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419 QWER 북서울 꿈의숲 우리들의 세레머니

안녕하세요, 여러분! 알이즈웰입니다.

때는 2026년 4월 19일. 낮 기온이 최고 29도로 예상되는, 4월 봄을 가장한 한여름입니다. 천 명이 넘는 XXL 사이즈 수컷들이 선풍기나 에어컨도 없이 땡볕에서 꼼짝없이 서 있을 리 없는 날씨죠. 이런 날씨에 예비군 훈련을 하는 장면 따윈 상상하기조차 싫을 겁니다. 하지만 QWER 팬덤 바위게들은 이날 자진해서 '게찜'이 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QWER의 새 앨범 <세레머니(CEREMONY)> 발매를 일주일 앞두고, '북서울 꿈의숲'에서 대형 야외 이벤트가 진행되기 때문이죠. QWER은 1,000명이 넘는 바위게들을 초대해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새 앨범의 타이틀곡인 <세레머니>를 선공개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이번 이벤트는 흔한 행사와는 성격을 완전히 달리 했습니다. QWER 멤버들 및 소속사 직원들까지 "세레머니에 어울리는 복장을 꼭 하고 와 주세요!"라고 신신당부를 해주었거든요. 그런데 무엇을 위한 세레머니인지가 분명하지 않았습니다. 이럴 경우, 그에 맞는 복장을 갖추는 일도 쉽지 않죠.

하지만 XXL 사이즈 수컷 바위게들은 이번 행사를 '천하제일 코스프레 대회'로 이해했습니다. 축하할 일이 있는 바위게들은 소속사로 사연을 보내면 될 일이고, 그곳에서 신나게 놀 바위게들은 자기가 선호하는 복장을 하고서 그곳에 나가면 되겠죠. 역시 덕후 가수에 덕후 팬덤입니다.

코스프레를 전문으로 하는 페스티벌이 아닌 경우, 한국에서 일반인의 코스프레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때는 바로 핼러윈 데이죠. 그러나 덩치에 비해 수줍음이 많은 수컷 바위게들은 핼러윈 데이 때 홍대나 강남으로 나가기를 꺼리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코스프레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부족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일단 판만 깔리면, 용기를 내서 사람들을 실컷 웃겨주고 말겠다는 생각이 항상 있었죠.

보통 이태원이나 홍대에서 코스프레를 할 경우, 우스꽝스럽기보다는 멋지고 예뻐 보이는 스타일이 많이 눈에 띄죠. 반면에 코스프레를 하는 바위게의 경우, 평소 QWER 멤버들이 직접 했거나 한 번씩 언급한 복장을 주로 입고서 바위게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자 했습니다. 물론 졸업식 세레머니에 맞는 '호그와트 학교' 스타일 졸업 가운이 많이 보였지만, 마젠타가 코스프레했던 <은혼>의 엘리자베스라던가 쵸단이 방송에서 언급했던 바퀴벌레 코스프레를 하고 온 사람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봇치 더 락!>의 주인공 여고생 고토 히토리 코스프레를 위해, 다리털을 완전히 밀고 분홍색 저지와 짧은 치마를 입은 바위게도 있었죠! 오사카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눌 때는 그런 분인 줄 몰랐는데... 참 다리가 날씬하시더군요!

여하튼 QWER이 말하는 세레머니는 '축하의 세레머니'라는 의미가 강했기에, 바위게들은 미리 마련된 축하 자리에 참석해 함께 기쁨을 누리기로 했습니다. 저 또한 11시부터 시작되는 본인 인증을 위해, 대중교통으로 이동하기 시작했습니다.


'북서울 꿈의 숲'에 도착하니, 황소도 때려잡을 덩치의 카페 메이드와 몽둥이로 때려도 부러지지 않을 강력한 종아리의 군필 여고생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온갖 짐승과 괴물들도 가득했죠. 저는 이세계 친구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난 뒤, 내친김에 함께 사진도 찍었습니다.

날씨는 찌는 듯 더웠지만, 행사 절차들이 매우 질서 정연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이벤트를 위해 소속사가 신경을 많이 썼다는 사실을 잘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번호표를 받은 뒤, 바위게들과 함께 맥도날드 매장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곳에서 햄버거를 뜯으며 새 앨범 하이라이트 메들리를 듣기 위해서였죠. 혼자 들어도 좋지만 바위게들과 함께 들으면 더욱 좋겠죠. 다만 한창 점심시간인 맥도날드 매장에서 집중해 음악을 들을 수는 없었습니다. 식사를 끝낸 덩치 큰 바위게들은 북서울 꿈의 숲으로 복귀해, 안내에 따라 잔디밭에 착석했습니다. 1번에서 500번까지는 잔디밭에 앉았고, 501번부터 1000번까지는 그 뒤에 섰습니다. 1000번 대에 들지 못한 바위게들은 또 다른 곳에 서서 행사를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이윽고 오후 3시, 드디어 4명의 여신이 무대 위로 올라왔습니다. 지난주에 공개되었던 블랙 버전 콘셉트 포토와 동일한 복장이었죠. 물론 실물로 보니 백만 배는 더 아름다웠습니다! 아, 철인 3종 경기 참가를 위해 7kg을 감량한 뒤 메이드복을 입고 올라온 MC 김계란의 미모도 눈부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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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의 콘셉트 포토를 보고서, 저는 일본의 걸밴드 애니메이션 시리즈인 <뱅드림 프로젝트>를 떠올렸습니다. 2015년에 처음으로 공개되었으며 2017년에 애니메이션을 통해 본격적으로 존재를 알린 '포핀 파티'를 시작으로, 10개 이상의 걸밴드가 이 <뱅드림 프로젝트> 안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한국에는 <봇치 더 락!>이나 <걸즈 밴드 크라이>가 유명하죠. 하지만 걸밴드 애니메이션 전통의 강호는 역시 <뱅드림 프로젝트>입니다. 앞으로도 최소 다섯 팀 이상의 걸밴드가 데뷔 대기 중이니까요.

그 가운데 QWER의 블랙 버전과 닮은 팀으로, 저는 실력파 밴드인 '로젤리아(Roselia, ロゼリア)를 꼽았습니다. 2025년 12월 24일에 성우 밴드가 내한 공연을 가지기도 했었죠.

[로젤리아(ロゼリア)]

한편 QWER의 화이트 버전을 연상케 하는 뱅드림 밴드는 2026년 1월에 최초로 공개된 미루사게(millsage, ミルサゲ)입니다. 그리스-로마 신화의 '목동 여신' 이미지로 디자인되었는데, 뱅드림 애니메이션 캐릭터 가운데 역대급으로 잘 뽑힌 미녀들이라 많은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미루사게((ミルサゲ)]

QWER의 이번 콘셉트 포토는 2026년 현재 케이팝 밴드 신에서 매우 드문 '사랑스러운 여신'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런 포인트가 상기한 뱅드림 프로젝트의 팀들과 잘 어울립니다.

2026년 들어 공연 문화가 점차 인기를 얻으면서, 공연 시장 또한 성장 추세에 있습니다. 밴드 라이브 공연은 야외 페스티벌 등에 적합하죠. 이 때문에 보다 많은 밴드들에게 공연 기회가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속속들이 발표되는 페스티벌 소식을 살펴보면, 제가 들어보지 못한 밴드들이 많이 포진되어 있더군요. 비록 느리기는 하지만, 변화가 없지 않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밴드의 비주얼은 아직까지도 상당히 제한적입니다. 물론 오해가 없어야 합니다. 저는 모든 밴드가 아이돌처럼 잘 꾸며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 또한 옛날 사람이기 때문에,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처럼 청바지에 티셔츠를 걸치고서 노래하는 스타일이 익숙합니다. 하지만 모든 밴드들이 특정한 스타일로 입을 필요는 없으며, 무엇보다 어떤 밴드가 비주얼을 강조한다는 이유만으로 비판을 받아서는 안 됩니다.

저는 QWER이 그리스 여신이나 유럽의 귀족을 연상케 하는 고급스러운 복장으로 밴드 음악을 하는 것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세상에는 '모든 것이 불편한 프로 불편러'들이 항상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시도에 열광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존재하죠. 중요한 것은 아티스트 본인의 확신입니다. 내가 하는 음악과 스타일에 대한 확신.

많은 사람들은 '다름'과 '틀림'을 구분하지 못하며, 이 때문에 불필요한 논란이 끝없이 일어납니다. 가령 '낯선 것'은 다른 것이며 틀린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은 낯선 것들을 틀렸다고 단정한 뒤 배척하거나 공격합니다. 이 때문에 새로운 시도는 항상 곤경을 겪게 마련이죠.

로서는 QWER이 오히려 지금보다 더욱 화려하고 고급진 귀족 복장으로 나와도 관계없습니다. 다만 옷이 불편하지는 않았으면 하네요. 메인 보컬 시요밍은 이날 옷이 불편해 팔을 들어 올리지 못했죠. 그게 또 귀여운 포인트이기는 합니다만, 안무가 있는 곡을 소화하려면 아무래도 활동성이 강화된 무대의상이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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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은 QWER이 그동안 내놓았던 4개의 타이틀곡에 <디데이>, 그리고 신곡인 <세레머니>까지 총 6곡 무대가 있었습니다. 중간에 '우수 코스프레' 및 '우수 사연'을 뽑는 코너가 있었죠. 코스프레의 경우 '길리 슈트', '바퀴벌레', 'XL 사자보이즈', 그리고 '수컷 웨딩드레스' 등 4명이 승부를 겨루었습니다. '바퀴벌레'는 4명의 소녀들 앞에서 바닥을 기어가는 바퀴벌레 코스프레를 해서 멤버들을 경악시켰습니다. 한편 짧은 웨딩드레스를 입고 다리털이 수북한 근육질 백인 남성의 경우, 계속해서 그에게 '남자 연인'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제게는 농담처럼 들리지 않았으며, 그 때문에 더욱 즐거웠습니다.

영미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BTS나 블랙핑크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국내에서 활동 중인 케이팝 뮤지션의 팬덤 가운데 털이 수북한 서양 남성이 웨딩드레스를 입고 나와 근육 자랑하는 장면을 볼 수 있는 경우는 드물죠. 운동 유튜버 김계란보다 훨씬 덩치가 큰 그 남성은 장난스럽게 MC인 김계란에게 청혼까지 했는데, 바위게들 사이에서는 쉴 새 없이 폭소가 터졌습니다. 저는 이와 같은 바위게의 개방성을 매우 높게 삽니다.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바위게들이 등장해, 더 큰 웃음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웨딩.png

한편 4개의 사연 가운데 가장 눈시울을 뜨겁게 만든 편은 바로 부부 바위게의 이야기였습니다. 남편은 사업에 실패했고 아내는 투병 중인 두 사람.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아내는 쾌차했고 남편은 일을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음씨 착한 남편은 20년 동안 자기 곁을 지켜 준 아내에게 세레머니를 해주고 싶다고 말을 끝맺었습니다. 이 사연을 듣고 있던 QWER의 메인 보컬 이시연은 흐르는 눈물을 훔쳤습니다. 저 또한 '눈물 참기'에 실패했습니다. 앞으로도 부부 바위게가 행복하시길!


그리고 이 날의 마지막 순서는 새 앨범 타이틀곡 <세레머니>의 선공개 무대였습니다. 저는 곡의 일부만을 공개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풀 버전을 들려주었네요. 전반적으로 영어 가사의 비중이 늘어났고, 밴드보다는 케이팝 아이돌 스타일이 강조되었습니다. 글로벌 팬덤을 확장하려는 의도가 담긴 듯하네요. 그 외에 4인 전원이 보컬에 참여해서, 멤버 당 분배 받은 파트가 늘어났습니다. 음악 방송에서 멤버별 단독 카메라 샷을 골고루 받기에 적합한 구성이네요. 한국 음악 방송을 시청하는 글로벌 케이팝 팬들에게 4인 멤버 각자의 매력을 충분히 어필하겠다는 각오로 보입니다. 여러 모로 흥미로운 무대였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NDQxaNJ47E

[8K] QWER - CEREMONY (미니 4집 타이틀 선공개) 직캠 | 260419 THIS IS OUR CEREMONY

사실 이날은 '혼모노 바위게'들의 비율이 단독 콘서트 이상으로 높았던 행사였습니다. '바위게 멤버십 1기'만이 행사에 신청할 수 있었거든요. 오히려 콘서트는 팬덤이 아닌 분들도 티켓을 구매해서 즐길 수 있죠. 하지만 역시 이번 행사는 유료 멤버십 회원만이 신청 가능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정말 어지간한 바위게들은 다 얼굴을 확인하고 인사할 수 있었습니다.

이날 행사가 오후 4시 반에 끝난 까닭에, 이른 저녁부터 뒤풀이를 달리지 않을 수 없었네요. 거의 자정이 다 되어 귀가했는데, 그 사이에 멤버 4명이 릴레이 형식으로 위버스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습니다. 특히 4명 전원이 '바퀴벌레 바위게(바 선생)'를 언급했는데, 바위게들은 마침 술자리에 있던 '바 선생'을 축하해 주었습니다. 웨딩드레스를 입은 근육질 서양인도 멋있었지만, 아무래도 그에게는 '외국인 프리미엄'이 있었죠. 확실히 현장의 멤버들에게는 '바 선생'의 임팩트가 컸나 봅니다.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이제 4월 27일 <세레머니> 앨범 공개일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 QWER의 메인 보컬인 시요밍은 북서울 꿈의 숲 공연을 끝낸 뒤 진행한 라이브 방송에서 다음과 같이 소감을 밝혔습니다. "너무 긴장했어요. 왜냐하면 (기존 곡들과) 다른 분위기라고 생각을 해서... 또 원래 저희의 모습을 좋아해 주셨던 분들이 이런 새로운 느낌의 장르 노래를 어떻게 받아들여주실지 긴장도 많이 되었고..." "'하나의 장르만을 하는 것보다 여러 장르와 여러 분위기의 곡을 해보는 편이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말씀도 있었기 때문에, 저희는 저희 나름대로 한계점을 돌파해서 완성도 있게 컴백을 할 것입니다."

아무쪼록 잘 준비해서 쇼케이스 무대 때 멋진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그러면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우리 모두 현생에 무리 가지 않는 선에서 즐겁게 덕질하며, QWER과 동반성장합시다! 알이즈웰!

https://m.entertain.naver.com/home/article/108/0003428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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