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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WER, 4월 6일에 도쿄에서 첫 팬 콘서트를 열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알이즈웰입니다.
2025년 2월 2일에는 QWER의 메인 보컬 시요밍이 부산에 내려가 '니티드' 팝업스토어에서 팬들과 조우했죠. 이것만 해도 며칠은 즐길 떡밥이었습니다. 하지만 소속사인 3Y코프레이션은 다음날인 2월 3일에 'QWER 첫 도쿄 팬 콘서트(4월 6일)' 소식을 알림으로써, 긴 연휴를 끝낸 뒤 출근했던 바위게들의 월요병을 단숨에 날려버렸습니다.
QWER이 참여했던 [2024 원더리벳 페스티벌]의 제작사가 소니 뮤직 솔루션즈(Sony Music Solutions)라는 뉴스를 예전에 접했을 때, 저는 QWER의 일본 진출에 소니가 관여하는게 아닌가 예상했습니다. 소니 뮤직이야 일본 음악 시장에서 부동의 1위인 만큼, 그 회사가 나서 준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죠. 그런데 이번 도쿄 콘서트의 제작사가 실제로 소니 뮤직 솔루션즈이니, 감개무량할 따름입니다.
덧붙여 이번 도쿄 콘서트 공동 제작사는 크리에이티브맨 프로덕션(Creativeman Production)인데, 일본의 여름 대형 축제인 [섬머소닉]을 주최하는 회사입니다. 콘서트의 주관사는 [원더리벳 페스티벌]을 주최했던 리벳(LIVET)이고요. 이로써, QWER이 [2025 섬머소닉]과 [2025 원더리벳] 두 페스티벌에 등장할 확률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특히 [섬머소닉]의 경우, 축제는 8월에 있지만 통상적으로 2월에 1차 라인업을 발표합니다. 도쿄와 오사카 두 곳에서 열리는 [섬머소닉]에 QWER이 참가하게 된다면, 대형 사건이겠네요.
그동안 한국 아이돌들의 일본 진출을 쭉 지켜봤던 저로서도, QWER의 이번 행보는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일반적으로 한국 아이돌은 국내에서 탄탄히 입지를 굳히고 일본 케이팝 팬들에게 이름을 알린 뒤, 일본 예능과 음악방송에 나가서 인지도를 높입니다. 일본 진출 초기에 팬 미팅이나 쇼케이스를 할 수는 있으되, 곧바로 단독 콘서트를 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물론 소속사 내리사랑을 등에 업은 대형기획사 아이돌의 경우, 저런 과정을 단축하거나 일부 생략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유명세를 얻은 지가 얼마 되지 않고 소속사가 영세하며, 케이팝 비주류인 밴드 음악을 하는 QWER이 곧바로 도쿄 단독 콘서트로 일본 진출의 서막을 연다니...무엇을 하든 사람들의 예측을 아득히 뛰어넘습니다. 이거야말로 도파민 폭발하는 낭만과 열정 그 자체잖아!
[보법이 다른 밴드 아이돌, QWER]
빈 말이 아니라, 저는 QWER이 정말 크게 될 것 같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아무도 그들의 보법을 예상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게 무슨 뚱딴지 같은 말이냐고 고개를 갸우뚱거리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나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가 오래 전부터 화성 탐사를 위해 많은 돈과 노력을 들였다는 사실을 잠시 떠올려 봅시다. 그들이 세계 부호 1, 2위를 다투는 갑부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저 같은 소시민은 그들의 돈에만 관심을 두며, 그들이 지닌 화성 탐사의 꿈 등은 '미친 부자들의 취미 생활' 정도로 여깁니다.
그러나 화성을 탐사하겠다는 정도 스케일의 꿈과 목표를 지녀야만, 그 목표 달성을 위한 각종 기술을 개발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며, 그 기술들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부를 축적하게 되지요. 이 때문에 일론 머스크가 부를 축적하는 과정은 저와 같은 범인(凡人)이 보았을 때에는 예측 불가능하고 엉뚱하지만, 경쟁자인 제프 베이조스가 보았을 때에는 당연한 절차이겠지요.
위대한 모험가나 기업가, 개척자들은 '그들의 보법을 예상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닙니다. 목표부터가 타인의 예상을 아득히 뛰어넘죠. 그 때문에 그들의 행보는 항상 조롱을 받고, 실제로 여러 차례 실패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때마다 냉소 가득한 평가가 따르죠. "그것 봐라, 내가 그럴 줄 알았다." 하지만 그런 여러 실패마저도 성공을 위한 밑거름입니다. 진정한 모험가는 이런 실패들을 교훈 삼아, 여러 번의 도전 끝에 결국은 성공합니다. 그리고 당장 성공하지 못할 경우에도, '경험'이 남게 되죠.
QWER과 프리즘필터 그리고 3Y코프레이션은 향후 행보가 전혀 예측되지 않을 만큼 스케일이 큰 목표와 계획을 지닌 모험가들입니다. 물론 거대한 행보에는 거대한 리스크가 따릅니다. 또한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QWER은 '지구 정복'이 목표인 밴드 아니겠습니까. 그녀들은 이미 작년 4월에 '시작했으니 끝을 보자고, 포기 따윈 계획엔 없다고' 노래했습니다. "전속력으로 돌진해 지구 저 끝까지, 이 한숨에 전부를 걸어볼 테니까. 함성소리 팡! 터질 때까지, 이 노래를 부를 거야. 우리 목표는, 지구! 정복!"
[QWER이 일본에서 성공할 수 있는 이유]
많은 이들이 'QWER은 일본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일본에는 연주실력이 출중한 여성 밴드가 많다면서 말이죠. 심지어 바위게들 사이에서도 이런 우려가 보입니다. 그런데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어차피 저는 음악 비전문가인 일개 팬에 불과하니, 이번에도 마음껏 망상을 한 번 펼쳐 보이겠습니다. 크게 3가지로 선요약 한 뒤 시작하겠습니다.
첫째, QWER은 일본 밴드 시장이 아닌 K팝 아이돌 시장에 진출한다. 그러므로 일본 여성 밴드와 경쟁하지 않는다.
둘째, QWER은 아이돌이자 밴드이므로, 점차 일본 밴드 시장에서도 주목받을 것이다.
셋째, QWER은 이시연의 '일본 서사'가 있기에, 음악팬이 아닌 일본인들에게도 관심을 살 것이다.
제가 보기에, QWER에 1차적으로 관심을 보일 사람들은 일본 내 'J밴드 음악' 수요자가 아닌, 일본 내 'K팝' 수요자입니다. 그리고 이 차이는 결정적으로 중요합니다.
전통적으로 일본에는 아이돌과 아티스트를 구분하는 경향이 있으며, 수요층 또한 그에 따라 나뉩니다. 그런데 일본 내 아이돌은 주로 댄스 음악을, 그리고 아티스트는 밴드 음악(또는 다른 장르)을 합니다. 이 때문에, 댄스 음악 팬덤 시장과 밴드 음악 팬덤 시장은 주요 소비층이 구분됩니다.
그리고 K팝 아이돌의 절대 다수는 댄스 음악을 합니다. 따라서 일본 내 밴드 음악 수요층은 K팝을 흥미 삼아 들을 수는 있으되, K팝에 돈을 쓰는 소비자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QWER은 일단 분류상으로 K팝 뮤지션입니다. 기존의 일본 밴드 음악 팬들이 굳이 공을 들여가며 QWER의 정체성을 분석할 이유가 없죠. 그러므로 QWER 일본 데뷔 초반에는, 밴드 음악팬보다는 K팝 팬들이 그녀들을 더 좋아하겠죠.
이 때문에 QWER은 일본의 밴드 음악 시장에서 다른 일본 밴드들과 경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일본 밴드 시장 자체에 진출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신 QWER은 일본 내 K팝 시장에 진출합니다. 적어도 데뷔 초기에는 그렇습니다. 이 때문에 저는 '일본에는 포지션이 겹치는 여성 밴드가 많기 때문에, QWER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정리하자면 QWER의 일본 내 경쟁자는 '일본 밴드'가 아니라 '한국 K팝 댄스 아이돌'입니다. "어, 뭐야, 국내랑 똑같네?" 맞습니다. 국내와 상황이 동일합니다. 익숙해서, 더욱 해볼 만하죠.
게다가 해외의 K팝 트렌드는 '원조'인 한국 음악 트렌드를 따라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결국 QWER이 국내에서 인기가 높아진다면, 해외의 K팝 팬들 또한 그녀들에게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또한 일본 K팝 팬들의 경우, 최애 아이돌이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요 K팝 뮤지션들의 음악을 모두 듣는 경향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K팝을 하나의 장르로 인식하기 때문이죠. 팝송이 한창 유행이던 1990년대, 저는 빌보트 100위 안의 노래를 모두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댄스나 락, 힙합 등의 장르와 무관하게, '미국 팝송' 자체가 통째로 하나의 장르로 인식되었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일본의 K팝 팬들이 한국의 최신 유행 음악 모두를 듣는다는 점이 저에게는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멜론TOP 100에서 2위(내 이름 맑음)와 3위(고민중독)에 든 K팝 뮤지션인 QWER 또한 개인적 호불호를 떠나서 모를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엄밀히 말하면 QWER과 다른 K팝 아이돌은 한정된 파이를 놓고서 제로섬 게임을 벌이는 경쟁자조차 아닙니다. K팝이라는 장르가 QWER이나 데이식스 등의 밴드 음악으로 인해 확장된다면, K팝 뮤지션 모두가 혜택을 보는 구조이지요. 이 때문에, QWER은 오직 일본 K팝 팬들에게 사랑 받는 것에만 집중하면 되며, 가상의 경쟁자는 신경을 쓸 필요가 없습니다. K팝 시장이 커지면 K팝 아이돌 모두에게 이익입니다. 경쟁자가 아닌 상생자죠.
한편 QWER은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보기 드문 아이돌 밴드입니다. 이 점의 중요성이 아직도 올바로 이해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QWER은 '스즈미야 하루히'나 '케이온', '봇치 더 록!' 등 일본 애니메이션에서만 볼 수 있었던 미녀 걸밴드를 실사화했습니다. K팝 아이돌을 끼얹어서 말이죠. 애니 걸밴드 종주국인 일본에서조차 지금껏 해내지 못한 일이죠. 그리고 걸밴드를 주제로 한 애니메이션의 OST들은 일본 밴드 수요층에게도 상당한 인기가 있습니다. 한 마디로 말해서, '좋은 밴드 음악'과 '미녀 걸밴드'만 있다면, 일본 밴드 수요층에서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공연 문화가 매우 발달한 일본에서는 누군가의 팬이 아니더라도 공연 자체를 즐기기 위해 콘서트장을 찾는 음악 팬들이 많다고 합니다. 지난 1년 동안 QWER을 따라 이곳 저곳을 다니다 보니, 저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잘 모르는 댄스 아이돌 10팀 공연을 계속 볼 자신은 없으나, 무명 밴드 10팀 공연은 지치지 않고 볼 자신이 있습니다. 게다가 QWER 도쿄 콘서트 티켓 판매 사이트에서는 그녀들을 '2024년 유튜브 뮤직 코리아 연간 1위'라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티켓 비용도 9,900엔으로 저렴합니다. 한일 교류가 어느 때보다 활발한 지금, 일본의 밴드 수요층이라면 '대한민국 국민 걸밴드' 음악 한 번 들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겠죠.
이 때문에 QWER은 '초기에는' 일본 밴드들과 경쟁하지 않으면서 K팝 아이돌로 일본 시장에 진출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일본 밴드 음악 수요층에게도 어필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24년 한 해 동안, 3Y코프레이션과 프리즘필터는 '밴드와 아이돌을 동시에 섭렵한 QWER'이 성공 가능하다는 점을 한국에서 확인했습니다. 이제 일본에서도 통하는지 한 번 도전해 볼 때이죠. 어쩌면 '초기'와 '장기'의 구분이 무의미할 정도로 반응이 빨리 올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소위 '음악 전문가'들이 간과하기 쉬운 비밀 병기가 있습니다. 아이돌 음악 시장에서는 '음악이 어떠니, 실력이 어떠니', '밴드니 아이돌이니' 이런 논란보다 훨씬 중요한 인기 비결이 있거든요. 바로 '서사(narrative)'입니다. 아이돌은 서사가 있어야 합니다. QWER의 경우, '일본에서 아이돌 생활을 하다가 그만 두고 한국에 와서 대성한 뒤, 다시 일본으로 복귀하여 도쿄에서 단독 콘서트를 여는 이시연의 간절한 서사'가 핵심이죠.
일본에서는 '열혈물'이라는 장르가 아예 따로 있을 정도로, '역경을 견디면서 성장하는 캐릭터'에 열광합니다. 몇 번의 좌절 끝에 코로나 팬데믹 때 오사카로 넘어가, 메이드 카페 알바 생활도 하면서 아이돌 그룹 무대 가장자리에서 버티던 이시연. 2023년 5월 3일 개인 라이브 방송에서 악질 네티즌에게 공격을 받고 눈물을 흘리던 그녀는, 며칠 뒤 김계란과 연결이 되어 한국 땅을 밟습니다. 음악 경력이 없는 인터넷 방송인들을 모아서 뮤지션 흉내를 내려 한다고 공격 당하면서 팀이 휘청일 때, 무명 보컬 시요밍은 [2023 롤드컵 전야제]에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펼치며 팀을 구해내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단 한 번의 두드러진 후퇴 없이 오직 전진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2025년 1월 말 팬 콘서트에서 4명 멤버의 라이브 퍼포먼스 실력은 일본에 진출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올라왔습니다. 이제 이시연은 4월 6일, 도쿄 신주쿠 ZEPP 콘서트장에서 일본 팬들을 다시 만납니다. '대한민국 국민 걸밴드 보컬'이라는 타이틀을 달고서 말이죠. 만약 QWER이 일본 꿈의 무대인 '홍백가합전'에 참가하게 된다면, 시요밍의 '일본 서사'가 완성되겠지요. 이런 줄거리야말로 음악에 관심없는 일본인들조차 관심을 가질 만한 내용이죠. 그들에게 '가수로서의' 시요밍은 '일본에서 데뷔했다가 한국에 간 뒤 금의환향한 내 자식'이거든요.
여기에 더해, 저는 QWER의 일본 방문이 잦아질수록 쵸단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봅니다. 일단 쵸단의 외모는 일본 여학생들이 매우 선호하는 스타일입니다. 게다가 드럼스틱을 부러뜨리고 복싱에 능한 '청순가련 전투인형'이기도 하죠. 이런 갭모에야말로 재패니메이션 캐릭터의 정석입니다. 아래 영상은 QWER이 <고민중독>을 발표하기 이전에, 일본 여고생들과 함께 촬영한 콘텐츠입니다. 여기에서도 여고생들은 쵸단을 바라보며 '카와이이(귀여워)'를 계속 외치죠. 쵸단은 시요밍 못지 않은 기대주입니다. 물론 히나와 마젠타 또한 각자의 매력으로 인기몰이에 가세하겠죠. 초반 인기를 누가 이끌지, 누구도 섣불리 예측할 수 없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hyXxRDShQ4
[나가며]
2025년 2월 3일 유튜브 라이브에서, 마젠타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습니다. 일본 첫 콘서트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홍콩이나 대만, 인도네시아 등 기타 국가들 또한 언급했죠. 게다가 앞으로도 좋은 소식이 계속 있을 것이란 말도 덧붙였습니다. QWER와 같은 인기 그룹이라면, 2025년 한 해 큰 스케줄은 이미 잡혀 있다고 보아야겠지요. 그녀들의 해외 공연이 일본에서는 도쿄에만 머무르지 않고, 대만이나 홍콩, 인도네시아까지도 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녀들의 영역전개가 어디까지 향할지, 두근대는 마음으로 지켜보고자 합니다. 그러면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우리 모두 현생에 무리 가지 않는 선에서 즐겁게 덕질하며, QWER과 동반성장합시다! 알이즈웰!
[P.S.] 아니 그런데 김계란 님, 스위스에는 도대체 왜 간 겁니까? 혹시 유럽 음악 페스티벌도 잡혀 있는 건가요? 스위스에 간 사실을 왜 굳이 QWER 콘텐츠에서 공개했죠? QWER 콘텐츠는 이스터 에그 투성이인지라, 궁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