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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년실격 May 09. 2021

스마트폰과 거리두기, 디지털 디톡스 체험기

작심사일 1호

작심사일은 정이와 반이가 한 개 주제를 사일 동안 도전하고 그 사일간의 기록을 담는 뉴스레터 콘텐츠입니다. 구독 가능한 링크는 콘텐츠 마지막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Day 0.

반이는 스마트폰 중독자다. 하루 평균 스크린타임 6시간이다. 눈 떠서 잠들기 전까지 폰을 본다. 인정하기 싫지만 분명 중독이다.   

 이번 작심사일 동안 반이는 반으로 줄여보자고 다짐했다. 평균 3시간으로 스크린 타임 해보기. 첫 작심사일 목표다. 

본격적으로 디지털 디톡스를 시작하기 앞서 작정하고 스마트폰을 했다. 말하자면 치팅데이다. 다어이트를 앞두고 만찬을 먹는 것처럼 스크린 타임을 폭식했다. 그 시간은 10시간 49분. 


조금만 더 했으면 하루의 절반을 핸드폰만 했겠다.

사용한 어플은 이렇다. 반이만 그런 건 아닐 테지. 유튜브 시간이 가장 길었다. 3시간 17분이다. 장편 영화보다도 길다.                

 카톡이 2시간 넘는다. 100분 토론보다 20분 더 얘기했다. 토론만큼 생산성 있었을 리 만무하다. 


 브런치라는 글 플랫폼을 1시간 39분 사용했다. 그리고 인스타그램을 1시간 35분, 자소설 닷컴을 43분 봤다. 나머지는 잠깐 확인만 했다. 잠깐.....

4일동안 반이의 성적표는 이렇다.

Day 1.

첫날은 3시간 34분을 기록했다.

Day 2.

둘 째날은 3시간 9분

Day 3.

셋 째날은 3시간 34분

Day 4.

마지막 날은 3시간 28분을 사용했다. 

목표한 3시간대에 전부 안착했다. 성공이다.


반이는 4일 동안...

모든 중독이 그렇듯, 디지털 디톡스도 매 분마다의 싸움이었다. 

 반짝 빛나는 카톡을 외면하기 어려웠다. 필요한 정보만 확인한 뒤 스크린을 끄는 건 더 어려웠다. 자유이용권으로 입장한 놀이공원에서 딱 한 개만 타고 나오는 기분이었다.

 "굳이 스크린 타임을 줄여야 하나?"싶은 터무니없는 의구심도 생겼다. 금연하는 사람을 공감할 수 있었다. 

매 순간 스크린을 켜고 싶다는 욕망과 싸웠다.


그럼에도 디지털 디톡스는 반이의 삶을 조금 더 좋은 쪽으로 만들었다. 스크린 타임을 줄인 만큼 시간을 더 가지게 됐다. 


그 시간은 이렇다.


1. 수면 시간

평소보다 두 시간 더 잤다. 반이는 11시쯤 침대에 눕는다. 그리고 졸릴 때까지 스마트폰을 하다 잔다. 그 시간이 대략 두 시간이다.                

 하지만 디지털 디톡스를 하면서 11시 근처로 잤다. 거짓말을 할 수 없기에, 스마트폰 덜 보고 더 잤다고 컨디션이 드라마틱 하게 좋아지진 않았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땐 건강에 분명 도움 될 것 같다.

 자기 전 스마트폰을 하면 숙면에 방해가 된다는 기사도 있다. 스마트폰을 보다가 자면 일주기리듬이 뒤로 밀려서 눈 감고 있어도 뇌는 깨어 있는 상태로 만든다고 한다. 그러니 혹 독자님도 자도 피곤하다면 자기 전 스마트폰을 줄여보는 게 어떨까.

출처 : 헬스조선 뉴스


2. 취미 시간

스마트폰을 줄인 시간만큼 독서를 했다. 보통 일주일에 한 권을 읽는데, 이번 주는 두 권을 읽었다. 평소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구독자님도 스크린타임을 줄여보면 어떨까?


3. 업무 시간

글쎄 이건 잘 모르겠다. 핸드폰을 안 한다고 생산성이 좋아지진 않았다. 아마 팀장님은 확실히 좋아하셨을 것 같다.


4. 멍 때리는 시간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던 시절, 가령 수험생이나 군인 시절, 반이는 자주 멍을 때렸다.  멍 때리기는 어떤 지점에서 사색과 동일한 기능을 한다.

 무언가를 떠올리고 다시 폐기하고, 그리고 다시 생각하고. 옛날에 저지른 실수를 복기하거나, 혹은 재밌게 봤던 영화 줄거리를 마음대로 각색했다. 큰 생산성은 없지만 반이는 멍을 때리면서 자주 영감을 받았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생긴 뒤로 반이는 멍 때리기를 잃었다. 

 자연이 진공을 허락하지 않고, 권력이 공백을 허락하지 않는 것처럼, 스마트폰의 새로운 알람과 자극은 멍 때리기를 허락하지 않았다. 작심사일 기간 중 지하철을 한 시간 정도 탈 일이 있었다. 원래였으면 유튜브를 보면서 갔을 동선이다. 3시간 규칙을 넘길 수 없기에 음악만 들었다. 그리고 그날 오랜만에 멍을 때렸다. 무슨 생각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모든 멍 때리기가 그렇듯. 


하지만 분명 값진 시간이었다.  


꿀팁 디지털 디톡스 잘하는 법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

1. 스크린 켜기 전 할 것 결정하기

쇼핑을 앞둔 두 분류의 사람이 있다. 

한쪽은 필요한 물건을 메모한 뒤 마트를 찾은 다음 곧장 그 물건으로 향하는 사람.

 다른 한쪽은, 일단 마트를 방문한 뒤, 그리고 그제야 필요한 물건들을 찾는 사람. 어느 쪽이 더 좋은 쇼핑법인지는 모르겠다. 분명한 건 전자보단 후자의 사람이 계획에 없던 소비를 할 확률이 높다. 


스마트폰도 똑같다. 구독자님도 먼저 할 것을 결정하고 켜면 과사용에 도움이 된다.


2. 스크린 분리하기

작심사일 동안 영상은 책상에서 시청했다. 누워서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보는 것보다 통제하기 쉬웠다. 혹 태블릿이 있다면 스크린 채널을 분리해 보자. 인스타그램은 스마트폰으로, 글쓰기 플랫폼은 노트북으로, 영상은 테블릿으로. 


아이패드 사야 할 좋은 명분이 생겼다.


3. 줄인 시간 만큼 할 것 정하기

사실 갑작스럽게 스마트폰을 안 하면 그 공백이 황당하다. 누워서 스마트폰 하는 게 낙이었는데 이젠 뭘 해야 될지 당혹스럽다. 반이는 다행히도 공백 시간이 독서로 갔다. 졸릴 때까지 책 읽다가 잤다. 

 디지털 디톡스로 확보한 시간을 어디에 사용할지 미리 생각해 보자. 이왕이면 평소에 집중해서 끝내고 싶던 일에 시간을 할당하자.

이렇게 하면 망한다.


1. 스마트폰과 가깝게

최대한 물리적으로 스마트폰과 가까워지자. 업무 중엔 손 뻗으면 닿을 곳에 스마트폰을 놓자. 배게 옆에 스마트폰을 놓자. 화장실에도 스마트폰을 가져가자.


디지털 디톡스 전에 반이가 그랬다.


2. 모든 알람에 반응하기

팝업 되는 모든 알람에 반응해보자. 알람 오는 단톡방에 전부 참여하자. 구독한 채널의 새로운 영상에 첫 번째로 댓글 달자. 카페 인기글을 한 시간마다 업데이트하자. 24시간으론 하루가 부족할 거다.


꼭 필요한 알람을 제외하고선 꺼두는 게 디톡스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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