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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WER 히나 생일 카페 이야기: 오소, 다밍

카페 아비아채 모임을 겸하여

https://brunch.co.kr/@joogangl/628

(지난 글에 이어서)

[카페 '오소']

세 명의 바위게로 구성된 '카페 원정대'는 눈을 맞으며, 카페 '다밍'으로 향했습니다. 주인장이 덕후력 스카우터를 박살내는 '초사이어 히나 덕후'라는 소문으로 인해, 오픈 첫 날부터 바위게들 사이에 화제가 되었던 곳입니다. 그런데 '마포평생학습관' 근처를 지나가다가, 바위게 B님께서 또 다른 생일 카페 '오소'를 발견하셨습니다. 이 곳은 대기열이 너무 길다는 소문이 있어, 사실상 방문을 포기했던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평일이어서 그런지, 줄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건물 밖에서부터 느껴졌던 하늘빛과 핑크빛 샤방샤뱡함이 한꺼번에 제게 밀어닥쳤습니다. 군대 내무반처럼 편안했던 '바이아스'와는 정반대 느낌의 공간이었습니다. 카페를 찾는 팬의 성별 및 나이 또한 확연하게 차이가 났습니다. 이 곳은 중고등학생 및 여대생들의 비중이 높았습니다. 그리고 적지 않은 좌석이 모두 꽉 차 있었습니다. "아앗, 키라키라(キラキラ)…눈부셔…항마력이…." 저는 문자 그대로 몸 둘 곳을 몰라, 뒷걸음질 쳤습니다.

오해가 있을지 모르는데, 저는 이곳이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QWER의 팬덤이 이처럼 다양한 계층으로 확장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콘서트장 티켓 대기열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연령층의 바위게들이 이곳에 모여 부지런히 정보를 교환하고 있었습니다. 저 같은 아재처럼 박장대소를 하며 떠드는 대신, 도란도란 이야기하고 있었죠.

히나의 소녀소녀한 '커' 감성을 특징 있게 잘 잡아낸 카페였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운영자 분께서 얼마나 히나를 애정하고 그녀에게 많은 애정을 기울이셨는지, 카페 내부만 돌아 보아도 잘 알 수 있었습니다. 비록 만석이라서 오래 머물지는 못했지만, 여성 바위게께서 운영하시는 만큼 그 섬세한 감성이 충분히 돋보이는 매력적인 공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턴테이블과 메리고라운드 감성, 정말 좋았습니다!]

[카페 '다밍']

홍대입구역 7번 출구 근처에서 출발한 '카페 원정대'는 홍대 디스트릭트를 가로질러 합정역 근처까지 왔습니다. 이 정도면 홍대 구경은 거의 다 했다고 할 수 있죠. 메인 스트리트를 관통해서 왔으니까요. 그래도 하얀 눈을 맞으며 취미가 같은 남자 세 명이서 이렇게 끊임없이 수다를 떨며 걸었던 때가 언제였을까요. 아니, 눈을 맞으며 홍대를 함께 걸었던 때가 언제더라…. 처음 본 사이지만 이렇게 함께 할 이야기가 많다는 사실만으로 감사했습니다. 바위게의 친절한 길안내를 따라, 마침내 '다밍' 앞에 도착했습니다.

히나의 트레이드 마크 가운데 하나인 '미치도록 귀여운 입매무새'가 돋보이는 사진만 봐도, 주인장께서 '초사이어 히나 덕후'라는 점을 확신했습니다. 'Kitty Guitar Hero'는 <봇치 더 록!>에서 빌려온 '기타 히어로'에 고양이스럽다는 의미의 Kitty를 붙였네요. 간판 옆에 '쓰레기 투기 금지구역'이라는 안내판이 눈에 들어오는데요. 왠지 쓰레기를 버렸다간 히나에게 기타로 얻어 맞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좋아'라는 말이 입 안에 맴도는 것은 어째서일까요. 나는 실패작이야….

2층 입구 앞에 놓인 저 거대한 사진을 보는 순간, 제 심장이 쿵 내려앉았습니다. 진지함이 묻어나는 집중의 표정이 보는 이의 가슴을 설레게 했죠.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과 [팬 콘서트] 솔로 장면에서 보여주었던 바로 그 결연한 얼굴이 여기에서도 보이네요. 갤러리 '바이어스' 입구와 마찬가지로, 카페 이미지를 단숨에 결정 짓는 한 컷이었습니다.

하얗게 빛나는 카페에 입장하니, 다부진 체격에 안경을 쓰고 활달함이 돋보이는 주인장께서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시간 순으로 배치된 카페 사진 구성을 몸소 친절히 설명해주셨습니다. 벽면 곳곳에 QR 코드를 심었는데, 거기에는 자세한 설명이 담겨 있습니다. 무엇보다 손수 제작하신 도록의 퀄리티가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뛰어났습니다. 게다가 1년 동안 만드신 '히나 아카이브'의 규모가 엄청났습니다. 이렇게 5년만 하신다면, 정말 히나 개인 박물관을 차리셔도 될 정도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QWER이 지금보다 훨씬 높이 날아오를 것이며, 댄스 음악 대신 밴드 뮤직과 LP판, 턴테이블 등 아날로그적 대안을 찾는 세계 젊은이들에게 크게 사랑 받을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QWER과 함께 곤경을 견디며 아카이브를 구축했던 바위게들은 분명히 남다른 보상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보상은 물질적인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가령 주인장께서 시간을 들여 하나하나 구하시고 찍으신 모든 것들은 QWER의 역사와 개인의 손때가 함께 했기 때문에, 다른 어떤 것으로도 대체될 수 없습니다. <큐떱툰>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QWER 멤버나 팬덤에게 색다른 뉴스가 생길 때마다, <큐떱툰>은 그 상황을 아는 모든 바위게들을 울리고 웃기는 적절한 이미지와 대사를 거의 실시간으로 만들어 내었습니다. 이 또한 챗GPT나 딥시크로도 대체불가입니다. 아니, QWER 유니버스가 생산해 내고 있는 이 모든 거대한 결과물들은 더는 반복될 수 없는 유일무이한 것들입니다. 이 때문에 값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를 지니며, 그렇게 살아 남을 것입니다. 거기에서 오는 둘도 없는 보람과 기쁨이 바로 남다른 보상이죠.

나중에 주변 바위게 분들에게 여쭤보니, 주인장께서는 '초밥이네'라는 아이디로 온라인에서 활동하시며, QWER_choba._.b22 라는 주소로 인스타그램에도 히나 사진을 대량 업로드하시는 유명한 분이셨습니다. 제가 몰라뵈어 정말 민망합니다. 내년 히나 생일에는 또 얼마나 어마어마한 아카이브가 구축되어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큽니다.

아울러 이 전시 공간을 둘러보는 중에도 적지 않은 바위게 분들께서 제게 인사해 주셨습니다. 많은 분들이 제게 도움을 주셨는데, 처음에는 감사의 표시로 일일이 글에 적을까 했습니다. 하지만 상남자가 많은 바위게의 특성상 오히려 부담을 느끼실 것 같아서, 마음을 돌렸습니다. 글에 미처 언급되지 않은 바위게 분들께도 제가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말을 꼭 여기 남기고 싶었습니다.

카페를 나서기 전 제 시선을 사로잡은 마지막 한 마디는 "사람들이 뭐라고 평가해도 흔들리지 않고 도전할 거예요. 누구보다 삶에 진심으로 임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팬분들과 함께 성장해 가고, 그로 인해 행복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 보이고 싶습니다."라는 히나의 당찬 맹세였죠. '도전', '성장', '행복' 등 QWER이 바위게들에게 보내는 핵심 메시지가 모두 담겨 있는 한 마디였습니다. 2025년 1월도 벌써 무엇을 했는지 모를 정도로 빠르게 지나가 버렸습니다. 하지만 아직 11개월이 남았죠. 우리가 진정 사랑하는 것들로 도전 목표를 채우고, 느리지만 꾸준하게 성장함으로써 더없는 행복을 누려야죠. 덕질뿐만 아니라, 인생 전체에 해당되는 원칙이라고 믿습니다. 그녀들이 증명해가고 있으니, 우리 또한 따라가야죠. 팬덤은 가수를 닮으니까요.


[카페 아비아채]

3명의 '카페 원정대'는 다시 홍대 메인 스트리트를 거슬러 올라가 '바이아스'에 들렀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저는 팬 콘서트 때 바로 제 뒤에 줄을 섰던 바위게 C님을 만났습니다. 바위게 상위 레벨인 친한 동생 바위게 D님과 함께 오셨죠. 우리는 팬 콘서트 및 히나 생일 카페 후기를 공유하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했습니다. 그래서 '바이아스' 맞은편에 있는 '아비아채'라는 카페에 가서 대화를 나누기로 했습니다.

저를 포함한 다섯 명의 수컷 바위게는 널찍한 카페 1층에 앉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했습니다. 바위게 C님과 D님의 오프 활동 경력은 대단히 화려했습니다. 역시 낭만과 열정의 바위게 답게, 한번 꽂히면 뒤를 돌아보지 않고 몸을 던지는 타입이었습니다. [2024 원더리벳 페스티벌]에서 QWER의 공연을 본 뒤 너무도 가슴이 벅차올라, 나머지 제이팝 가수들 공연을 보지 않고 나와 술을 마셨다는 대목에서는 참으로 감탄했습니다. 레오루과 야마, 유우리 등을 모두 패스하고 나올 정도로 QWER에게 심취한 상태셨다니, 그 감동의 농도를 감히 짐작키 어려웠습니다. 특히 실내에서 마시는 맥주로는 성에 차지 않았다는 말씀에는 적극 동의했습니다. 아마 쵸단도 그곳 술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했을 겁니다.

그 외에도 수많은 이야기들이 오갔습니다. 공통점은 모두들 QWER을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저를 제외한 4명의 바위게 모두 외모가 출중하셨습니다. 이런 온라인 기만자들! 특히 오프라인 행사 때 QWER에게 욕되지 않도록 깔끔하게 입고 다니려 노력한다는 말씀에 공감이 갔습니다.

저는 원래 수트 옷차림을 좋아하기도 합니다만, QWER 관련 행사나 인터뷰에 나설 때에는 더욱 신경을 씁니다. QWER 팬덤 이미지가 저 때문에 '방구석 난닝구 아재'가 되어서는 안 되기에, <전바시> 인터뷰 때는 (WMC 히나 티셔츠 대신) 일부러 넥타이까지 하고 나왔습니다.

다른 바위게 분들께 동참하자는 뜻에서 쓴 글이 아닙니다. 또한 어차피 여름 축제 때에는 전부 추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저는 중년 아재들이 아이돌 덕질을 마음 편히 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스스로 약속했습니다. 덕질하는 중년 아재 이미지를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한 개인적 노력인데, 실제 삶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치더군요. QWER 덕분에 제가 얻은 것이 참으로 많습니다.

옆 테이블 여성들이 까무러칠 정도로 '오디오가 비지 않는' 대화를 이어가던 5명의 바위게들은 밤을 새우지 않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섰습니다. 우리는 결국 서로의 본명이나 활동명 등을 묻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오프 활동에서 만나면 반갑게 인사 나누기를 기약하며, 그렇게 헤어졌습니다. 눈 내리는 금요일에 히나 생일 카페가 인연이 되어 만난 바위게 분들, 어쩌면 별 일 없이 평범하게 지나갈 수도 있었던 제 하루를 벅차게 만들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나눠 주신 열정, 소중히 간직하겠습니다.

아울러 여러 곳의 히나 생일 카페를 준비해 주신 모든 바위게 분들,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본인이 즐거움을 느끼고 타인에게도 기쁨과 감동을 주는 것만큼 가치 있는 일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훌륭한 일들을 마지막까지 멋지게 해내셨으니, 올해에는 좋은 일 가득하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러고 보니, 냥뇽녕냥 카페의 줄임말인 '냥카'와 '냥커'가 비슷하네요. 이것도 운명이겠죠. 역시 냥은...


[길었던 하루를 마무리하며]

귀가해서 저녁 식사를 하고 나니, 졸음이 밀려왔습니다. 눈을 맞으며 걸었더니, 은근 피곤했던 모양입니다. 새벽에 일어나 할 일을 다 마친 상태라, 잠깐 졸아도 상관 없었습니다. 하지만 브런치 글도 좀 써 놓고, 무엇보다 마젠타의 개인 방송이 기대되었습니다. 사실 최근에는 그녀의 방송을 라이브로 들은 적이 거의 없습니다. 생활 리듬이 깨지기 때문이죠. 그래서 식은 떡밥만 주워먹었는데요. 오늘은 너무 늦지만 않는다면, 생방송으로 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개인 방송을 예고했던 마젠타는 밤 10시가 넘어, 아래와 같은 글을 공식 팬카페에 남겼습니다.

저 가운데 하나만 해도 멘탈이 털릴 텐데, 저걸 한 사람이 하루에 다 겪다니…. 마젠타는 정말로 드라마 같은 인생을 살고 있군요. 인생 자체가 콘텐츠 덩어리이니, 그녀가 한번에 2시간씩 숨도 안 쉬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도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좌충우돌하는 삶을 산다고 해서, 그 소재들을 전부 콘텐츠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요. 이번 <스타!요리방-히나, 마젠타 편>에서도 볼 수 있듯이, 모든 상황을 예능화할 수 있는 마젠타의 능력은 정말로 탁월합니다. 게다가 우당탕탕 몸개그를 하거나 소리를 빽빽 질러 억지 웃음을 끌어내는 것이 아닙니다. 마젠타는 잡학다식에 개그를 끼얹은 말빨 캐릭터입니다. 마젠타 정도 레벨의 서브컬처 잡학다식을 지니고 그것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며 본인의 학창 시절 찐따 경험까지 개그로 승화시키는 20대 여성 연예인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냥 방송천재입니다. 2월 1일 그녀의 위버스 음성 방송을 들으신 분들은 확신하실 것입니다. 올해는 마젠타를 포함한 QWER 멤버들 모두가 보다 많은 예능에서 활약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마젠타가 방송 대신 따뜻하고 달콤한 음료를 마시고 자겠다고 알렸으니, 아재 바위게 또한 긴 하루를 정리하고 잠자리에 들어야겠죠. 오늘 만난 바위게 중, 2월 2일 일요일에 부산 서면 롯데 백화점 <니티드> 팝업 스토어에 시요밍을 보러 간다고 밝힌 분만 3명이었습니다. 팝업 후기 직캠을 보다 보면, 낯익은 얼굴을 찾을 수도 있겠네요. QWER 덕질 못지 않게, 바위게 덕질 또한 재미있습니다. QWER 유니버스는 이처럼 떠들썩하게 확장해갈 것이고, 저는 힘이 닿는 한 이 모든 즐거움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합니다.

그러면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우리 모두 현생에 무리 가지 않는 선에서 즐겁게 덕질하며, QWER과 동반성장합시다! 알이즈웰!

https://www.youtube.com/watch?v=xPFYztEnBDc&t=458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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