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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이즈웰, QWER 팬 콘서트, 이키마스!

1월 25일(토) QWER 첫 팬 콘서트를 앞둔 아재 바위게의 부푼 마음

안녕하세요, 여러분! 알이즈웰입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가운데, 오늘날 일본 문화의 아이콘이 된 <기동전사 건담>(1979년 TV판)이 있습니다. 아무로 레이와 샤아 아즈나블이라는 불세출의 스타를 탄생시킨 역작이지요. 건덕(건담 덕후)이라면 몇 마디쯤 외우고 있을 명대사들이 이 작품에서는 숱하게 쏟아지는데요. 이 가운데 TV판 21화 <격투는 증오를 낳고>에서는 퍼스트 건담 MS-RX-78-2를 탄 아무로 레이가 "아무로, 간다무, 이키마스!(アムロ、ガンダム、行きます!)"라고 외치며 화이트베이스에서 출격하는 장면이 나오죠.

<기동전사 건담> 이후에 나온 여러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거듭 패러디된 이 장면을, 오타쿠 아재인 저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이 대사는 범용성이 뛰어나, 실생활에서도 (혼잣말로) 쓰기 좋죠. 그리고 도대체 저는 전생에 무슨 복을 쌓았던지요. 살면서 또 한 번 "이키마스!"를 외칠 일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언제 철이 들지 기약 없는 알이즈웰, QWER의 첫 팬 콘서트인 <1, 2, QWER!> 티켓을 드디어 구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Saz1I8pRho

[아무로, 건담, 이키마스!]

QWER을 사랑하는 바위게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이 귀한 티켓을 얻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어느 날 자정 즈음에 YES24와 KREAM에서 취소 티켓을 get하는 전쟁터에 딱 한 번 나섰다가, 저 같은 군필여고생 따위가 버틸 수 있는 전장이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취케팅을 포기한 뒤, 1월 말에 열리는 냥뇽녕냥 히나의 생일 카페에 유부남 스파이크와 함께 가는 것으로 슬픔을 달래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늘에서 도움의 손길이 내려왔네요!

사실 QWER 첫 콘서트에 못 간다는 이유만으로 울적했던 것은 아닙니다. 그녀들의 콘서트에 가고 싶지만 가지 못하는 숱한 바위게들이 있고, 저 또한 그 가운데 한 명이었을 따름입니다. 서운하기는 누구든 마찬가지이고, 저마다 가야만 할 이유가 있죠. 평소 포기가 빠른 편이라, 굳이 미련을 두지 않았습니다. 다만 QWER 사관(史官)을 자처하다 보니, 그래도 그녀들이 일궈내는 역사적 장면 가운데 하나를 직접 제 눈으로 본 뒤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기록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이 또한 집착이자 욕심이란 것을 말이죠. 그래도 스스로 부과한 '사관'의 무게가 생각보다 무거웠나 봅니다. 2025년 1학기 때 <미니멀 라이프> 과목을 새로이 시작하는데, 제 욕구부터가 미니멀하지 않네요. 민망함의 수치가 도를 지나쳐, 마치 구덩이에 쓰러진 <드래곤볼> 야무치가 된 심정입니다. 그래도 좋네요!

야무치 죽음.jpg [전설의 '야무치 죽음']
33.jpg [<봇치 더 록!> 야무치 패러디]

'알고리즘에서 피어난 꽃'인 QWER은 팬 콘서트 준비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남기면서, 팬들의 기대심을 폭발시켰습니다. 우선 2024년 12월 29일(일)에 업로드된 자체 콘텐츠 <콘서트의 시발점 l 최애의 아이들 외전 EP0>은 MMA에서 핫트렌드상을 수상한 QWER을 김계란이 만나는 장면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그들은 그날 밤 돌발적으로 콘서트 발표를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물론 시나리오에 따른 비하인드 스토리였지만, MMA 당일 위버스 라이브를 보았던 바위게들은 콘서트 발표에 매우 충격을 받고 들떴죠.

마음씨 착한 마젠타는 김계란에게 '자금이 부족할 경우, 제 아버지에게 연락하시라. 포항에 있는 땅을 팔아서라도 보태겠다.'라는 감동적인 멘트를 날렸죠. 이에 쵸단은 "하하하, 언니 아빠 사채업자야?"라고 뜬금 없는 공격을 시도해서 젠타 언니를 당황케 했습니다.

저는 갈수록 밝아지는 쵸단을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정말 좋습니다. 마젠타와 시요밍은 데뷔 때부터 한결 같았고, 냥뇽녕냥 히나는 2024년 여름을 지나면서부터 밝은 모습이 만개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가장 섬세하고 조심스러운 사람은 QWER의 리더였죠. 성신여대 실용음악과 드럼 전공으로 입학한 음악 꿈나무였지만, 무대공포증이 심해 결국 프로 뮤지션으로의 길을 잠시 접어야만 했던 그녀. 그러나 2025년 1월의 쵸단은 누구보다 크게 웃고, 싱거운 개그도 곧잘 던집니다.

저는 멤버 4명의 인스타그램을 모두 팔로우하고 있는데요. 적어도 인스타그램에서만큼은 쵸단이 가장 '팬들을 향한 사랑'을 자주 그리고 적극적으로 표출합니다. 연습을 갓 끝낸 야밤에도 "바위게들아, 사랑해!"라는 메시지가 수시로 뜨지요. 비록 내성적이고 부끄러움이 많지만 이렇게나 사랑이 많은 그녀였구나, 싶습니다. 나 자신의 즐거움만을 위해 일한다면 오래 버틸 수 없습니다.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을 믿고 그들을 위해 자신의 일에 매진할 때, 보다 지속가능하고 거대한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2025년은 쵸단의 해외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해가 되지 않을까, 저는 예상합니다. 데뷔 초 일본 여고생들과의 인터뷰에서부터 MMA 공연 반응 및 최근 해외 방문 영상의 댓글란까지, 쵸단은 해외에서 유독 인기가 많습니다. 작고 귀여운 얼굴로 드럼 스틱을 부러뜨리면서 맹렬하게 연주하는 모습이, 엄청난 갭모에를 여성 팬들에게 선사하는 듯합니다.

댄스 가수 위주의 케이팝 신에서 미녀 드러머는 정말 희귀한 존재죠. 기획사들이 쉽사리 걸밴드를 만들지 못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드러머'를 구하지 못해서입니다. QWER은 드러머 쵸단으로부터 시작한 밴드 아이돌입니다. 이제 '청순가련 전투인형'이 활짝 날개를 펼칠 때가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녀는 '캡틴 츠바사(날개)'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JbEdn2sikA

[콘서트의 시발점 l 최애의 아이들 외전 EP0]
캡틴.png [일본의 대표적 열혈 성장물, <캡틴 츠바사>]

이어서 2025년 1월 6일(월), QWER의 소속사인 3Y코프레이션은 <당신 곁에 1,2, QWER!! l QWER The 1st Fan Concert Teaser> 영상을 업로드합니다. 제가 다른 아이돌을 이렇게 DEEP하게 파 본 적이 없어서 모르는데, 콘서트 티저 영상을 이런 방식으로 제작한 사례가 있나 싶습니다.

그 어떤 영상을 만들어도 QWER은 기본적으로 '개그 코드'를 탑재합니다. 억지로 멋있게 보이려는 태도를 완전히 내려놓고, '민낯과 병맛'으로 승부하죠. 물론 실제 공연장에서는 입이 딱 벌어지게 멋있다는 사실을 바위게들 모두가 압니다. 이 때문에 더욱 마음 편하게 웃을 수 있죠.

본 티저 영상은 시요밍을 가장 좋아한다고 공공연하게 밝힌 '성덕 바위게' 바이퍼(Viper)의 등장으로부터 시작합니다. 그 외에도 그녀들은 침착맨, 갤럭시 키즈, 너덜트 등 인플루언서들의 영상에 갑자기 등장하여 '1, 2, QWER!!'만 외치고 사라지는 '치고 빠지기' 전술을 보여줍니다.

2024년 한 해 동안 믿기 어려운 성과를 달성한 QWER이었지만, 그녀들은 이런 티저 영상을 통해 여전히 마이너한 감성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저는 QWER의 이런 점이 정말 좋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녀들이 이와 같은 마이너 감성을 놓지 않았으면 하고 소망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WO3hk9Y_7U

[당신 곁에 1,2, QWER!! l QWER The 1st Fan Concert Teaser]

2025년 1월 12일(일), QWER 공식 유튜브 채널은 <QWER 비상대책위원회 l 최애의아이들 외전 EP1>이라는 팬 콘서트 관련 세 번째 영상을 업로드합니다. QWER과 빙튜브가 콘서트를 위한 브레인스토밍 회의를 한다는 내용인데요. 바위게들은 이 영상에서 시요밍의 광기는 가짜에 불과하며, 진정한 '돌-i'는 '냥뇽녕냥 히나'임을 확인합니다. 오죽하면 시요밍이 "미친!"이라는 탄식을 두 번씩이나 흘렸겠습니까!

런웨이에 세워도 될 정도의 늘씬한 자태로 정장을 갖춰 입고 온 히나는 '쵸단의 드럼 세트를 파트 별로 공중에 매달아 놓은 뒤, 쵸단이 와이어로 날아다니면서 쳐야 한다'라고 주장합니다. 아울러 일렉트릭 기타에 불을 붙여 삼겹살을 구워야 한다고 말하기도 하죠. 기타의 6줄이 그릴(grill) 자국을 남긴다면서 말이죠. 이런 명대사들은 누가 대신 써 줘서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애니 덕후인 히나의 머릿 속이 항상 이와 같은 기발하고 엉뚱한 상상들로 가득하다는 이야기죠. 역시 전세계 '덕통령'이 될 자격이 차고 넘치는 히나입니다. 히나의 똘끼는 나머지 멤버 3명을 합쳐도 따라갈 수 없을 정도네요. 오히려 좋아!(마젠타는 한 술 더 떠서, '보컬인 시요밍이 마이크 위에 삼겹살을 구우면 '벌집 삼겹살'이 된다'고 거들었습니다. 젠타 언니, 굳 샷!)

QWER 멤버들 가운데 유일하게 콘서트 경험이 있는 시요밍은 회의 중에도 걱정이 태산입니다. 심지어 진지하게 회의를 이끌어갈 줄 알았던 리더 쵸단 언니마저도 먹방을 하자는 둥 개그 캐릭터로 나가니, 전직 오사카 NMB48 아이돌은 땅이 꺼져라 한숨만 푹푹 쉽니다. 하지만 QWER 자체 콘텐츠는 항상 개그가 핵심이죠. "콘서트 망한 거 같은데?"라는 시요밍의 걱정은 기우일 듯합니다.

다만 빙튜브와 QWER이 "바위게들의 코 묻은 돈이 아깝지 않게..."라고 말하는 데서 저는 뜨끔했습니다. '얘들아, 이 40대 아재가 너희들보다 나이가 많지만 그래도 콘서트 간다. 삼촌 바위게들 숫자가 적지 않을텐데, 어찌 그리 말하니...자꾸 그러면 만 원짜리에 진짜 코 묻혀서 갈지도?'

https://www.youtube.com/watch?v=WIhaWPDqxiU

[QWER 비상대책위원회 l 최애의아이들 외전 EP1]

그리고 2025년 1월 19일, 3Y코프레이션은 언제나처럼 일요일 정오 자체 콘텐츠를 업로드합니다. 첫번째 팬 콘서트를 6일 앞둔 시점이네요. 이번 영상은 지난 1월 6일에 업로드되었던 팬 콘서트 티저 촬영 비하인드였습니다. 게임에서는 누구보다 냉철한 바이퍼 선수는 QWER 앞에서 마냥 쑥스러움을 타는 갭모에를 보여주었습니다. 일정 때문에 콘서트에 올 수 없다는 그의 모습이 어찌나 쓸쓸해 보였는지요.

한편 많은 이들이 유튜브 1황이라 부르는 침착맨의 라이브 방송에 침입하기 이전부터, 마젠타는 '삼국지 리마스터' 방송을 해달라고 침착맨에게 요청할 참이었습니다. 실제 방송에서는 그 말을 하다가 멤버들에게 끌려나가고 말았지만, 침국지(침착맨 삼국지)에 대한 그녀의 깊은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 티저에 나오는 순서대로, 다음 인플루언서는 갤럭시 키즈(닛몰캐쉬, 일오팔)이었습니다. 노비 엔터테인먼트 소속인 갤럭시 키즈는 QWER과 마카오에도 함께 다녀왔죠. 친분이 있는 분들과 촬영할 때, QWER은 확실히 더욱 편안해 보입니다.

한편 마지막 게스트인 너덜트와 촬영할 때, 히나는 '라부부'라는 캐릭터를 무척이나 좋아하며 특대 사이즈의 라부부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바위게들이야 방송 전까지 그런 사실을 몰랐죠. 그런데 1월 19일 새벽, 마젠타는 쿠팡에서 라부부를 주문했다가 사기를 당했다고 SNS에서 하소연했습니다. 저같은 아재야 라부부가 뭔지 알 길이 없죠. 이 자체 콘텐츠까지 보고 나니, 라부부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QWERx라부부 콜라보 제품이 아닌 다음에야, 구매할 생각은 없습니다.

티저 대본을 작성했던 김계란이 "진짜 끝이 나 버렸어!"라고 외치는 장면을 끝으로, 팬 콘서트 직전 주말에 나온 자체 콘텐츠는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1월 19일(일)까지 QWER 팬 콘서트 관련 영상에 대한 리뷰를 모두 마쳤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zxIbYvm_yw

[오늘 뭐 찍는거예요..? l 최애의아이들 외전 EP2]

대다수의 직장인에게 월요일은 암울한 날입니다. 다만 뭔가 기대할 만한 일을 계속 만들어 놓을 때, 우리는 한 주일을 기분 좋게 버틸 수 있죠. 2024년 한 해 동안, 바위게들은 QWER이 전해주는 도파민에 일주일 내내 취해서 시간이 어찌 가는지 몰랐습니다. QWER과 관련해서, 저는 오직 기쁠 일밖에 없습니다. 제가 좋아서 QWER에 대한 비전문적인 글들을 끄적였을 따름인데, 많은 바위게 분들께서 제 글을 읽어주실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도움도 주고 계십니다.

2024년 내내 '사람 사는 세상'은 이래야만 한다는 것을 QWER 유니버스에서 확인했던 저였습니다. 그리고 그런 확신은 2025년에 들어서도 여전히 변함이 없네요. QWER 관련 커뮤니티에서 각종 나눔과 도움의 손길들이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을 보니 말입니다. QWER의 팬 콘서트는 'QWER 유니버스 전체의 축제'입니다.

저는 1월 25일(토) 콘서트에 참여합니다. '진짜 빡빡이 아저씨'를 보시게 되면, 부담 느끼지 마시고 말 걸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바위게는 소속사 내리사랑을 등에 업고 처음부터 웅장하게 시작한 팬덤이 아닙니다. 그동안 어떤 과정을 겪어 왔는지, 말하지 않아도 다들 압니다. 개인적인 친분을 다지지 않더라도, 오프라인 현장에서 웃으며 인사 나누고 함께 목이 터져라 QWER을 응원하는 정도는 '위험한 친목질'이 아니라 오프라인 행사를 뛰는 바위게들의 특권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날에는 직장에서조차도 '끈끈한 동지애'나 '동료의식'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핵개인의 시대'인 2020년대의 현대인은 다양한 취미 활동을 매개로 '쿨하게' 뭉치고 헤어지며 사회성을 충족시킵니다. 혼자 <고민중독>을 들어도 좋지만, 천 명이 넘는 바위게들과 함께 QWER 단독 콘서트에서 유튜브 뮤직 코리아 연간 1위 곡을 떼창하면 기쁨의 크기는 무한하게 증가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함께 해야 할 이유입니다. 기쁘고, 또 기쁘고, 더 기쁘기 위해서.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그냥 인사 나누고 싶으면 나누고, 어깨동무 하고 뛰고 싶으면 그렇게 하면 됩니다. QWER의 콘서트는 말 그대로 '축제'입니다. 누군가가 잘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 적이 없는 사람은 죽어도 이해할 수 없는 깊이와 농도의 기쁨을 누리는 특권을, 이날의 바위게들은 손에 쥐었습니다. 이처럼 갈가리 찢기고 꽁꽁 얼어붙은 세상 속에서, 바위게들은 QWER을 통해 인간 본연의 따뜻함을 확인하고 열정과 벅차오름을 즐기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우리 모두 현생에 무리 가지 않는 선에서 즐겁게 덕질하며, QWER과 동반성장합시다! 알이즈웰! YES24 라이브홀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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