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운동 많이 될 거야!
안녕하세요, 여러분! 알이즈웰입니다.
기나긴 구정 연휴 다음날인 2026년 2월 19일 새벽 4시. 저는 4시 18분에 집 근처에서 출발하는 공항 리무진을 타기 위해 현관을 나섰습니다. 2월 19일(후쿠오카)-20일(오사카)-22일(도쿄) 일정으로 QWER은 월드투어를 일본에서 진행했습니다. 21일 저녁 7시에는 일본 <아베마(ABEMA) 'K WORLD' 채널>이라는 토크 버라이어티 쇼에 출연해, 일본 진출의 포부를 당당히 밝히기도 했지요.
저는 개인 사정상 후쿠오카와 오사카 두 공연만 보고 21일(토) 밤에 귀국했는데요. 비록 2박 3일 일정이었지만 정말 알차고 행복했습니다. 후쿠오카에서 오사카까지 피치 항공 국내선을 이용해 저와 함께 이동했던 한 바위게는 "제 덕질은 QWER 2/3, 바위게 1/3인 것 같아요."라고 말했는데요. 저로서도 충분히 공감이 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스타일의 덕질이 가장 오래간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이번 QWER 투어 여행은 가수와 팬덤을 전부 덕질하면서 느낀 소감을 중심으로 적어볼까 합니다. 그리고 바위게를 덕질하는 김에,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어떤 바위게에게 감사를 표하고 시작하고자 합니다.
QWER이 도쿄 월드투어를 성대하게 마친 다음날인 2월 23일 월요일 오후, 한 바위게가 대형 팬 커뮤니티에서 맡은 주요 직책을 내려놓고 (저처럼) 평범한 바위게의 한 사람으로 돌아갔습니다. 2023년 10월 18일 QWER 데뷔 이후로도 한동안, 팬 커뮤니티는 야생이나 다름없었으며 거의 활성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팬덤 바위게 또한 지금과 같은 매력과 응집력을 보여주지 못했죠. 2024년 <고민중독>이 발표된 전후로 놀라운 능력과 엄격한 기준을 지닌 바위게들이 운영진으로 들어서면서부터, 팬 커뮤니티는 빠르게 안정되고 덩치가 커지며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월요일에 직책을 내려놓은 바위게는 말 많고 탈 많은 팬덤 계에서 십자가를 혼자 지고 돌멩이를 맞은 사람입니다. 공식 팬카페가 아닌 팬 커뮤니티가 지금 수준으로 깨끗하게 관리되기란 불가능한 일인데, 그 불가능을 가능케 한 바위게 중 한 명이죠. 팬 커뮤니티가 지저분했다면, 저를 비롯한 많은 아재들이 정보를 얻으러 오기조차 힘들었을 것입니다. 저는 공식 팬카페나 팬 커뮤니티 어디에도 글을 쓰지 않습니다. 다만 마젠타가 제 책을 샤라웃했을 때, 제가 햄버거를 쏘는 게 좋지 않겠냐고 저 바위게가 팬 커뮤니티에 글을 남겼었죠. 덕분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햄버거를 쏘는 경험을 해 보게 되었습니다. 적어도 한 번은 그의 말을 듣고 싶었기 때문이죠.
이런 글조차도 원하지 않겠지만, 제가 다른 게시판에 글을 쓰지 않기 때문에 제 브런치에 적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QWER을 위해 애써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 이제 평범한 바위게의 일원으로 마음 편히 QWER 덕질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자, 아무튼 가수와 팬덤이 모두 좌충우돌 남자 고등학생 같아서 더욱 좋은 QWER 유니버스, 일본 속 이세계인 그곳으로 지금부터 함께 여행을 떠나시죠. 아무도 듣고 싶어 하지 않는 아재의 브이로그인지라 스트레스 많이 받겠지만, 운동 많이 될 겁니다.
2월 19일 아침 7시 15분 에어부산 여객기에 탑승하기 위해 입국 심사 중인 알이즈웰. 스마트폰으로 개인 사무를 처리 중인데, "일본 콘서트 가시는 겁니까?"라는 친근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QWER 팬튜브를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 <최악의 아이들> 에피소드를 올리고 있는 팬튜브 전바시 님께서 말을 건네주셨네요. 이렇게 인천국제공항 출국 전에 바위게와 만나 인사하게 되니, 시작부터 큐뽕(QWER 뽕)이 차오릅니다.
비행시간이 짧아 오히려 해외여행의 맛이 덜한 후쿠오카, 그 작고 아담한 공항에 내리니 로손 편의점 앞에 바위게들이 잔뜩 몰려 있습니다. 모두 아는 사람들입니다. 이렇게 바위게들의 해외 동창회가 다시 오픈했습니다.
이번 월드투어는 미국 각 도시와 홍콩, 타이베이와 쿠알라룸푸르 등 다양한 지역에서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가장 많은 바위게들이 모일 수 있는 국가가 일본이기에, 작년에 이어 다시금 대규모 '바위게 동창회'가 가능하게 된 것이지요. 작년 QWER 신주쿠 콘서트 당시, 얼마나 멋진 추억이 많았던지요! 오프라인 활동을 통해 더욱 친해졌으니, 또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많이 만들어내야겠죠.
다들 갑작스레 만났지만, 그래도 만난 김에 점심을 함께 먹고 따로 이동하는 편이 낫겠지요? 하지만 이런 상황이 으레 그렇듯이, 가만히 서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저 멀리서 낯이 익은 바위게가 반갑게 손을 흔들며 다가옵니다. 계속 대화 멤버가 추가되니, 후쿠오카 국제공항을 떠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 친구들보다 자주 만나는 사이인지라, 반가워서 이야기를 이어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만 공항에서 식사할 수는 없는 노릇, 후쿠오카의 중심지인 하카타 역으로 각자 이동했다가 다시 만나기로 합니다. 어떻게 다시 만나냐고요? 그런 것을 하나하나 따지기 시작하면, 남초 팬덤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몇 초 뒤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행동하는 아재들이니까요.
저는 국내선 터미널로 이동하는 무료 셔틀을 혼자 탔습니다. 그곳에서 출발하는 지하철로 이동할 생각이었거든요. 후쿠오카의 여러 장점 가운데 하나는 공항 지하철역에서 도심으로 진입하는데 20분이면 충분하다는 것이죠. 게다가 저처럼 캐리어 대신 일부러 대형 백팩을 메고 온 바위게는 기동성이 훨씬 높죠. 그런데 그 무료 셔틀 좌석에 털썩 앉고 보니, 하늘색 QWER 이시연 점퍼를 입은 바위게가 옆자리에서 미소 짓고 있었습니다. 저랑 몇 번 인사도 나눈 분이시죠. 덕분에 도심으로 향하는 지하철 안에서도 계속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그 바위게는 명란 요리에 맥주를 한 잔 하러 떠나셨고, 저는 하카타 역에 내려 '렉 커피(REC)' 체인점을 찾아 나섰습니다. '후쿠오카의 블루보틀'이라 불리는 지역 프랜차이즈이며, 다른 지방에서는 볼 수 없는 곳이죠. 그래서 이번 기회에 방문해 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하지만 그곳에 도착하니 아뿔싸, 말차 라떼를 팔지 않더군요. 커피를 마시지 못하는 저의 경우, 말차 라떼만 줄구장창 파고 있는데 말이죠. 그런 상황에서 제 '와이파이 도시락'이 갑자기 작동을 멈췄습니다. 다른 바위게들과 접선이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죠. 그래서 할 수 없이, 저는 종합 쇼핑몰 키테(KITTE) 건물 지하에 자리한 스타벅스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어떻게든 와이파이를 써야 다른 바위게들에게 제 상황을 알릴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스타벅스에 앉자마자, 저는 제가 그토록 바라던 '조용한' 이세계에 빠져들어, 그만 입맛을 잃었습니다. 원래도 먹는 것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데, 식사할 생각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대로 스타벅스에 앉아 3시간 동안 차분한 분위기를 즐겼습니다.
QWER 일본 월드투어에 온 바위게들 가운데 상당수가 이 기간을 위해 조금도 쉬지 못하고 몸을 갈아넣은 상태였습니다. 저 또한 오직 QWER 일본 월드투어 하나만 바라보며 이를 악 물고 명절 동안에도 일했습니다. 사실 작년 중순부터 거의 쉬지를 못해, 제게는 휴식이 필요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일본의 거리와 카페의 분위기를 정말 사랑합니다. 특히 카페에 앉아 있노라면, 일본인 특유의 사근사근하고 소곤소곤한 대화 자체가 제게는 힐링이 됩니다. QWER 콘서트 등 열정을 폭발시켜야 할 곳에서는 미친 놈처럼 놀지만, 그 외 일상에서는 힐링하고 싶습니다. 한국은 지나치게 빠르고 카페마저 소란하며, 대화 소리가 크고 퉁명스러운 경우가 많으니까요.
일본(특히 지방)의 일상적인 거리 풍경이나 대화, 표정이나 응대 태도 등은 한국에서 잔뜩 소진된 저를 재충전해줍니다. 그래서 저는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스타벅스에서 3시간을 가만히 앉아서 즐겼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말차 라떼를 마시면서 말이죠. 심지어 옆 자리 일본 소녀가 말을 걸어와, QWER 콘서트를 보러 왔다는 자랑까지 늘어놓았습니다. 케이팝 팬인 그녀는 QWER을 알고 있었습니다. 참으로 행복한 시간이었네요.
QWER 후쿠오카 월드투어는 '도진마치 역' 근처에 소재한 프랜차이즈 콘서트홀 '젭 후쿠오카(Zepp Hukuoka)'에서 저녁 7시에 시작합니다. 저녁 6시부터 입장이 가능하며, 5시 반쯤에는 가서 줄을 서야겠죠. 그래서 저는 도진마치 역 쪽으로 이동했습니다. 본디 지인과 함께 오늘 잠을 청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지인이 사정이 생겨 오지 못하는 바람에, 3명이 자도 넉넉한 숙소를 혼자 쓰게 되었습니다.
이번 일본 투어 주간은 유달리 날씨가 따뜻해, 남쪽 지방인 후쿠오카의 길거리에는 2월임에도 불구하고 얇은 점퍼 차림의 젊은이들이 보였습니다. 저는 더위를 전혀 타지 않는지라, 한국에서 입고 온 두꺼운 패딩을 그냥 몸에 두르고 다녔습니다. 클래식한 스타일의 열쇠로 숙소에 입장한 뒤 짐을 풀고 맥주 한 캔을 마셔 텐션을 올린 뒤, 오늘 콘서트가 있을 '젭 후쿠오카'로 사전답사를 나갔습니다. 속소에서 그곳까지는 걸어서 15분 거리였습니다.
콘서트홀이 소재한 '마크 이즈(Mark Is) 모모카' 쇼핑몰에는 외국인을 중심으로 QWER MD(굿즈)를 구매하려는 팬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습니다. 반가운 한국 바위게들도 잔뜩 만났습니다. 공연 전에는 '사운드 체크(사첵)' 시간이 있습니다. 멤버들이 편한 복장으로 나와 3곡 정도를 연주하며 음향을 점검하고, 팬들과 간단한 대화 시간을 가지죠. 물론 '사운드 체크' 입장권은 별도 구매입니다. 저는 본 공연만 보기로 했기에, 바위게들과 인사를 나눈 뒤 다시 '오호리 공원' 쪽으로 이동했습니다.
콘서트 전에는 도파민이 끓어올라, 식욕이 사라지곤 합니다. 그래서 패밀리마트에 들러 말차 비스킷을 하나 산 뒤, 우걱우걱 씹으며 발걸음을 옮깁니다. 오호리 공원 또한 숙소에서 도보 15분 거리입니다.
후쿠오카에 여러 번 왔었지만, 모모카 해변이나 오호리 공원 쪽은 방문한 적이 없습니다. 지금 와서 보니, 왜 그랬을까 싶습니다. QWER 베이시스트인 마젠타와 그녀의 어머니가 좋아하는 이 공원. 한적한 분위기를 지닌 이 명소는 가운데 큰 호수를 끼고 있네요. 애니메이션 주인공들처럼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학생들, 평일인데도 마라톤 연습을 하는 분들이 눈에 띕니다.
이곳을 방문하기 전, 저는 오호리 공원 쪽에 위치한 수제맥주 펍 몇 군데를 추천받았습니다. 후쿠오카는 지역 수제맥주로 유명합니다. 그래서 공연을 본 뒤 한 잔 하고 귀가할까 했지요. 하지만 콘서트가 끝난 뒤엔 항상 QWER 팬덤 바위게들과 뒤풀이를 했던지라, 이번에는 펍 건물만 확인하고 지나갑니다. <앤드로컬스 오호리 공원>과 <오호리 브루어리>가 유명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오호리 공원에서 가장 이름이 난 카페는 <스타벅스 오호리 공원점>입니다. 뷰가 좋기로 유명해, 많은 이들이 즐겨 찾죠. 하지만 오후가 되어 그곳을 방문하니, 지나치게 혼잡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서둘러 그곳을 빠져나온 뒤 공원 벤치에 걸터앉은 채, 크고 작은 새들이 호수에 내려앉아 날개를 닦는 광경을 무아지경으로 즐겼습니다. 날씨가 포근했기에 참으로 다행이었죠.
페달을 밟으며 오리 보트를 타고 노는 일본인 커플이나 고등학생들이 무척이나 보기 좋았습니다. 참으로 평화로웠죠. <스타벅스 오호리 공원점>은 내일 아침 7시에 오픈런하기로 합니다. 오전에는 사람이 없을 테니까요. 내일 오후부터는 홀몸이 아닐 듯한데, 이 정도면 충분히 힐링한 듯합니다!
이제 공연 시간이 다가와, 저는 숙소에 들러 응원복 및 여러 아이템을 챙긴 뒤 '젭 후쿠오카'로 나섰습니다. 한국으로도 모자라 일본까지 와서 QWER을 응원하고 그녀들의 무대를 즐기는 바위게들이 '마크 이즈' 쇼핑몰 주변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낯이 익은 바위게들을 이곳에서 보니, 더욱 반가웠습니다. 이제 몇 시간 뒤면 그들과 함께, '젭 후쿠오카'를 터뜨릴 기세로 열정을 뿜겠지요. 공연장에서도 '슬램' 각을 보는 바위게들과 너털웃음을 나눈 뒤, 저는 '일반석' 줄로 이동합니다.
이번 일본 투어의 경우, VVIP와 VIP석은 한국 바위게들의 동창회였습니다. 반면에 일반석 쪽은 일본인을 비롯한 외국인, 그것도 여성들이 많았습니다. 물론 저와 인사를 나눈 한국 바위게도 꽤 있었습니다만, 제 앞뒤로는 젊은 일본 여성들이 줄을 섰습니다. 그녀들은 우치와(부채)를 들고 있었는데, 대부분 쵸단과 마젠타 팬이었습니다. 아니, 팬이라기보다는 구성이 참 다양했습니다.
30분 넘게 줄을 서며 귀동냥을 해 보니, 일반석에는 QWER뿐만 아니라 다양한 한국 가수들을 좋아하는 케이팝 팬이 많았습니다. 공연 문화가 발달한 일본의 경우, 최애가 아닌 아티스트의 공연도 즐겨 보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제 앞의 일본 여성들은 QWER 팬을 한 지 꽤 되었는데, 뒤쪽 여성들의 경우 다른 지방에서 왔음에도 불구하고 라이트 팬이었습니다. 참으로 흥미로웠습니다.
낮에는 따뜻한 봄날씨였지만, 저녁 7시가 가까워지니 제법 싸늘했습니다. 얇게 입고 온 팬들은 덜덜 떨며 기다리다 마침내 입장을 시작했습니다. 90년대 아날로그 감성을 유지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줄을 세우거나 입장을 관리하는 등 실질적인 업무를 처리할 때 한국보다 효율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어찌 모든 게 다 좋을 수 있겠습니까. 확성기조차 쓰지 않은 채 생목을 갈아가며 번호를 외치는 스태프들의 레트로한 감성을 맛보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일본의 경우, 본 공연 티켓 이외에 600엔을 음료 값으로 따로 준비해야만 합니다. 작년 팬콘 때와는 달리, 이번 월드투어에서는 맥주를 팔지 않았습니다. 아쉽지만 코카콜라로 당분을 보충하며 공연을 버텨보기로 합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 제대로 된 식사를 한 끼도 하지 않았네요. 위고비 대신에 콘서트 다이어트로 몸매 관리를 해볼까 합니다.
공연장에 입장해 스탠딩석에서 자리를 잡으니, 제 오른쪽에는 처음 뵙는 40대 바위게가 있었습니다. 그는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았는데, 아내와 자녀는 공연이 끝날 때까지 쇼핑할 것이라 합니다. 유부남이 해외 공연을 가려면, 평소 와이프에게 2배는 잘해야죠. QWER을 덕질하는 유부남 바위게들의 다양한 에피소드들은 K-드라마보다 훨씬 감동적입니다. 오늘 그가 옆에 있으니, 신나게 응원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마음이 든든해졌습니다.
제 왼쪽과 뒤쪽에는 키가 큰 일본 여성 바위게가 있었는데, 미쳐 돌아가는 한국 아재 바위게들의 응원을 보고 계속해서 웃음을 참지 못하셨습니다. 어디 내놓아도 부끄러운 아재들이라는 나쁜 말은 '다메'겠죠?
한편 제 뒤편 오른쪽 대각선 방향에는 젊고 잘생긴 훈남 바위게 2명이 자리했습니다. 알고 보니 고등학교 2학년이었습니다! 둘 중 한 명의 부모님께서 보호자로 함께 오신 모양입니다. 비록 후쿠오카 공연 하나만 보고 귀국해야 하지만, 오늘 공연으로 들뜬 눈빛이 정말 보기 좋았습니다. 이 고2 바위게는 귀국 후에도 제게 연락을 주셨는데, 정말 앞으로 하시는 모든 일들이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악기도 배우기 시작하셨다니, 나중에 QB밴드(QWER 팬들이 만든 밴드)의 일원이 될 수도 있겠군요!
그 외 제 주변의 일본인 남녀 팬들도 정말 개성이 넘쳤습니다. 한국의 경우, 밴드 공연에서 우치와(멤버 얼굴이 새겨진 부채)를 드는 경우가 잘 없습니다. 부채를 들고 흔들었다간 다른 팬들의 시야를 방해하게 되니까요. 하지만 일본 팬들의 우치와 가동 범위는 정수리와 가슴팍을 넘지 않았습니다. 배려의 민족답게, 타인에게 피해가 가는 행동은 철저히 삼가는 분위기였습니다.
작년 10월 서울에서 시작한 월드투어의 경우, 대기시간에 나오는 QWER의 곡들을 떼창 했었죠. 하지만 일본 공연장 분위기는 그렇지 않죠. 물론 로마에 가면 로마 법을 따라야만 합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일본 팬들도 점차 한국 응원 문화를 따라가는 분위기입니다. 아니, 양국의 응원 문화가 융합되어 제3의 응원문화로 탄생하고 있는 상황이죠. 일본까지 원정을 온 '고인물 바위게'의 경우, 응원만큼은 '숙련된 조교'이죠. 나머지 분들은 조교의 시범을 보고 입을 틀어막다가, 하나씩 따라 하면 됩니다. 부끄러움은 조교의 몫이니까요.
이제 익숙한 천둥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합니다. 서울 월드투어 때에는 대형 선박선인 '큐떱 호'가 무대 중앙을 찢고 나와, 팬들을 이세계로 날려 버렸죠. 아쉽지만 서울을 제외한 다른 도시에서는 그와 같은 무대가 어렵고, 일본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여타 국가에 비해 음향이 압도적으로 좋은 '젭 후쿠오카'의 경우, 천둥소리부터 심상치 않았습니다. '이거 오늘 사운드 대박이겠는데?' 한국 바위게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좋아서 어쩔 줄 몰랐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로 놀랄 새가슴이라면, 공연장에서 물이나 콜라를 마셔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쵸단의 대포와 같은 드럼 소리가 터지자마자 그만 화장실로 뛰어가야 할 테니까요. 그리고 일본 월드 투어의 경우, 재입장이 불가합니다. 그러니까 심약한 팬들께서는 평소 계단 뛰어오르기를 반복하며, QWER 콘서트 참가를 위한 '몸만들기'를 해야만 합니다. 저도 계단 뛰어오르기를 하냐고요? 저는 그냥 간이 배 밖에 나온 사람이라, 그런 사전준비 필요 없습니다! 자, 이제 무대 위로 익숙한 4명의 실루엣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지금부터 시작이야! 전속력으로 돌진해!"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