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QWER 히나 생일 카페 방문: 바이아스, 알지비큐브

안녕하세요, 여러분! 알이즈웰입니다.

2025년 1월 25일과 26일 양일 간 펼쳐졌던 QWER의 첫 팬 콘서트가 끝난 뒤로도, 바위게들은 최소 일주일 동안 남은 열병을 앓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QWER과 소속사인 3Y코프레이션 직원들은 바위게들을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았습니다. 대체공휴일인 27일에는 마젠타가 "난 아직도 어제의 그 콘서트야"라고 SNS에 남김으로써, 아재 바위게의 가슴에 불을 질렀습니다. 28일에는 소속사 PD인 빙빙이 쵸단과 마젠타 듀엣 곡인 <달리기> 댄스 연습 영상을 업로드했고, 설날인 29일에는 다시 히나와 시요밍의 댄스 브레이크 리허설 영상을 올렸습니다. 아울러 29일 저녁에는 마젠타가 1시간이 넘는 위버스 방송을 진행했고요. 29일에서 30일(냥뇽녕냥 히나 생일)로 넘어가자마자, 바위게와 QWER 멤버들의 축하 메시지가 어지럽게 온라인을 수놓았습니다. 그리고 1월 29일부터 히나 탄신일을 축하하는 생일 카페가 하나 둘씩 문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히나 생일 하루 전부터 QWER 관련 커뮤니티에는 생일 카페 후기들이 모습을 드러냈죠.

생일 당일인 1월 30일, 이번에는 시요밍이 위버스로 바위게들에게 사랑을 전했는데요. 대뇌를 거치지 않고 생각나는 대로 말하는 때가 잦은 시요밍은 히나의 개인 방송 떡밥을 던졌지만, 결국 롯데타워 고양이(히나)는 그 떡밥을 물지 않았습니다. 원래 고양이가 낚시 떡밥을 물 리 없죠. 그리고 30일에도 개인 방송을 하겠다고 공지했던 마젠타는 그만 곯아 떨어져서 방송 타이밍을 놓친 후, 1월 31일(금)에는 꼭 방송을 하겠다고 알렸습니다. 바로 제가 히나 생일 카페 투어를 한 날이죠.

제가 이런 소소한 이야기를 길게 적은 까닭은 다름이 아닙니다. 2024년 내내 QWER에게는 공백기가 전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온 세상이 QWER인 것마냥, 한 순간도 쉬지 않고 팬들에게 모습을 드러내었죠. 물론 빡빡한 스케줄로 인해 여름에는 히나가, 그리고 가을에는 쵸단이 건강 이슈로 잠시 활동을 쉬었던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마저도 다른 멤버들은 전혀 쉰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녀들은 첫번째 팬 콘서트라는 대형 프로젝트가 끝난 뒤 주어진 달콤한 휴가 때에도, 팬들을 찾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때문에, 바위게들이 서식하는 여러 커뮤니티들은 명절에도 떡밥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넘치는 나머지, 전에 없는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낭만과 열정의 강도와 농도만큼은 정말 대한민국 최고인 가수와 팬덤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래서 팬 콘서트가 끝나자마자 5부작 후기를 마무리한 아재 바위게는 다시 숨 돌릴 틈도 없이, '만찢녀 덕통령' 히나의 생일카페 투어를 위해 집을 나섰습니다.


2025년 1월 31일 금요일 당일. 히나 생일 카페에 함께 가기로 했던 '스파이크'가 개인 사정으로 불참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솔플을 하게 되었는데요. 토요일 팬 콘서트 때도 혼자였지만 많은 바위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전혀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아침부터 하얀 눈이 내렸습니다. 하지만 히나의 생일날에 내리는 눈이라, 왠지 기분이 좋습니다. 마음 속에 <메아리>의 인트로 종소리가 울리며, 깁슨 레스폴을 놀리는 히나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러고 보니, 1월에 태어난 히나는 겨울과 눈이 참 잘 어울립니다. 일단 피부가 희고, <겨울왕국>의 안나와도 같은 발랄함이 있는 그녀네요. 하지만 '눈의 여왕' 엘사 코스프레를 하고서 기타를 연주해도 잘 어울릴 듯합니다. 땀순이인 걸 보니 여름을 좋아하지 않을 테고, 집순이니까 겨울을 더 반기겠죠.

그러고 보면 히나의 상징색이자 그녀의 고양이 이름인 블루는 참 오묘합니다. 분명히 여름 하늘색 같은데, 푸른빛이 도는 겨울 눈송이와도 잘 어울린단 말이죠. 역시 '천 가지 얼굴, 만 가지 표정'의 본투비 아이돌, 히나! 이런 온갖 망상으로 인해 머리 속이 꽃밭인 채, 아재 바위게는 '갤러리 카페 바이아스'(이하 '바이아스') 앞에 도착했습니다.

[갤러리 카페 바이아스]

카페바이아스2.jpg

카페 입구의 <경고문>부터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장소는 장나영의 치명적인 미모를 포함한다는데, 입구의 조그마한 포스터부터 치명적입니다. 한편 '입덕으로 인한 일상 생활 불가'에 대해서는 '바이아스'가 전혀 책임질 필요가 없습니다. 여기를 찾아올 정도면, 이미 일상 생활이 불가능한 바위게들이니까 말이죠. 그리고 전시물들을 보고서 심쿵!은 가능하지만, 실물 영접을 워낙 자주 했던지라 죽음에까지는 이르지 않을 자신이 있었습니다. 결국 안 죽었으니까, 이렇게 글을 쓰고 있지 않겠습니까!

카페바이아스1.jpg

아재 입으로 말하기 민망한데, 히나는 가끔씩 사진조차 똑바로 쳐다보기 부담스러울 정도로 예쁩니다. 단순히 이목구비만 이쁜 것이 아니라, 초롱초롱한 눈빛과 다채로운 표정이 찐따들을 기죽게 하는 특유의 '핵인싸' 바이브를 뿜고 있지요. 운영진들의 큐떱 덕후 레벨이 천장을 뚫네요. 그만큼 대문 사진 선정이 퍼펙트했단 이야기입니다. 카페 입구 사진은 유튜브의 '썸네일'과 같아서, 그 장소의 전반적인 인상을 결정합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계단 오르는 이들을 압도하는 저 사진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주문을 통해 음료와 컵, 기본 특전 등을 받자마자 곧바로 가방 속에 넣습니다. 고백하자면, 지금까지 생일 카페에서 구입한 음료 가운데 제가 마신 것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사진을 찍은 뒤 고이고이 아껴두었다가, 다른 아재들을 바위게로 영업하는데 썼습니다. 그런데 다들 삶의 의욕을 잃은 중년들이라 그런지, 쉽사리 넘어오지 않네요. 그래도 좋은 것은 나눠야죠. 다만 컵만큼은 절대 양보할 수 없습니다(벌써 몇 개 줬네…).

몇몇 운영진 및 방문객들은 여러 번의 오프 활동을 통해 이미 낯이 익습니다. 하지만 팬 콘서트를 계기로, 우리는 오프라인에서 비로소 친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양일 간 펼쳐진 팬 콘서트는 QWER 유니버스에 막대한 긍정적 영향을 끼쳤습니다. 첫째, 신규 팬들의 유입이 눈에 띄게 늘어났습니다. 둘째, 팬들이 오프라인에서 만나, 보다 편하게 말을 건넬 수 있는 계기가 되었죠. 바위게가 아닌 다른 뮤지션 팬들이 많은 곳에서는, 숫기 없는 팬들끼리 살갑게 다가가서 말을 거는 장면을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오직 바위게 농도가 짙디 짙은 팬 콘서트 정도 되어야만, 조금이나마 마음의 문이 열리죠. 저 또한 적지 않은 바위게들과 '바이아스'에서 만나, QWER에 관한 여러 가지 주제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히나의 사진들을 보는 것만큼이나 기쁜 일이죠.

그 가운데 두 분과 저는 오후 내내 동행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저를 포함한 3명의 바위게는 (홍대 스트릿 버스킹을 하며 아이돌의 꿈을 키우던 시요밍의 팀명을 닮아) '나풀나풀'하게 날리는 눈을 맞으며, '알지비큐브'로 향했습니다. 직선 거리로 얼마 되지 않는데, 2층에 있어서 잠시 헤맸습니다.

[알지비큐브(전시 공간)]

알지비큐브.jpg

제 머리 위로 녹색 공룡 풍선들이 이리저리 뒹굴고 계신 광경이 보이실 겁니다. '알지비큐브'는 히나의 사진을 전시한 공간인데, 건물 지하에는 유명한 라멘 집 '마시타야'가 자리했습니다. 근처를 지나는 여성 그룹들은 죄다 지하로 향했는데, 우리 수컷 바위게 그룹만 늠름하게 계단을 올랐습니다. 저와 안면이 있는 스태프 바위게 분께서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크지 않은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히나의 여러 사진과 아이템들이 적절히 배치되어 있었고, 공룡 풍선이 잔뜩 놓인 디스플레이에는 개그가 넘쳤습니다. 그곳에서도 여러 바위게들과 즐겁게 인사 나눴습니다. 정말 팬 콘서트 이후로 바위게들은 한층 가까워졌습니다!

영광스럽게도 <전지적 바위게 시점> 스태프와 함께 짧은 인터뷰 영상을 찍게 되었습니다. 공룡 머리띠를 한 저는 의자에 깊숙이 다리를 꼬고 앉아 바위게를 무릎 위에 놓고 쓰다듬으면서, <대부>의 돈 콜레오네 포스를 좀 내보려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나 말론 브란도 흉내를 낼 수는 없지요. 그냥 철 없고 재미도 없는 아재가 되고 말았습니다. 바위게 분들과 수다를 떨면서 흥분한 상태였는지라, 인터뷰 때 유래 없이 말을 더듬었습니다. 하지만 원래 버벅대는 모습이 더 재미있죠. 마젠타처럼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싶은 저는 "묻지 말고 GO!"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전혀 예상치 못했던 질문은 "히나는 커(귀엽다)입니까, 떽(떽띠하다)입니까?"였습니다. 제 마음 속에서 히나는 항상 '커(귀여움)'의 화신입니다. 하지만 저는 대답을 상당히 망설였는데요. 거기에는 까닭이 있습니다.

예전부터 저는 사람들이 '귀여움'에 대해서는 유사한 이해를 보이되, '섹시함'에 대해서는 매우 다양한 생각을 지녔다고 느꼈습니다. 만약 '섹시함'을 '한 마리 야생 흑표범 같은' 중남미 빅토리아 시크릿 모델이나 라틴계 가수의 이미지라고 본다면, 제 기준에서 대한민국에 섹시한 여가수는 보기 드뭅니다. 옷을 대충 걸치고 눈을 게슴츠레 뜬다고 해서 섹시한 게 아니니까요. 섹시함이란 온 몸에서 터져 나오는 강렬한 성적 매력인데, 한국 가요계에서 그런 섹시함을 내뿜는 가수를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다만 저는 바위게들이 QWER 멤버를 '떽'이라고 부를 때에는 '멋있다'라는 의미로 사용한다고 봅니다. 그 때의 '떽'은 아마추어보다는 프로페셔널이라는 점에서 풍기는 카리스마입니다. 장난스러움이 아닌 진지함에서 묻어 나오는 매혹이기도 하죠. 성적 매력과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만약 '떽'이 '멋짐'을 뜻한다면, 저는 '떽'도 충분히 수용 가능합니다. 그 때문에 다소 대답을 망설였습니다. 하지만 '떽'은 너무나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기 때문에, 결국 저는 논란의 여지가 없는 '커'로 갔습니다. <소다> 여신님께 불경스럽게 '떽'은 무슨…떽!!!

에휴, 이런 바보 같은 생각으로 버벅대는 대신 시원스럽게 모든 질문에 답하는 편이 나았는지도 모릅니다. 벨로시랩터 두 마리를 양쪽에 거느리고 오토바이를 달리는 거친 상남자와는 가장 거리가 먼 군필여고생인 제 자신을 확인했습니다.

알지비큐브2.jpg

한편 '갤러리를 둘러본 뒤 어떤 전시물이 가장 좋았냐'는 질문에 저는 상기한 그림을 골랐습니다. 제가 듣기로, 화가 바위게께서 짧은 시간에 그림을 완성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히나에 대한 지극한 애정이 뚝뚝 묻어나는 최고의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QWER 유니버스에서 빠질 수 없는 <큐떱툰>의 작품 하나하나가 모두 명작이라고 저는 생각하는데요. 그 까닭은 QWER에 대한 작가의 진심과 사랑이 돋보이기 때문입니다. 사진의 경우에도 피사체에 대한 촬영작가의 관심과 애정이 작품의 질을 결정하죠.

스스로 목숨을 끊기 70여 일 전부터, 빈센트 반 고흐는 파리 근교의 시골 도시 아를에서 며칠마다 한 작품씩 그려내며 마지막 예술혼을 불살랐는데요.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해서 더욱 위대한 작품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진정성의 강도죠. 그리고 그와 같은 강도는 사랑이 없이는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저는 저 작품에서 히나에 대한 진정한 애정을 보았습니다. 참 좋은 그림입니다. 이렇게 '알지비큐브'에서 좋은 시간을 보낸 '카페 원정대'는 다음 장소인 '다밍'으로 향했습니다.


제가 히나 생일 카페 방문기를 2회 분량으로 나눠 쓰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방문한 곳이 많지도 않은데 말입니다. 팬 콘서트를 계기로, 끝도 없이 주절대는 수다병이 도진 모양입니다. 독자 분들의 편의를 위해 여기에서 끊고, 다음 편에서 찾아뵙겠습니다.

(다음 글에서 계속...)

https://brunch.co.kr/@joogangl/635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후기 5부] QWER 팬 콘서트, 성대하게 마무리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