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에서 아스클레피오스는 의학의 신이다. 플라톤을 사랑하는 많은 독자들은 <파이돈>에서 죽음의 순간을 맞이한 소크라테스가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닭 한 마리를 빚졌다고 말하는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아스클레피오스를 모신 성소는 신성한 곳이었으며, 의학은 신성한 학문이었다. 의학은 기술적인 '의술'과 구별되었다. 왜냐하면 아스클레피오스에게 있어 의학이란 인간의 삶 전체를 다루는 학문이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인간을 돌본다는 것은 단순히 육체를 치료하는 데에만 집중되어서는 안 된다.
반면에, 플라톤은 <국가>에서 '아스클레피아다이'라고 불리는 당시 의사 일반을 비판하기도 했다. 왜냐하면 그들은 무절제한 사람들까지도 억지로 치료시킴으로써 그리스 사회를 '병든 사회'로 몰고 갔기 때문이었다. 필자의 친구는 "의료보험료가 아까우니까, 일년에 몇 번은 아파 줘야겠네!"하고 농담했다. 그런데 이 농담을 진담으로 믿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에이즈가 불치병이라 믿고서 매춘업소를 삼갔던 남성들이, 이제 에이즈가 관리 가능한 병이라는 사실을 믿고서 다시 어둠의 세계에 발을 들이는 경우도 그러하다.
그리고 플라톤은 <프로타고라스>에서 히포크라테스를 일컬어, "아스클레피아다이인, 코스 출신의 히포크라테스"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서, 플라톤에게 히포크라테스는 문제가 많은 아스클레피아다이의 전형적 인물이었다. 아마 서양철학의 아버지 눈에는 히포크라테스가 올바른 철학을 결여한 기능인에 불과한 것으로 비쳤던 모양이다.
참고로 히포크라테스 선서는 히포크라테스 자신이 쓴 것이 아니다. 또한 오늘날 의사들이 외우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는 사실 1948년 제네바의 세계의사회 총회에서 채택된 '제네바 선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