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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005 QWER 콘서트 마지막 날에 가게 되다!

QWER 2025년 10월 5일 일요일 콘서트 후기 (1)

https://brunch.co.kr/@joogangl/731

(지난 편에 이어)

2025년 10월 3일에 장대한 막을 연 QWER의 월드투어. 그녀들의 팬덤인 바위게는 늦은 밤까지 술잔을 들고 후기를 쓰며 축제를 이어갔습니다. 뒤풀이에 나올 정도의 '찐' 바위게들은 대부분 사흘 동안 이어지는 3번의 콘서트에 모두 참가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를 비롯해 개인 일정이 있는 바위게들의 경우, 아쉽지만 이날을 끝으로 당분간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을 찾을 일이 없어졌죠.

비록 콘서트를 볼 수는 없었지만, 저는 친척들과의 명절 저녁 모임이 끝나는 대로 올림픽공원 역 근처로 달려가 콘서트를 본 바위게들과 합류하기로 했습니다. 어쩌다 보니, 저는 QWER의 역사를 기록하는 사관을 자처하는 중입니다. 이미 개인의 즐거움을 넘어 일종의 공적 책임감마저 느끼고 있죠.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는 그 때와 시간을 지나면 힘을 잃습니다.

한편 하루 24시간 동안 가급적 '벅차오르는 시간'을 많이 채워넣으려는 노력이 바로 '꽉 찬 삶'이며 '충만한 인생'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친척 모임이 파한 뒤 잠들기까지 몇 시간 동안, 제가 능동적으로 찾아 누릴 수 있는 가장 벅찬 경험은 'QWER 콘서트 관람을 막 마치고 온 바위게들의 후기 청취'입니다. 저는 QWER 단독 콘서트 이틀 차인 10월 4일(토) 밤에도 바위게들을 만나, 열기 가득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며 함께 즐거워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가운데, 제 일정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거두절미하고, 일요일 막날 콘서트를 보러 갈 수 있게 된 것이지요! 저는 뛸 듯이 기뻤습니다. 아울러 늦게 티켓을 구매하는 만큼, 이번 공연을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위치의 티켓을 구매할 여유가 생겼죠. 첫날인 금요일 공연의 경우, 저는 A구역 140번 대에 자리했습니다. 그래서 쵸단과 마젠타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죠. 이번에는 좀 더 멀찌감치 C나 D 구역에서 멤버들과 무대를 충분히 바라보고 싶었습니다. 마침 좋은 인연이 닿아, C구역 30번 대 스탠딩석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티켓을 제공해 주신 바위게 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일요일 오후에 올림픽공원으로 향하는 제 발걸음은 한결 가벼웠습니다. 비록 온종일 내리는 비로 인해 날씨는 우중충했지만, 제가 즐길 곳은 실내라서 상관없었습니다. 오늘은 크게 두 가지 사전 정보를 지니고 갑니다. 첫째, 이틀째인 10월 4일 콘서트에서 바위게들은 무대가 끝나고 난 뒤 퇴장 시간에 가볍게 '슬램'을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그 슬램 퍼포먼스는 이어질 예정이랍니다. 둘째, 스탠딩 4개 구역에서 각각 서로 다른 멤버의 상징색을 응원봉으로 밝히는 퍼포먼스가 기획되었습니다. 그것도 콘서트 전날 밤에 팬 커뮤니티에서 말이죠!

저는 C구역에 있으니, '핑크가 아닌 마젠타' 빛깔로 응원봉을 세팅해야겠군요! 물론 필요할 때마다 말이죠.


올림픽공원역에 내리니, 제로베이스원의 팬들이 넓은 광장에 가득했습니다. 역시 엄청난 티켓팅 파워를 보여줍니다. 저는 변함없이 '나눔의 현장'을 찾아 이동했습니다. 무척이나 낯이 익고 술자리도 여러 번 같이 한 바위게들이 제 근처에서 응원하게 되더군요. 거구의 사내들이 곁에 있어 한층 든든했습니다. 오늘도 심심할 일이 전혀 없겠다는 생각에, 무척이나 기뻤습니다.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변함없이 인터뷰 영상을 따고 있는 전바시 바위게와 마주쳐, 인터뷰했습니다. 그의 더없는 열정에 다시 한 번 감탄합니다. 큐떱카 앞에 서서 수십 명의 바위게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기도 했죠. 멀리 홍콩에서 온 여성 바위게가 중앙에, 오프에서 활발히 활동하시는 K-여성 바위게가 앞열에 위치해 칙칙한 분위기를 덜어 주었습니다.

111.jpg [모자이크를 해도 감출 수 없는 나의...]

이윽고 3시 반이 되어, 우리는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기 시작했습니다. A나 B구역과는 달리, C구역에는 어린 꼬마 바위게를 동반한 가족 바위게 또는 여성 바위게들이 꽤 보였습니다. 중국 여성 바위게들이 제 주변에도 여럿 있었습니다. 확실히 A와 B구역은 '찐' 수컷 K-바위게의 영역이었습니다. 좀 더 라이트하고 대중적인 바위게나 팬들을 보기 위해서는 공연장 뒤쪽에 있어야만 하군요. 이틀에 걸처 서로 다른 팬덤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어, 행운이라 생각했습니다.


핸드볼경기장에 입장하자마자, 우리는 펜스를 잡고 설 수 있었습니다. 공연장에서 펜스를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이렇게 쾌적할 줄은 몰랐습니다. 다만 바위게들 밀집도가 매우 높았던 상황이라, 펜스를 잡는 순간 방방 뛰며 응원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이 때문에, 일요일 콘서트는 강제로 '집중 관람' 모드에 들어갔습니다. 펜스에 기댄 채 주변을 둘러보니, 제 옆은 물론이요 맞은 편에도 낯익은 바위게들이 자리했습니다. 그래도 끊임없이 바위게들을 만난 보람이 있네요. 혼자 봐도 좋지만, 함께 보면 더욱 즐거운 것이 바로 QWER 콘서트이니까요.

다람쥐처럼 날쌘 로드매니저 검검이 콘서트장 점검을 위해 재빨리 이동하는 것을 지켜보며, 우리는 다가올 마지막 콘서트로 인해 점점 가슴이 설레었습니다. "오늘은 누가 울까요? 일단 쵸단과 젠타는 무조건 웁니다. 그리고 시요밍은 따라서 웁니다. 물론 히나는 절대 울지 않습니다." 대다수가 세 번째 동일한 내용의 콘서트를 보는지라, 이제 전반적인 진행에는 훤합니다. 그 때문에, '누가 우는가?' 등의 시시콜콜한 잡담으로 깔깔 웃으며 시간을 보내게 되죠. 다들 한 수 더 떠서, 이제는 'A 바위게가 울까요?' 'B 바위게는 어때요?' 등 자신들이 알고 있는 바위게의 대성통곡 여부를 내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운명의 5시가 다가옵니다. 명작은 그 전개와 결말을 알고서도 다시 찾게 만든다죠? A구역이 아닌 C구역에서 보는 콘서트, 서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콘서트는 완전히 새로운 공연이라고 보아도 과언이 아닙니다. 금요일 첫콘 때는 커다란 배가 난데없이 출몰하고, 우리를 지나쳐 멀리 나아가는 등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일요일 막콘에 이르니, 이제 좀 더 차분히 모든 상황을 살펴볼 여유가 생겼죠. 이에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풍우가 공연장을 쩌렁쩌렁 울렸지만, 우리는 즐거운 마음으로 환호했습니다. 4명의 여신을 태운 큐떱호가 당당히 눈앞에 나타날 때까지!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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