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222 QWER 일본 월드투어 성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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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란과 시요밍이 QWER 합류를 타진하기 위해 만났던 오사카 다이코쿠초 미나미 공원. 저를 포함한 3명의 바위게는 그곳을 떠나, 난바와 도톤보리 쪽으로 걸어서 이동했습니다. 시요밍과 QWER이 남긴 또 다른 흔적들을 찾아서 말이죠. 하지만 밍지순례(시요밍 성지순례) 못지않게, 바위게들과 이 평화롭고 한적한 오사카 외각을 타박타박 걷는 것만 해도 정말 행복했습니다. 주말에도 갑자원 진출을 노리며 열심히 연습하는 야구부 학생들, 바구니가 달린 자전거를 타고서 따뜻한 햇살이 쏟아지는 깨끗한 골목을 유유히 지나가는 여성들, 거리마다 늘어선 파란색 푸딩 자판기... 이게 바로 진정한 힐링이 아닌가 싶었네요.
오사카 전자상가 쪽을 부지런히 걸으며 이것저것 사 먹던 3명의 바위게, 아직 점심식사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제일 처음 지나친 곳은 QWER의 보컬 시요밍이 일했던 메이드 카페 '앳홈(at home).' 수줍은 소녀 감성의 우리들은 그곳을 방문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다만 그 앞을 서성이다, 다른 바위게들을 만났습니다. '앳홈'에 들어간 일행 바위게들을 기다리는 중이더군요. 그런데 '앳홈'에서 눈치 빠르게 QWER의 <고민중독>을 틀어놓고 있답니다. '참으로 대단한 바위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우리들은 시요밍이 초코 파르페를 즐겨 먹던 '카페 아논'을 지나쳐, NMB48 극장 쪽으로 향합니다. '카페 아논'은 워낙 인기가 높아, 평소에도 줄을 1시간 이상 선다고 합니다. 우리에겐 그렇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었습니다. 다음 장소로 이동!
시요밍이 몇 년 동안 꾸준히 출연했던 NMB48 극장. 더 이상 이 무대에 설 일은 없겠죠. 들리는 소문에는, 어제 QWER 콘서트에 참석했던 'NMB48 시요밍 팬' 아재들이 극장 앞에 줄을 서 있었다는군요. NMB는 오사카 '난바(NAMBA)'의 줄임말입니다. 이렇게 지방 아이돌의 팬이 되고 나면, 굳이 다른 지역까지 나가서 놀 필요가 없겠더군요. 게다가 일본은 각 지역 별로 문화가 고르게 잘 발달되어 있으니까요.
일본인의 여권 소지율은 한국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데요. 1990년대 버블 경제 시절에 지역 놀이 문화 및 각종 향유 시설 등을 잘 가꿔 놓은 것도 원인 가운데 하나입니다. 자기 동네에서 노는 것이 가장 즐겁다면, 구태여 멀리 나갈 이유가 있을까요? 푸른색 특공복을 입은 시요밍 아재 팬이 여권을 갖고 있지 않아서 한국에 올 일이 없다고 제게 말했었는데, 충분히 이해가 갔습니다.
많이 걸어서 충분히 배가 고프니, 어저께 콘서트 때 시요밍이 강력 추천했던 타코야끼 체인점인 '와나카' 센이치마에 본점을 찾아갑니다. 길게 늘어선 줄이 가게의 인기를 가늠케 합니다. 주문한 음식을 받아 들고 2층으로 올라간 우리는 마침 창가 쪽 자리가 비어 그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니, 실시간으로 길어지는 대기열이 무시무시합니다. 바위게들도 있네요.
이날은 어찌나 날씨가 따뜻한지, 저와 함께 한 2명의 바위게들은 반팔 티셔츠 차림이었습니다. 이렇게 따사로운 초여름 햇살이 쏟아지는 창가에 앉아, 우리는 끝내주게 맛있는 타코야끼를 먹으며 망중한을 즐겼습니다. '겉바속촉'은 '와나카'의 타코야끼를 위해 만들어진 표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를 제외한 두 명의 바위게는본디 타코야끼를 좋아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물컹거리는 그 식감이 별로였다는군요. 하지만 두 사람은 오사카를 처음 방문했고, 그곳의 명물이 타코야끼인 데다가 시요밍이 추천까지 했으니 겸사겸사 먹으러 온 것이죠. 결론적으로 두 사람은 대만족 했습니다.
저는 이날 귀국하는 게 정말로 아쉬웠습니다. 본디 소식가인 데다가 거하게 먹는 편이 아닌 저는, 타코야끼나 가라아게에 나마비루 한 잔 하며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만약 제가 오사카에 좀 더 머물렀더라면, 타코야끼에 나마비루 한 잔 코스를 여러 번 돌았을지도 모르겠네요. 뭐, QWER이 본격적으로 일본에 진출한다니, 오사카를 찾을 일이 또 있겠죠.
간단한 점심 식사를 마쳤으니, 이제 다시 QWER 성지순례를 이어가야겠죠. 저는 늦어도 오후 4시에 '난카이 난바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간사이 국제공항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그래서 여러 곳을 들를 여유가 없었습니다. 가는 거리마다 마주치는 바위게들과 반갑게 인사하며, 우리 일행은 시요밍의 사진을 판매하는 것으로 유명한 '메리 나이스(merry nice)' 가게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AKB48과 NMB48 사진이 그 가게의 주력 상품이라는 것을 간판만 보아도 알겠네요.
'메리 나이스'가 있는 2층 계단은 매우 가파르고 좁았습니다. 천장 높이 또한 낮았죠. 머리를 조심하며 입장한 그곳은 정말 조그마한 가게였습니다. 생사진, 공식 굿즈, 잡지 등이 좁은 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젊은) 주인장이 서 있는 카운터 바로 앞쪽, 그러니까 입구에 들어서서 처음 마주치는 가장 잘 보이는 벽면에 NMB 시절 시요밍의 사진이 여럿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그 앳되고 어린 사진들을 보고 있자니, 순간 울컥했습니다. 저로서도 상당히 당황스러웠죠. 왜냐하면 후쿠오카나 오사카 콘서트 때도 울컥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곳에 와서 'NMB48 비인기 멤버 시요밍'의 당시 사진들을 보니, 왜 이렇게 가슴이 먹먹하고 눈시울이 뜨거워지던지요. '시요밍, 정말 열심히 살았구나. QWER로 데뷔해 주어서 고마워. 참으로 다행이다.' 뻔하디 뻔한 말들이 제 가슴속을 계속 맴돌았습니다. 사실 시요밍의 지난 성장 서사(narrative)는 작년 6월 9일에 발매된 미니앨범 3집으로 종결되었습니다. 이런 감정들은 예전에 느꼈어야 시기가 맞죠. 하지만 뒤늦게 이곳을 찾은 아재라고 해서 밀려오는 감동을 마다하란 법은 없습니다. 더구나 아직은 QWER의 새로운 미래를 노래하는 앨범이 나오기 전이니까요.
QWER이 데뷔하고서도 한참 동안은 1천 엔이 넘는 생사진이 없었다죠. 하지만 지금은 3천 엔 밑으로 시요밍의 생사진을 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행복한 웃음을 참지 못하는 주인장을 뒤로한 채, 우리 일행은 다시 도톤보리 쪽으로 이동합니다.
본디 '글리코 상'이 있는 유명한 스폿 사진을 올리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오사카 도톤보리 강(인공 운하) 풍경을 여기에 남기기로 합니다. 레트로하지만 촌스럽지는 않은 이곳, 밤에 와야 진가를 알 수 있을 듯합니다. 이번에는 확실히 일정을 지나치게 빡빡하게 잡았는데, 다음 방문 때에는 저녁 시간에 도톤보리 이자카야에 가서 바위게들과 함께 술을 한 잔 하고 싶네요.
시요밍이 사진을 찍었던 도톤보리 스타벅스에서 음료를 산 바위게들, 이제 헤어질 시간이 되었습니다. 나머지 멤버들은 이곳에 남고, 저는 간사이 공항으로 떠나야죠. 사실 바위게들의 이번 QWER 월드투어 참가 여행은 그 일정이 상상을 초월합니다. 일요일 밤에 도쿄에서 마지막 콘서트가 끝난 뒤, 상당수 바위게들은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해서 월요일 새벽 2시 전후에 출국합니다. 그리고 오전 9시에 한국에서 곧바로 출근하죠. 제가 아는 바위게들 가운데 이런 일정을 택한 사람만 5명이 넘습니다. 실제로는 훨씬 더 많겠죠. 도쿄 공연을 찾은 한국 바위게의 숫자가 상당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이와 같은 열정을 지닌 사람들을 좋지 않게 보는 시선이 꽤 있었습니다. 제가 2000년대 중반 모 기업에 입사했을 때, 직장 초년생인 저는 '여행박사'라는 신생 여행사가 유행시킨 도쿄 밤도깨비 여행을 자주 다녔습니다. 금요일 밤(이라 쓰고 토요일 새벽이라 읽는다)에 출국해 토요일 이른 아침에 도쿄에서 일정을 시작해, 월요일 새벽에 김포 공항에 도착한 뒤 곧바로 출근하는 패턴이었지요.
당시에는 일본 국내 여객기(주로 ANA)로 주말여행 상품을 만든 최초의 케이스라, 제법 화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제 주변 어른들은 이런 여행 방식을 그다지 곱게 보지 않았습니다. 20년 전 이야기지만, 2026년인 지금만큼 타인의 취향을 존중하거나 점잖게 무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아니었으니까요. 그러나 요즘은 '저렇게까지 좋아하는 게 있다니, 부럽다'라는 반응을 보다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한국 사회가 좋은 쪽으로 많이 변했다는 긍정적 시그널이겠지요.
저는 지하철을 타고 간사이 국제공항으로 이동해 출국 심사를 모두 마쳤습니다. 모든 과정이 어찌나 빨리 끝났던지, 출국까지 2시간 반 가까이 남았습니다. 게다가 간사이 공항은 조그마해서, 멋진 식당이나 구경거리가 별로 없었죠. 그래서 저는 'QWER 스태프 그라비아 들통 사건'을 정리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로 합니다.
2026년 2월 21일 토요일 7시, QWER은 일본 아베마TV 토크 버라이어티 쇼에 출연할 예정이었죠. 따라서 이 날의 주인공은 당연히 QWER입니다. 하지만 QWER 스태프 한 명이 잠시 스포트라이트를 빼앗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물론 감추고 싶은(?) 비밀이 폭로된 그분 또한 피해자입니다. 그리고 가해자는 다름 아닌 QWER의 메인 보컬 이시연(시요밍)이고요.
오사카 월드투어 당시, 시요밍의 옛 NMB48 동료들이 콘서트장을 찾았는데요. 그중에 '와다 미유'라는 멤버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SNS에 다음과 같은 글을 게시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QWER 스태프 한 분이 '미유'를 좋아한다고 해서 사진을 찍었어요. 저는 무척 기뻤죠. 그런데 시요밍이 사진을 찍으면서, '어이 내숭쟁이, 남자들은 진짜 와다 미유를 좋아하는구먼!'이라고 (NMB48 때와 마찬가지로) 변함없이 말했어요."
뭐, 여기까지만 해도 바위게들은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런데 와다 미유는 그날 밤 자신의 라이브 방송에서 좀 더 구체적인 스토리를 들려주었습니다. "저를 무대 뒤까지 데려다준 한국인 스태프가 계셨어요. 평범한 스태프라고 생각했는데요. 시요밍이 '이 사람, 미유 엄청 좋아해!"라고 말해서, 저는 '그랬어? 기뻐!'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시요밍이 또 말했어요. '(이 사람) 그라비아 엄청나게 보더라고!' 시요밍은 나에게 '어이 내숭쟁이! 내숭쟁이!'라고 했어요, 하하하. 부끄러워!"(출처: 차마 이름을 말할 수 없는 팬 커뮤니티)
정리하자면, QWER 스태프는 평소 좋아하던 와다 미유를 무대 뒤까지 에스코트하는 꿈만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단 둘이서 사진까지 찍게 되었지요. 그런데 시요밍이 그 자리에서 '그 남자는 와다 미유의 그라비아(주로 비키니 사진)를 엄청나게 보더라고!'라고 폭로해 버린 것이죠. 그 스태프는 천국에서 지옥으로 수직 낙하하는 기분이었을 것입니다.
사진만을 보았을 때, 바위게들은 QWER 총괄 PD인 '빙빙'이 주인공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비록 얼굴을 가린 사진이지만, 저 또한 그렇게 믿습니다. 그러나 아닐 수도 있기 때문에, '스태프' 정도로 정리하겠습니다. 사실 이 에피소드의 주인공은 스태프가 아닌 시요밍입니다. 정말 못 말리는 '악동'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까? 제가 이래서 시요밍을 좋아합니다. 이게 '락'이고, 진정한 '걸크러시'죠!
이렇게 해서 저만의 2박 3일 'QWER 따라 후쿠오카와 오사카 여행'은 모두 끝이 났습니다. QWER은 2월 22일(일)에 도쿄 '젭 다이바시티' 콘서트홀에서 일본 월드투어를 성대하게 마무리했습니다. 바위게들 또한 새벽에 귀국하거나, 좀 더 남아 일본을 즐긴 뒤 속속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저는 일주일째 여전히 QWER 일본 월드투어 후유증을 앓고 있습니다. 2월 26일(목)에 QWER이 뜬금없이 [엠카운트다운]에 출연했기 때문에, 안정화되던 QWER 사랑이 다시 맥스로 치솟고 말았죠.
저는 이번 일본 월드투어 후기를 시작할 때, QWER과 바위게를 모두 덕질한 소감을 적겠다고 밝혔습니다. 2020년대 이후의 지구촌, 특히 대한민국은 지연-혈연-학연이 약화되고 취미를 중심으로 뭉치는 '취미(취향) 공동체'가 개인의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켜 줄 것입니다. 이미 그렇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1인가구가 현저히 증가하는 오늘날, 지연-혈연-학연이라는 과거의 굴레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단점이 너무 컸거든요.
건전하고 성숙한 개인주의가 자리 잡은 사회에서도 '어울리고 싶다'는 사회적 니즈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과거에는 지연-혈연-학연이 그 니즈를 충족시켰습니다. 2020년 대에는 '취미 공동체'가 점점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습니다. 자전거 동호회나 러닝 크루 등이 대표적인 사례죠.
저는 QWER이 정말 좋아서 글을 쓰기 시작했고, 그녀들의 야외 행사에 나가면서 점점 더 많은 팬들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QWER이 성장하면서 팬덤 규모 또한 급속도로 커졌고, 그 안에는 참으로 다양한 목소리들이 있었습니다. 제 세계는 QWER과 바위게로 인해 한층 넓어졌으며, 그로 인해 기쁨 또한 커졌습니다. 정말 감사할 일이고, 2026년 또한 'QWER 유니버스'에는 신나는 일들이 가득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러면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우리 모두 현생에 무리 가지 않는 선에서 즐겁게 덕질하며, QWER과 동반성장합시다! 알이즈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