로 바이블 스터디를 합니다. 저는 비록 기독교신자가 아니지만, 너무나 품성이 아름다운 존슨 목사님과 영어 공부 겸 해서 온라인 스터디를 하고 있습니다. 산업은행 동기인 희성 형과 함께 하고 있는데, 오늘 존슨 목사님의 일정상 스터디가 취소되었습니다. 대신 센트럴에서 근무 중인 금융맨 희성 형이 침사추이로 넘어와서 순대국밥 한 그릇 하자는군요. 저는 본디 순대국밥 매니아입니다. 흔쾌히 달려가지 않을 수 없지요. 11시가 조금 넘어 침사추이로 출발합니다. 

제가 몇 번 포스팅을 한 너츠포드 테라스 스트리트 근처에는 한국 식당이 잔뜩 몰린 거리가 있습니다. 오늘 방문할 곳은 <쌀보리쌀>입니다. 한국의 한여름이나 다름없는 따가운 햇살을 뚫고서 그 거리를 지나갑니다. 유명한 반찬가게인 <남대문 프라자>를 스쳐갑니다. 

<한성> 안에 손님이 바글바글하군요. 

자, 오늘의 목적지인 <쌀보리쌀>입니다. 제가 11시 45분에 도착했는데 12시부터 영업 시작입니다. 그래서 일단 안에 들어가 기다리기로 합니다. 

메뉴가 다양하지요? 사실 우리가 떠올릴 수 있는 거의 대부분의 한국 음식들을 다 판매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2018년에 오픈한 이 곳은 막걸리 술집으로도 유명합니다. 막걸리 종류만 10개가 넘더군요. 유통 기한이 있을텐데, 그래도 회전율이 꽤 높나 봅니다. 

 

가게는 그다지 넓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있을 것은 다 있습니다. 

오늘 제 파트너가 입장하는군요.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바르고 착한 희성 형. 약속도 절대 늦는 법이 없습니다. 11시 50분에 가게로 들어서네요. 메뉴가 다양합니다만, 순대국밥 2그릇과 감자전을 시켰습니다. 

뭐, 제가 혼자 식사할 때는 이래저래 자세하게 찍어놓을텐데, 또 남성 직장인 둘이 있으니 저렇게 서둘러 찍고 식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참깨가루와 새우젓이 충분히 제공되고, 김치와 콩나물 무침도 정갈하니 맛있습니다. 순대국밥이 제 기대보다 맛있어서 놀랐습니다. 양도 푸짐해서 감자전을 시키지 않아도 넉넉할 뻔 했습니다. 물론 감자전도 아주 바삭하니 잘 요리되어 나왔습니다. 저는 정말로 만족스럽게 식사했습니다. 

김치만두전골이 저 정도로 해서 4만5천원이니, 한국에서 보기에는 많이 비쌀 것입니다. 하지만 여하튼 홍콩 분들은 즐겨 드십니다. 제가 가게를 나오면서 주변 테이블을 보니, 홍콩 로컬들은 감자전에 흰밥으로 식사를 하고 있었네요. 한국에서는 저렇게 주문하는 분들이 거의 없겠지요. 하지만 홍콩 분들의 식단을 떠올려 보니,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한류가 거센 홍콩이지만,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메뉴와 로컬이 좋아하는 메뉴가 일치하지는 않더군요. 예컨대 태국에 소재한 "한국 치킨 레스토랑"을 방문하면 치킨집에서 김치찌개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태국인들은 김치찌개와 프라이드 치킨을 함께 주문해서 드시더군요. 한국인들에게는 다소 낯선 장면입니다. 하지만 이런게 바로 다양함을 즐기는 재미이겠지요. 오늘 오후에는 휴가를 내고 홍콩에서 가장 높은 산 가운데 하나인 <라이언 락>을 등산하기로 했습니다. 등산 이야기도 이어가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220424 홍콩 센트럴 <커먼 그라운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