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정체기에서 미란다처럼 생각하기

아무튼, 다이어트

by 담백

현재 키 167cm에 몸무게 60~ 61kg 언저리, 72kg에서 시작한 나의 몸무게는 1~2년 사이에 12kg를 감량한 후로 3년간 정말 징하게도 빠지지 않았다. '1~2kg만 빠져주면 50대에 진입할 수 있을 텐데'라는 작은 욕심이 나를 좀먹는다. 65를 제외하고 체중계에서 5라는 숫자를 본지가 언젠지, 대략 중학교 때쯤이 아닐까 싶다. 현재 생활 루틴을 조금 설명해 보자면 아래와 같다. 이 정도면 살이 안 빠질 리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야채라도 많이 먹으면 살이 찐다는 의견도 분분하지만 밥을 최소 1.5 공기씩 먹던 나에겐 몇 년간 뼈를 깎아서 만들어낸 결과물이기에 더 이상 나아가고 싶진 않다. (단호)


운동

헬스 : 최소 주 4회 (1시간 (유산소 30분 + 근력 30분) / 쉬는 시간 없음)

수영 : 주 1회 (4~50분) / 쉬는 시간 없음

걷기 : 하루 평균 6,000보 (운동 제외)

더하여 빠짐없이 숨쉬기 운동


식단

아침 : 바나나 + 소보루 빵 (반조각) + 아몬드 브리즈(언스위트) + 계란 1개

점심 : 한식 (밥 반공기 이하/ 반찬 위주)

저녁 : 계란 2개 + 야채 에어프라이

주 1-2회 저녁 치팅 타임

2주에 1회 맥주 1 캔

디저트 거의 먹지 않음


유지어터가 어려운 거라고, 요요가 없는 게 어디냐고 합리화를 해보며 대부분의 날들을 보내다가도 불현듯 화가 치밀어 오른다. 이렇게 절제하며 사는데도 몸무게 앞자리가 "6"에 갇혀 봉인된 것 마냥 내려가지 않는 몸무게를 보다 보면 알 수 없는 생명체가 마음 한 켠에 들어앉은 양 깝깝해져 온다. 인바디를 재면 트레이너들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백이면 백 ”혹시 디저트나 음주를 자주 하시나요? “ 라며 의도치 않게 나의 심기를 건든다.


핀터레스트를 떠돌다가 오랜만에 미란다 짤을 아무 생각 없이 넘겨보다 이전엔 보이지 않던 게 보였다. 결혼하고 싶지만 막상 상대 앞에 서면 실없는 말을 내뱉길 반복하고, 큰 덩치에 평범한 외관, 밋밋한 패션센스에 무시당하던 드라마 내 그녀의 모습에 가려 간과하던 진짜 매력. 바로 높은 자존감에서 우러나오는 솔직함이다. 이번 정체기는 가볍지만 묵직한 인사이트를 담은 미란다의 명언 짤을 파보며 넘어가 볼까 한다.



1. "꽂히지 말자"

다이어트를 하며 매번 되새기는 좌우명이다. 다이어트를 하다 보면 화살 꽂히듯 어느 포인트가 머리에 박혀버려 헤어나지 못할 때가 있다. 이때를 주의하지 않으면 영영 그 늪에 허우적거릴지도 모른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힙운동을 하고 나면 인스타의 언니들처럼 , 분명 복근 운동을 했는데 힘을 주지 않으면 볼록하게 나와있는 똥배, 줄어들긴커녕 늘어나기만 하는 체중계 숫자를 보며 내 몸의 맘의 안 드는 어떤 부분에 꽂혀버린다. 그 이후로는 안 봐도 비디오. 며칠 내내 시간이 나기만 하면 지방 흡입 잘하는 병원부터 그 부분에 집중한 운동법, 운동 기구 쇼핑, 이 블로그 저 블로그 기웃대며 물밀듯 흘러오는 정보의 홍수에 허우적거리며 힘만 빼길 반복하다 역시 나는 글러먹었다며 망연자실한 마음으로 무기력에 빠져 잠만 쿨쿨 자버린다. (한 게 뭐 있다고?) 이렇게 한번 마음의 파도가 한번 지나가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지금까지 했던 루틴을 반복하는 것 외엔 큰 변화가 없기에 거울을 운동을 하다 갑자기 또 눈에 밟히는 부위가 생길 때마다 얼른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려버리는 습관(을 기르고 싶다) 만들기, 잊지 않기.


2. "재미를 찾아 변화를 주자"

"운동"이 몸에 맞지 않는 사람에게 운동이란 일은 그게 30분일지라도 며칠, 몇 달, 몇 년이 지나도 변함없이 하기 싫은 숙제같이 느껴진다. 그렇지만 방심하는 순간 정체기에 운동을 그만둔다면 어디서 소식을 그렇게 빨리 듣는지, '요요'라는 열혈 영업사원은 기가 막힌 영업타이밍을 잡아 순식간에 나를 잠식시킨다. 이럴 때 추가로 돈이 들어가는 운동을 찾기보단 헬스장에서 할 수 있는 다른 운동기구를 활용해 본다. 유튜브로 같은 운동기구라도 다르게 활용하는 법은 없는지, 지금하고 있던 조금 시야가 트인다고나 할까. 이 방법조차 지루하게 느껴진다면 헬스장 출석 빈도수를 줄이고 새로운 원데이 운동에 눈을 돌려본다. 등산이나 배드민턴 같은 경우 낮은 진입장벽으로 접근하기 좋은 반면에 나는 흥미가 크게 없기 때문에 최근엔 수영을 시작했다. 찾아보면 동네 공공 수영장도 가격이 적당하면서도 꽤나 잘 돼있는 곳이 많기도 하고, 이런저런 방식을 적용해 보면서 조금씩 호흡이나 실력을 늘려가는 쏠쏠한 재미가 있다. 더해 원정수영을 다니며 수영으로 칼로리를 태우고 서울이나 근교에 예쁜 카페를 들러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건 덤.


3. "노력 없이 얻을 수 있는 도움을 받자"

운동을 반복하다 보면 ‘노력에 의한 보상’의 함정에 빠진다. 노력에 따른 보상이 반복되는 체계가 주는 성취감에 빠져들어 이외의 것들은 ‘가짜’라는 선입견에 빠져든다. 함정이라고 칭하는 이유는 그것만이 답은 아니기 때문이다. 몸의 다른 부분에 부담을 주지 않는 보조제라면 한 달이던 2주던 먹어가며 효과가 없더라도 잠시 책임감을 보조제에게 떠넘기는 방법으로 마음의 정체기를 무난하게 보내줄 수 있다면 충분한 효과를 본 거 아닐까.


4. "나의 다른 부분을 관리하자"

앞에 말한 만에 하나 어떤 부분에 꽂히게 되는 경우 쓰는 방법. 꽂히는 부분 외에 쉽게 관리할 수 있는 부분이 없는지 찾아보기. 예를 들면 눈썹 관리, 영양제 바르기라던지, 그 부분을 커버해 줄 수 있는 옷 사기 라던지, 손 케어를 받는다던지, 일기를 쓰면서 멘탈을 케어할 수도 있겠고, 머릿결을 케어한다거나 헤어스타일을 갈 수도 있겠다. 딱히 큰 변화는 없더라도 가끔 미용실을 가는 일은 꽤나 큰






5. "SNS를 멀리하자"

SNS는 눈과 귀를 현혹해 나오는 도파민으로 단기적 스트레스를 타파하긴 좋다고 느껴지지만 어느새 보고 있는 이유를 잊어버릴 만큼 중독적이다. 우리의 멘털이 약해진 경우엔 더욱 그렇다. 짧고 강렬한 피드의 완벽해 보이는 몸매의 타인의 사진과 영상이 계속 내 눈앞에서 흐느적대곤 하면 벗어나야지 생각도 하기 전에 부정의 고리에 갇혀버린다. 쇼핑과 더불어 꽂히는 시기에 빠질 수 있는 가장 쉽지만 빠져나오기 힘든 거미줄 같은 함정이다. 쉽진 않겠지만 이럴 땐 일기를 쓴다거나, 텍스트를 읽는 등 디지털 디톡스를 하는 편이 좋다. 당연한 얘기지만 몸에 좋은 약은 쓴 법이다.


6. "물을 많이 마시고, 잠을 많이 잘 것"

돌고 돌아 기본 원칙이다. 면역체계가 무너지면 몸에 무리가 가게 돼있고, 몸이 무너지면 멘털도 무너진다. 다이어트에선 멘털이 가장 중요하다. 멘털이 무너지면 비교가 시작되고 묘한 열등감이 나를 좀먹기 시작한다. 물을 많이 마시면 피부도 좋아지고, 순환도 잘되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잠. 특히 나처럼 잠에 예민한 사람들은 잠을 적게 자는 순간 놓지 않으려고 애쓰던 이성의 끈을 놓아버리기 시작한다. 여자의 경우 생리기간엔 더더욱 신경 쓰는 부분. 나의 경우 보통 아침에 운동을 하는 편이라 잠을 잘 자고 나서의 운동 량과 퀄리티와 못 자곤 나서의 결과는 천지차이다.


7. "가장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고, 나를 위한 음식 먹기"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는 결국 나 ’ 자신‘을 위한 것, 남들에게 보여주기도 아니고 나 편하게 살자고 하는 일이다. 공든 탑이 무너지랴지만 멘털이나 호흡, 리듬이 무너지면 유지하기에 내 몸이 불안하고 불편하게 느껴지고, 결국 건강에 득이 되기보단 해가 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스트레스를 받아 야식으로 자극적인 음식을 먹게 되는 경우가 그렇다. 먹을 때야 잠깐은 얼얼함에 모든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듯 착각하지만 다음날 퉁퉁 붓는 몸과 더부룩한 속을 마주하면 밀려드는 후회. 정말 스트레스가 사라졌을까?


결국 이번 생은 나로 살아가야 하는 선택권 없는 삶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선택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일.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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