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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WER 이시연 팝업 스토어 랜선 후기

바위게 to 시연: 니가 웃으면 나도 좋아

안녕하세요, 여러분! 알이즈웰입니다.

2월 2일인 일요일 아침, 저는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기분 좋게 눈을 떴습니다. 왜냐하면 전날인 2월 1일에 무려 QWER 위버스 방송을 두 개나 보고 행복하게 잠들었거든요. 하나는 저녁 7시가 넘어 시작된 히나의 생일 감사 방송, 그리고 다른 하나는 밤 10시가 넘어 들이닥쳤던 마젠타의 'voice only 라디오 타입' 방송이었습니다.

감기가 걸려 콜록거리는 히나는 인천 본가에서 푹 쉬다, 엄마 화장대 앞에서 방송을 시작했는데요. 마치 친구와 대화하는 듯이 조곤조곤하게 말을 이어가는 히나의 방송을 보면서, 저는 놀라운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지난 금요일 오후 내내 홍대를 헤집고 다니면서 히나 관련 콘텐츠를 원없이 보았습니다. 그 가운데에는 똑바로 쳐다보기 부담스러울 정도로 초롱초롱하고 아름다운 히나 사진이 한 둘이 아니었죠. 아니, 그런데 말입니다. 이날 방송을 보다 보니, 어저께 보았던 모든 사진들이 오늘 제 머릿 속에서 사라졌습니다. 그녀는 무조건 어제보다 오늘이 더 이쁘더군요. 저 정도 미모라면 고시 3관왕 급이라는 농담도 더 이상 흰소리가 아닐 듯합니다. 무엇보다 해피 바이러스가 뿜뿜하는 외모란 것이 핵심이죠. 장난기가 가득한 히나의 표정은 보는 이들에게 항상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한편 또 다른 스타일의 혼모노 냉미녀 마젠타는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채 오직 만담만으로 50분 동안 바위게들을 들었다 놓았습니다. 꿈 속에서 영국 귀족아이 '이(李) 안드레아'와 열기구를 타면서 일어났던 해프닝을 줄줄 늘어놓는 입담. 디지몬 진화를 빌려 "호르몬 진화! 에스트로겐! 테스토스테론!"을 외치는 순발력. 초등학교 때 동네 일진에게 오락실부터 시작해 3차에 걸쳐 삥 뜯긴 이야기를 풀어내는 초월 기억력. 과연 '여자 침착맨'이라는 제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이 들던 50분이었습니다. 마젠타는 방송천재가 맞습니다. 심지어 오디오 방송에서조차도 예술적으로 급방종(급히 방송 종료)을 해내다니...

아무튼 어젯밤 잠들기 전에 저처럼 재미있는 콘텐츠를 2개나 소화했으니 꿀잠을 자지 않을 수 없었겠죠. 게다가 어제 오후에는 퇴임한 스승님을 모신 신년하례식에서 발렌타인 30년을 퍼마셨는지라, 평소보다 늦게 일어났습니다. 아침 7시에 일어나 곧바로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올리면서 하루를 시작했죠. 2월 2일인 오늘은 시요밍이 함께 하는 '니티드' 의류제품 팝업스토어가 부산에서 열리는 날, 분명히 적지 않은 바위게들이 새벽부터 대기를 타고 있었을 터입니다. 그분들이 기다리면서 심심하지 않게, 조금이니마 도움이 되고 싶었죠.


오전 7시 5분에 공식 팬카페 등을 둘러보니, 역시 바위게들의 행동력은 범범한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이제는 '전날러(행사 전날에 미리 가서 대기하는 팬들)'라고 불려야 할 행동파 바위게들은 토요일 자정부터 백화점 지하 입구에서 대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평소에 그곳에서 잠을 청하시던 노숙자 어른 입장에서는 잠자리를 빼앗긴 셈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그 분은 놀랍게도 '부산 사나이답게' 경찰을 불렀습니다! 그러나 결국 경찰과 함께 이동한 쪽은 노숙자 어른이었더군요. 부산 해운대가 고향인 저는 이 해프닝을 보면서 웃음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아는 전형적인 부산 사나이였거든요. 단순하고 목소리가 크며, 뒤를 생각하지 않고 냅다 지르는 성격. 부디 그 분이 건강하고 따뜻하게 겨울을 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일은 자주 있지 않으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도 꺽꺽 웃으면서, 저만의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점심식사를 마친 뒤 또 한 번 커뮤니티를 살펴보니, 정말 많은 일들이 폭풍같이 지나갔더군요. 시요밍 영접을 기다리는 바위게들의 기대 부푼 이야기들을 기대했던 저는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한꺼번에 여러 일들이 터진 터라, 오후 1시 경에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된 상황이었습니다. 다만 2월 2일 오전에 있었던 여러 일들은 '고객의 감정을 최우선으로 배려해야 한다'는 팬덤 마케팅의 기본을 어긴 까닭에 발생한 사고들이었기에, 조금이나마 적어놓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니티드'에 어떤 부정적인 감정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이번 사건은 팬덤 마케팅 관점에서 주목할 만한 사례라서, 제가 지켜본 바를 간단히 정리해 볼 따름입니다.


[팬은 감정이 있는 ATM이다]

유명 연예인과의 협업을 통해 회사를 홍보하고 제품 판매를 활성화하는 마케팅은 이미 오래되었습니다. 다만 20세기에는 특정 팬덤을 타게팅한다기보다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경우가 흔했죠. 21세기 초까지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습니다.

반면에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트위터와 틱톡 등 SNS가 활성화되고, 핵개인이 알고리즘을 중심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에만 집중하는 2020년대에는 사정이 다릅니다. 온종일 아이돌 음악을 듣는 '음악광' 청소년이 임영웅의 노래를 모를 수도 있습니다. 가수 송가인은 팬들과 함께 해외 크루즈 투어를 돌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그녀의 행보를 잘 알지 못하죠.

이처럼 2020년대 핵개인은 자신의 취향을 좁고 깊게 파고들며, 스마트폰의 집중적 사용과 알고리즘 개미지옥은 이런 핵개인의 성향을 강화시킵니다. 이 때문에, 2020년대에는 충성도가 높은 고객 집단에게 집중해서 '가늘고 길게' 가는 '팬덤 마케팅'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현장에서는 이미 대세로 자리잡았죠.

그런데 이와 같은 팬덤 마케팅은 사실 양날의 검이기도 합니다. 가령 협업하는 뮤지션 및 그들의 팬덤을 최대한 배려하고 존중하면, 향후에도 지속가능하게 사업할 수 있죠. 반면에 팬덤에게 나쁜 인상을 심어줄 경우, 하지 않느니만 못한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그리고 잘못 둔 악수(惡手)는 생각보다 오래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팬덤 마케팅을 진행하고자 하는 기업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를 숙지해야만 합니다.

첫째, 팬덤의 일반적 특성.

둘째, 특정 팬덤의 특성.

1) 팬덤의 일반적 특성: 팬은 감정이 있는 ATM이다.

마케팅적 측면에서 팬덤의 일반적 특성이 다양하지만 핵심은 하나입니다. 팬덤의 감정과 욕구를 정확히 파악해서 배려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다양한 작가들이 "팬은 감정이 있는 ATM이다."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SM엔터테인먼트가 H.O.T.를 데뷔시키면서 본격적인 팬덤 문화를 양성하기 시작한 것이 1996년이며 올해가 2025년입니다. 지난 30년 동안 팬들은 보다 영리해졌으며, 이제 알 것을 다 알고 속아줄 것은 다 속아주면서 자신이 원하는 바를 관철시키고자 합니다. 가령 아이돌 팬들은 소속사가 각종 이벤트와 굿즈를 통해 자신의 통장을 '텅장'으로 만든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상관없습니다. 내 통장은 내가 알아서 관리할테니, 그 대신 뭘 해도 제대로 해서 팬덤을 만족시키라는 것이지요. 이와 같은 요구는 소속사뿐만 아니라 광고주에게도 해당됩니다. 자발적으로 ATM이 되어줄 테니, 가수 및 팬덤을 제대로 대우하고 그들의 감정을 올바로 배려하고 존중하라는 것이 팬덤의 요구입니다. 어찌 보면 너무나 상식적인 요구이죠. 만약 배려는커녕 팬덤의 감정에 상처를 준다면, 문제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집니다. 2020년대의 고객은 참을성이 없거든요.

2) 특정 팬덤의 특성: 그 팬덤 프로모션의 TPO(time, place, occasion 시간, 장소, 상황)를 숙지해야 한다.

이제 일반적 특성을 염두에 두고서, 특정 팬덤에 대한 마케팅을 살펴봅시다. 여기서도 핵심은 하나입니다. 특정 팬덤을 대상으로 한 프로모션을 진행하려면, 그 프로모션과 관련된 '시간, 장소,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특히 팬덤의 분위기가 현재 어떤 상태이며 프로모션과 연관된 아이돌 모델의 서사가 어떠한지를 담당팀이 꿰고 있어야만 합니다. 그런 배경을 숙지하지 않을 경우, 돈과 시간을 들여 진행했던 프로모션이 되려 회사의 발목을 잡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를 염두에 두고 '2.2. 니티드 사태'를 살펴봅시다.

때는 2025년 2월 2일 오전 7시. 이미 당일 새벽부터 수십 명의 바위게들이 백화점 앞에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이날 오후 3시에 있을 이시연x니티드 팝업 스토어 행사에 입장하기 위해서였죠. 하지만 행사장의 규모에는 한계가 있음이 분명한데, '니티드'는 수용 가능 인원을 공지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일부 바위게들이 하루 전날 '니티드'에 여러 가지 우려 사항을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니티드'는 명확한 대비책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바위게라는 팬덤의 성격과 규모에 대한 사전조사가 미흡했다는 증거죠. 고작 일주일 전, QWER은 완판된 팬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끝내며 막강한 팬덤 파워를 과시했습니다. 게다가 홍대 곳곳에 열린 히나 생일 카페의 굿즈는 오픈하자마자 대부분 동이 났습니다. 2월 2일 바위게와 관련된 상황이 이와 같았습니다. 단순히 품질 좋은 제품을 내놓고 유명한 연예인을 쓴다고 해서 끝난 게 아닙니다. 지갑을 여는 주체는 팬덤인데도 그들에 대한 기본적인 조사가 부족했고, 팬의 전날 요청에도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강구하지 않았죠. 이는 누가 보아도 변명의 여지가 없는 실책입니다.

그러다 오전 8시가 조금 못 된 시각, '니티드'는 청천벽력 같은 공지를 SNS에 올립니다. "예상보다 많은 팬분들께서 현재 대기하고 계셔서 부득이 긴급공지 드립니다. 현재 행사공간의 수용가능인원은 70명이며, 현재 100명을 초과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의 대기줄이 생기는 것은 공간상의 무리가 있어 안전사고를 대비하여 자리배정관련 대기는 종료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바위게들은 대단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첫째, 새벽부터 와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던 바위게들 중 일부는 현장에서 자신이 입장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고 가슴을 부여잡았습니다. 둘째, 전날인 토요일에 부산에 미리 와서 숙소에 머물며 출발 준비를 하던 바위게들은 조식 먹으러 내려갈 힘마저 잃었습니다. 셋째, 고속버스나 KTX를 타고 부산으로 향하던 타지역 바위게들은 스트레스를 받아 티셔츠 사이즈가 XXL에서 XL로 순식간에 줄어들었습니다. 넷째, 부산에 살면서 '널널하재?' 노래를 부르던 부산갈매기들은 이 소식을 듣고 해운대 유람선에 타서 오륙도 돌아갈 즈음에 뛰어내리겠다고 울부짖었습니다. 만약 하루 전날에라도 수용가능인원이 70명이라고 공지했다면, 이런 불상사의 대부분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물론 방문 예상 인원을 잘못 산정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행사가 시작되기 불과 몇 시간 전에 뜬금없이 이와 같은 수용인원제한 공지를 날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특히 SNS가 발달한 2025년, 일부 바위게가 예상 가능한 난점들에 대해 회사측에 사전 연락을 했다는 사실을 팬덤 전체가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일이 발생했다는 것은 고객인 팬덤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었죠. '이렇게 많이 올 줄 몰랐다'는 변명이 되지 않습니다. 팬덤의 감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팬덤 마케팅 제1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바위게라는 팬덤과 관련해서 광고주가 알아두어야 할 점이 또 있습니다. 오늘 행사에 참여하는 멤버가 다름 아닌 '시련의 대명사' 시요밍이었다는 사실이죠. QWER 멤버 4명 가운데에서도 시요밍의 서사(narrative)가 유독 가슴 아프며, 그래서인지 시요밍이 웃는 모습을 반드시 보고야 말겠다는 '밍밍단'의 충성도나 화력은 어마어마합니다. 각자의 분야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상태에서 시작했던 여타 멤버와는 달리, 시요밍은 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 케이스지요. 대중들에게 가장 덜 알려진 상태에서 데뷔하기도 했고요. 이 때문에 바위게 전체는 물론 시요밍을 최애로 삼는 밍밍단의 경우에도, 시요밍에게 뭔가 자꾸 불합리한 일이 터질 경우 유독 감정적으로 격해지게 됩니다.

바위게 분들은 기억하실 것입니다. 시요밍과 '니티드' 협업 의류 라이브 판매(12월 16일)를 앞둔 때는 사회적 분위기가 엄중하여 연예인들이 SNS를 자중하던 상황이었습니다. 시요밍으로서는 최초의 콜라보인데도, 홍보를 할 방법이 없었죠. 그래서 그녀는 마카오 행사에 온 팬들을 붙잡고 콜라보 홍보를 했습니다. 그 간절한 장면을 촬영한 영상이 SNS에 돌면서 바위게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죠. 결국 바위게들은 이미 옷장이 QWER 콜라보 의류들로 가득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무신사 라이브에서 시요밍 콜라보 제품들을 1등부터 줄세우기에 성공하면서 막강한 화력을 과시했습니다.

이렇게 사연 많고 인기 많은 QWER의 메인 보컬 시요밍의 첫번째 단독 팝업 스토어 행사를 얼마나 많은 바위게들이 기다렸겠습니까. 게다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콘서트 뽕과 생일 카페 뽕이 빠지지 않아 기대감이 잔뜩 부푼 바위게들인데 말이죠. 그런데 이와 같이 중요한 행사에서 해당 업체의 업무 진행이 이처럼 아쉬웠으니, 바위게들이 폭발한 것도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고객인 팬덤의 감정을 배려하기는커녕 긁어버린 처사였으니까요.


결국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소속사 PD인 빙빙이 직접 나섰습니다. 그는 9시 반 경에 인스타그램을 통해 "긴급정리 중이니, 기다려 주세요..."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11시 즈음, '니티드'는 거듭 사과의 말씀을 올린 뒤, "아티스트 측의 요청으로 수용인원 70명 기존 1타임에서 2타임으로 늘려 진행하도록 하였습니다. 총140명 팬분들께서 행사를 즐기실 수 있도록 운영 조정하였습니다."라고 공지했습니다. 그제서야 각종 QWER 커뮤니티는 분을 삭이고 진정 상태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빙빙이 직접 나서지 않았을 경우 이와 같은 차선책조차 위태로웠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바위게들에게 큰 신뢰를 얻고 있는 빙빙과 협의한 결과였기에, 여전히 억울한 바위게가 많았지만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었다고 봅니다. '아티스트 측의 요청으로'라는 문구가 이 때문에 매우 적실했습니다.


[바위게 to 시연: 니가 웃으면 나도 좋아]

이윽고 시간이 흘러, 시요밍이 함께 한 이시연x니티드 팝업 스토어 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저녁 식사를 마친 뒤, '식은 떡밥'으로 해당 영상을 챙겨보았습니다. 실시간 생중계로 유명한 바위게들이 현장을 지키셨더군요. 랜선 리뷰를 가능하게 해주신 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1부 영상이 시작되자마자, 저는 시요밍을 보고서 빙구처럼 웃고 좋아하는 바위게들을 보고 그만 너털웃음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아시다시피, 대한민국에는 <좋은 사람>, <그녀가 웃잖아>, <사랑의 바보>라는 '3대 호구송'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김형중이 떨리는 목소리로 부른 <그녀가 웃잖아>입니다만, 가장 아끼는 가사는 <좋은 사람>의 "니가 웃으면 나도 좋아~"입니다.

물론 3대 호구송은 답없는 짝사랑에 관한 내용이고, 일부 '과몰입한' 팬을 제외하면 바위게들은 시요밍 짝사랑 상태까지 이른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바위게의 경우, 아무리 속상한 일을 겪었더라도 시요밍이 웃는 모습만 보면 빙구처럼 따라 웃을 수밖에 없죠. "어휴, 저런 시연바라기 바보들...어찌 그리 나랑 똑같냐!"

1월 31일 금요일 히나 생일 카페 투어 때 만난 바위게들이 입을 모아 말했듯이, 시요밍에게는 유독 아련한 모습이 있습니다. 분명히 밝고 씩씩한데도, 마젠타가 말했던 것처럼 '아픈 손가락' 같은 분위기를 냅니다. 저를 비롯한 많은 바위게들은 '시요밍만큼은 정말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죠. 게다가 팬 콘서트 첫날, 카리스마 있게 등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바위게들을 보자 행복함에 그만 빙구웃음을 짓고 말았던 시요밍이 기억나시나요? 그녀는 그렇게 바위게밖에 모르는 바보입니다. 지금보다 더욱 사랑 받아 마땅한 아이죠.

1부에서는 추첨 행사에 당첨된 바위게들의 괴성이 많이 들렸다면, 2부에서는 몸이 풀린 '경력직 아이돌'의 개인기가 빛을 발했습니다. 아이돌의 본고장 일본에서 다년 간 갈고 닦은 '조련 스킬'은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저처럼 일본과 한국 아이돌 모두에게 관심이 있었던 사람에게, 시요밍은 양자의 장점이 결합된 또 하나의 생태계 교란종입니다. 솔직히 팬 사인회 영상만을 보아서는 그런 느낌을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혼자 내놓으니 한일 양국의 스킬을 죄다 발휘하면서, 아주 펄펄 날았습니다. '니티드' 쪽에서도 그녀의 사은품 숫자를 늘려서 지원했습니다. 그 때문에 예정보다 좀 더 늦게 행사가 끝났죠. 하지만 시요밍도 바위게도 모두 아쉬움이 남을 따름이었습니다. 이렇게 이시연x니티드 팝업스토어 행사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이제 바위게들은 2월 7(금) [On the K 'QWER 공연']을 기다리며 한 주를 두근거림 속에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저는 '니티드'에 대한 어떤 부정적인 감정도 없습니다. 흰 눈 덮인 삿포로에서 시요밍을 누구보다 예쁘게 촬영해 주지 않았습니까. QWER의 첫번째 해외 광고촬영은 이시연x니티드 협업이었습니다. 제품의 퀄리티 또한 높아서, 바위게들이 만족했지요. 게다가 저는 한 두 번의 잘못으로 사람이나 회사를 파묻어 버리는 21세기 생매장 문화(캔슬 컬처)에 대해 오랫동안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왔습니다. 잘못한 것은 분명히 지적하되, 선택지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매번 인연을 끊어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솔직히 'WMC'(히나 협업), '니티드'(시요밍 협업), '1993 STUDIO'(쵸단 협업)' 모두 제가 처음 들어본 브랜드입니다. 많은 바위게의 경우에도 사정이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모두 마이너하게 시작하는 소중한 인연입니다. 그리고 히나와 협업했던 WMC는 팝업스토어 행사를 원만하게 진행함으로써, 바위게들의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팬덤 마케팅의 좋은 사례이지요. 다른 업체들도 충분히 선순환을 이룰 수 있습니다.

사실 케이팝 팬덤 전체를 볼 때, 바위게는 정말 대하기 수월한 팬덤입니다. 일단 대형기획사가 아닌 영세기획사 팬덤이라 매사가 조심스럽습니다. 케이팝에 보기 드문 남초 팬덤이라,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뒷끝이 남아 끝까지 꽁한 행태를 부리지도 않습니다. 조금만 신경을 써주어도 몇 배로 감사할 줄 아는 팬덤입니다. 게다가 성장 가능성이 무한하기도 하지요. QWER 관련 그 무엇도 아직은 저점매수입니다. '니티드'는 이번 경험을 충분히 복기해서, 시요밍에게 더욱 많은 기회를 주고 바위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주력 사이즈...XL...

2월 2일은 <고민중독>이 10달 만에 1억 뷰를 달성한 날이기도 합니다. 이날 밤 시요밍의 신나는 인스타 방송에 이어 3일 새벽에 쵸단까지 에너지 넘치는 모습으로 위버스 방송을 통해 근황을 알려왔으니, 팬 콘서트 이후 멤버 4인이 모두 개인 방송을 마쳤습니다. 2주 동안 이어진 QWER 위크가 연휴와 함께 일단락 되는 느낌입니다. 이에 기쁜 마음으로 이번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우리 모두 현생에 무리 가지 않는 선에서 즐겁게 덕질하며, QWER과 동반성장합시다! 알이즈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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